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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민심] 尹, ‘정치 지형 3요소’ 모두 앞서…벌써 ‘대세론’?

정당지지율·정권교체지수·국정수행 지지도 모두 우위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데이터로 본 민심] 尹, ‘정치 지형 3요소’ 모두 앞서…벌써 ‘대세론’?

  • ● 2007년 이명박 당선 = 진보 심판+낮은 투표율
    ● 2017년 문재인 당선 = 보수 심판+보수 분열
    ● 20∼30대 보수화 뚜렷, 40대만 진보 우위
    ● 진보 심판+낮은 투표율, 2007년 데자뷔 가능성
민주화 이후, 1987년 이래 거의 모든 대통령선거는 치열한 접전을 통해 당선인이 결정됐다. 1, 2위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선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67%를 득표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26.14%)를 22.53%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이때 투표율은 63.0%로 대선 사상 가장 낮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08%를 득표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4.03%)를 17.05%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민주화 이후 가장 치열했던 1997년 15대 대선

나머지 대선에선 10%포인트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다. 가장 치열했던 대선은 1997년 15대 대선이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40.27%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8.74%)에 불과 1.53%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뒤이어 2002년 16대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48.91%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6.58%)와 접전 끝에 2.3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1987년 13대 대선에선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36.64%를 득표해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28.03%)를 8.6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1992년 대선에선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41.96%를 득표해 민주당 김대중 후보(33.82%)에 8.14%포인트 앞섰다.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면서 내년 20대 대선은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선거 초반 판세는 윤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고 있다. 11월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5∼15%포인트 내외로 이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60대 이상과 20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 후보는 40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30대와 50대에선 윤·이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보수 텃밭 영남권, 고향인 충청권, 서울 등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이 후보는 호남과 경기 등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정권교체 지수, 정당 지지율,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정치 지형을 구성하는 요인들이다. 정치 지형도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 정치 지형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정권교체 지수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응답이 정권 재창출보다 최소 10%포인트 이상 높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윤 후보 선출 이후 민주당을 큰 격차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윤 후보 우위 현상은 ‘윤석열 대세론’에 가깝다. 이 같은 윤·이 후보 여론조사 추세가 유지된다면 2007년 17대 대선, 2017년 19대 대선에 버금가는 득표율 차이도 예상된다.

2007년 이명박 당선, 진보 심판+낮은 투표율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전화조사, 매회 표본크기는 최소 731~ 최대 3,152명, 표본오차 ±1.7~3.6포%인트(95% 신뢰수준)
※ 출처: 한국갤럽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전화조사, 매회 표본크기는 최소 731~ 최대 3,152명, 표본오차 ±1.7~3.6포%인트(95% 신뢰수준) ※ 출처: 한국갤럽

2007년 대선은 시작부터 한나라당 승리나 다름없었다. 대선 5개월 전인, 그해 7월 실시됐던 한나라당 경선이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경선 승리 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한때 60%를 넘기도 했다. 이 후보 지지율은 대선 한 달을 남겨두고 4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종 여론조사와 비슷한 48.67%를 득표해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최대 표차로 당선했다(한국갤럽 자체조사,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선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가 경쟁했다. 같은 해 10월 정동영 후보가 선출됐다. 정 후보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경선 승리 후 대선 가까이 가서는 10%대 중후반에 올라섰다. 대선을 불과 두 달을 앞둔 시점이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 지지율은 막판 급등해 20% 초반까지 치고 올라갔다. 2007년 대선은 무소속 이회창·문국현 창조한국당·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등 다자 구도로 치러지면서 진보진영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정 후보 득표율은 26.14%에 그쳤다.

2007년 대선에서 이 후보가 큰 격차로 당선된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정권교체 지수가 매우 높았다. 진보정권 10년 피로도가 한껏 누적됐다. 임기 말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비리, 정권비리, 집권여당 분열 등으로 극심한 권력 누수에 시달렸다. 대선 1∼2년 전부터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정국을 주도하면서 진보진영은 아예 전의를 상실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당선, 보수 심판+보수 분열

다른 하나는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2007년 대선 투표율은 63%로 역대 최저다. 그중에서도 젋은 층 투표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당시 진보진영의 핵심 지지기반은 호남과 20∼30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중 20∼30대가 대거 투표에 불참한 것이다. 이들 투표율은 40% 내외에 머물렀다. 이때 젊은 층 투표공식이 새로 정립됐다. 젊은 층은 보수정권을 심판할 때 투표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진보정권을 심판할 때는 투표율이 낮아진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은 앞의 사례에 해당된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는 뒤의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2017년 19대 대선은 보수 심판 정서가 핵심 민심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2016년 10월 촛불정국이 본격화하면서 대선주자 1위에 올라섰다. 그해 12월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문 후보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문 후보 지지율은 2017년 1∼3월 30%선을 유지했다. 경선이 끝난 4월엔 40% 전후까지 올랐고 최종 득표율도 이와 비슷한 41.08%였다.

여권에선 2중(홍준표·안철수 후보) 2약(유승민·심상정 후보) 구도가 이어졌다. 안 후보 지지율은 2016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어 3당으로 도약하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대선 국면이 본격화한 4월 문 후보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2017년 2월 자유한국당 출범으로 전열을 정비한 홍 후보 지지율은 막판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종 득표율은 24.03%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2.89%포인트 차이로 꺾어 간신히 제1당 체면치레를 하게 됐다.

2017년 대선은 촛불민심과 보수 분열로 요약할 수 있다. 촛불민심이 워낙 강하게 형성됐기 때문에 문 후보 당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 후보 득표율은 41.08%에 불과했다. 그러나 만약 선거 양상이 양강 구도 또는 진영 대결로 치러졌다면 문 후보 득표율은 더욱 높아졌을 공산이 크다. 잠재적 문 후보 지지층이 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 등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선거 기간 내내 홍준표·안철수 후보단일화 논의가 계속됐다. 그러나 단일화에 성공했다고 해도 당선권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그만큼 촛불민심이 지배적이었다.

20∼30대 보수화 뚜렷, 40대만 진보 우위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은 정치 이슈 부침 따라 변동성이 많을 수 있다. 아직 대선은 3개월 이상 남아 있다. 윤석열·이재명 후보 모두 정당 대표, 국회의원 경험이 없어 정치 리더십도 입증되지 않았다. 대장동·고발 사주, 가족 의혹도 현재진행형이다. 여러모로 변수가 많은 대선이지만 이념 성향 추이는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 변화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기초자료다. 민주당 이 후보는 진보성향, 국민의힘 윤 후보는 보수성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성향은 31%(2017)→27%(2019)→16%(2021)로 축소됐고, 그에 비해 보수성향은 23%→26%→34%로 늘었다. 특히 20대(18·19세 포함) 남자 이념 성향은 진보가 위축됐고, 보수가 크게 늘었다. 30대 남자 진보성향도 37%(2017)→32%(2019)→20%(2021)로 거의 반토막 났다. 반면 30대 남자 보수성향은 17%→23%→33%로 거의 두 배나 증가했다. 20대 여성은 보수-진보성향이 비슷했고 30대 여성은 보수가 다소 많았다. 20∼30대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진보성향이 아직 남아 있지만 보수성향 증가세는 남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진보성향이 우위를 점하는 연령은 40대가 유일하다. 40대는 남녀 모두 진보가 보수보다 2∼3배가량 많다. 다만 40대도 2017년, 2019년에 비해서 진보는 줄고 보수는 늘어나고 있다. 50대는 2017년→2019년→2021년을 거치면서도 보수-진보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는 매년 나이가 들면서 진보성향의 유권자가 50대로 유입되고, 보수성향 유권자가 60대로 넘어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60대 이상에선 보수성향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60대 이상 여성에선 기타(모름/응답 거절)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한국갤럽 이념 성향 추이는 여론조사에서도 거의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윤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20대에서 이 후보에 앞서 있다. 보수-진보가 균형을 이루는 50대에선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진보성향보다 다소 보수가 앞선 30대에서도 50대와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 후보는 대체로 40대에서 확실한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4·7 재보궐선거는 몇 가지 새로운 경향을 드러냈다. 첫째, 젊은 층 투표율이 상당히 낮아졌다. 이들은 2016년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투표율이 수직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20대 후반, 30대 전반도 투표 행렬에 동참했다. 2017년 대선, 2020년 총선 등에선 60대 이상 투표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4·7 재보궐선거에서 대거 기권했다. 투표율이 58.0%(서울시장)로 재보궐선거 사상 역대급 기록이었지만 20∼30대는 40%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이는 곧 국민의힘 후보들의 압승 원인이 됐다.

진보 심판+낮은 투표율, 2007년 데자뷔 가능성

둘째, 20∼30세대 남성들이 국민의힘 후보에 몰표를 던졌다. 그동안 20∼30대는 20∼50대로 묶여 주로 민주당 계열에 투표해 왔지만 4·7 재보궐선거에서 정반대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셋째, 20∼30세대 여성들은 분산 투표 행태를 보여줬다. 이들은 같은 연령대 남성들과 달리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선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 정의당 후보 등으로 분산됐다.

넷째, 무당층의 성격이 행동하지 않는 유권자로 변했다. 원래 무당층은 기존 정당을 싫어하지만 비판적 참여 성향으로 분류되곤 했다. 이들은 대체로 민주당 계열과 정의당 계열 등 범진보 정당에 투표했다. 그러나 무당층은 4·7 재보궐선거에서 투표에 불참하거나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세나 흐름은 한번 생겨나면 지속되는 특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젊은 층 투표율 하락이나 20∼30세대 투표 행태, 무당층 성격 변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윤석열·이재명 후보 모두 호감도가 낮고 네거티브 공방으로 대선이 치러지고 있는 점도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

내년 대선은 진보 심판+낮은 투표율 특징을 보이는 2007년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다. 이런 여건에선 윤 후보 강세가 지속되고 득표율 격차도 커질 수 있다. 윤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초강세다. 60대 이상은 지지 후보를 잘 바꾸지 않는데다가 투표율도 매우 높다.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은 약 28% 남짓이지만 높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득표율 비중은 33∼35% 확대될 수 있다. 윤 후보 20대(18.5% 내외) 강세는 이념 성향을 감안하면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 40대(17% 내외)에서만 확실한 우세를 지키고 있는 이 후보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정권교체지수 #정당지지율 #국정수행평가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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