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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만 봐도 2달러 준다더니…” 청년 울리는 ‘알바’ 사기꾼들

알바비 못 받는 피해자 속출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광고만 봐도 2달러 준다더니…” 청년 울리는 ‘알바’ 사기꾼들

  • ● 부가 서비스 가입해야 알바비 출금 가능
    ● ‘댓글 달기’ 알바 시켜놓고 돈 안 주고 잠적
    ● 도박·음란물 사이트 홍보하다 형사처벌 받을 수도
“광고만 봐도 2달러 준다더니…” 청년 울리는 ‘알바’ 사기꾼들
국내 대형 D온라인 커뮤니티는 최근 아르바이트(알바)를 구하려는 청년 사이에서 ‘인터넷 부업 정보 창고’로 통한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한 온라인 활동으로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서다. ‘광고 시청만 하면 돈(달러)을 준다’고 유혹하는 ‘해외 광고 시청 알바’도 그중 하나다. 이 알바를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특정 사이트에 무료 회원으로 가입한 뒤 광고를 시청하면 된다. 광고 시청 횟수는 제한이 없고, 알바비는 사이트마다 천차만별이다. 광고 1회 시청 시 적게는 0.1달러(120원)에서 많게는 2달러(2450원)까지 준다. 광고 분량은 10~30초 사이. 

이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단 며칠 만에 100달러를 벌었다” “광고 몇 편 보고 10달러를 모았다” 등의 후기가 올라온다. 언뜻 보면 이렇게 쉽고 편한 일이 있나 싶다. 문제는 돈을 벌기는 쉽지만 정작 그 돈을 손에 쥐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비단 해외 광고 시청 알바만이 아니다. 댓글 알바 등 요즘 청년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터넷 부업’ 상당수에서 이런 문제가 나타난다. 알바 경험이 있는 이용자들은 “출금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사기 행각에 이용당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걸까. 그 과정을 살펴봤다.


편하게 돈 버는 알바?

“회원 가입만 하면 25달러를 주고, 광고 시청 1회당 2달러를 추가 지급한다고 했어요. 파격적인 조건을 보고 혹했는데….” 

20대 대학생 구모 씨 얘기다. 그는 기자와 전화 통화 내내 몹시 허탈해했다. 자취생인 그는 의류 편집숍 알바로 생계를 꾸려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말부터 근로시간이 대폭 줄었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방값, 생활비, 용돈을 겨우 메웠지만, 120만 원 정도 월수입에서 3분의 2가량이 날아간 마당에 앞날이 막막했다. 

그때 구씨 눈에 들어온 게 해외 광고 시청 사이트였다. 그가 사흘 동안 열심히 광고를 본 끝에 확보한 돈은 251달러(30만6471원)다. 하지만 현재 이 돈은 이 사이트 계정에 사이버머니로 묶여 있다. 구씨는 “돈을 출금해 내 지갑에 넣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내막은 이렇다. 구씨가 가입한 사이트는 회원이 250달러 이상 사이버머니를 적립하면 출금 신청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미션 수행’이다. 이는 일반 광고 시청과 별개로, 이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특정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씨에 따르면 그가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하고자 ‘미션 수행’을 클릭하자 갑자기 휴대전화 인증을 해야 한다는 팝업창이 떴다. 하루 세 번 주식 정보를 문자로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 안내였다. 이를 이용하면 매달 1만1000원이 이동통신 요금에 추가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즉 가입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만 알바비를 출금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미션’을 15개 수행해야 비로소 출금 신청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그런데 당시 사이트에 등록된 ‘미션’은 15개가 아닌 7개였다. 구씨는 “사이트를 다 뒤져봤지만 언제 새로운 미션이 등록되는지에 대한 안내문구가 없었다”며 “용돈이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며칠간 광고를 시청했는데 허탈했다. 늦게라도 15개 미션을 다 수행해 돈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의 사이버머니 유효기간은 2년이다. 그 안에 새로운 미션 게시물이 올라올지는 미지수다.


댓글 알바 끝내니 업자 증발

오픈 카카오톡에 올라온 ‘댓글 알바 구인’ 홍보물.

오픈 카카오톡에 올라온 ‘댓글 알바 구인’ 홍보물.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댓글 달기’ 알바 피해자도 만났다. 댓글 달기는 유튜브 인기 게시물 등에 특정 댓글을 남긴 뒤 개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알바를 뜻한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어 젊은이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댓글 알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댓글 알바 앱’으로 불리는 플랫폼에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는 것 △‘댓글 알바 구인 모집’ 공고를 낸 업자에게 고용돼 일하는 것 등이다. 후자의 경우 알바가 댓글을 단 화면을 캡처해 업자에게 보내면 업자가 이를 확인한 뒤 알바비를 입금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업자를 만나 알바비를 못 받고 끙끙 앓는 피해자가 적잖다. 

자신을 20대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댓글 알바 업자를 만났다. 그는 홍보 댓글 1개당 1000원씩 준다고 약속했고, A씨는 3시간에 걸쳐 댓글 300개를 달았다. 그러나 캡처 화면을 보내도 답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업자의 카톡 계정이 사라진 상태였다.
 
A씨 같은 댓글 알바 피해 사례는 지식인 같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댓글 500개를 달았는데 업자와 연락이 끊겨 돈을 못 받았다” “온라인 마케팅 업체에서 의뢰하는 댓글 알바라고 해서 믿고 거래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업체를 사칭한 것이었다” 등의 내용이다. 

기자는 댓글 알바 모집 광고를 낸 업자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말을 걸어봤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는 유튜브 계정이 있어야 알바를 할 수 있다”며 이를 먼저 확인했다. 그러곤 “댓글 창에 ‘단 한 번의 기회로 인생 역전 가능!’ 등의 홍보 문구를 입력한 뒤 불법 도박 사이트, 불법 복권 사이트, 불법 음란물 사이트 등의 링크를 덧붙이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보글과 사이트 링크는 ‘좋아요’ 1000개 이상인 SNS 게시물에 댓글로 남기면 되며, 알바비는 △댓글 100개 10만 원 △300개 30만 원 △500개 75만 원 △1000개 15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 업자는 “댓글 알바 앱은 보통 1개당 10원을 준다. 이에 비하면 알바비가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불법 사이트를 홍보하는 일이긴 하지만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않으면 문제 될 게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댓글 알바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30분 안에 댓글 100개를 달 수 있다”고 부추기고, “우리는 믿을 만한 온라인 마케팅 업체”라며 회사명과 사무실 연락처, 사업자등록번호도 보내줬다. 

포털사이트에서 이 회사명을 검색하니 사업자등록번호와 사무실 연락처가 동일한 마케팅 업체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댓글 알바를 모집한 적도, 외부 업체에 댓글 알바 작업을 의뢰한 적도 없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SNS에 떠도는 댓글 알바 광고와 무관하다”며 “우리 회사를 사칭한 업자 때문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털어놓았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업자에게 연락해 봤다. “당신이 알려준 회사에서는 댓글 알바를 모집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이 없었고 그는 아예 대화방을 삭제해 버렸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사기꾼이 의심되는 업자의 유혹에 넘어가 불법 사이트 홍보 알바에 뛰어드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불법 도박 및 복권 사이트 등을 홍보하다 적발되면 도박개장죄(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나 관광진흥법,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도 있다.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홍보한 경우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알바생이 불법 사이트를 홍보하는 댓글을 썼으나 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고소해도 알바비를 받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불법행위로 인한 수익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의 A씨도 “불법 사이트를 홍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창피하고 부끄러워 업자를 경찰에 신고할 생각도 안 했다. 그냥 돈 버린 셈치고 말았다”고 했다. 

불법 사이트 홍보 알바를 모집하는 업자들은 피해자의 이런 심리를 악용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업자들은 피해자가 어차피 신고하지 않을 걸 알고 이런 일을 벌인다. 돈도 안 주고 사이트는 홍보할 수 있으니 크게 남는 장사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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