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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가스 안전점검 공백, 대안이 셀프 점검?

‘앱으로 점검’ 주장 나와… 전문가는 “사고 우려”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코로나에 가스 안전점검 공백, 대안이 셀프 점검?

서울 종로구 한 주택가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뉴스1]

서울 종로구 한 주택가에 설치된 도시가스 계량기.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상반기 안전점검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안내드립니다. 감염예방 차원에서 방문을 원치 않으시면 ‘거부’라 답장 주시면 하반기 때 방문합니다.” 

서울도시가스 소속 안전점검원 A씨가 점검 대상 세대주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A씨는 “아파트 단지를 방문할 때마다 ‘이 시기에 무슨 방문이냐’며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 본사에서 방문 못한 세대를 대상으로 안점 점검을 받을지를 문자를 통해 확인하라고 지침이 내려왔다”고 했다. A씨는 “혹여 문자 메시지를 확인 못한 사람이 있을까 최대 3번에 걸쳐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눗방울 이용해 자가 점검?

코로나19로 시민들이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가스 안전점검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상반기 안전점검 기간은 2월에서 7월까지다. ‘일반도시가스사업자 표준안전관리규정(도시가스 관리규정)’에 따라 사용자가 가스 안전점검을 원치 않을 경우 취사 및 난방을 목적으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세대는 1년 6개월까지, 취사전용 세대는 3년까지 가스 안전점검을 거부할 수 있다. 

감염 우려가 큰 지역일수록 점검 공백이 길어지는 양상도 엿보인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강원도처럼 코로나19 확산이 적었던 지역에서는 안전점검을 받은 세대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 반면, 서울과 같이 감염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안전점검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점검 공백을 해소할 방법 또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서울도시가스는 홈페이지에 ‘도시가스사용시설 자율점검표’를 제공해 사용자들의 자발적 안전 점검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역시 유튜브 채널에 자가 안전 점검에 관한 영상을 게시했다. 



시민들 반응은 회의적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류광현(27) 씨는 “자가 안전점검을 과연 누가 성실하게 이행할까 싶다”고 했다. 

장비 한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안전 점검원의 경우 가스누출 감지기를 이용해 안전 상태를 점검하지만 전문 장비가 없는 일반 시민들은 장비 없이 비눗방울 등을 이용해 자가 점검을 할 수밖에 없다.


“안전 정책은 1% 예외사항 염두에 둬야”

가스 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계량기 눈금을 검사하는 검침의 경우,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검침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검침원의 방문을 불편해하는 사용자를 위해 도시가스 관리 어플리케이션 ‘가스앱’에서 자가 검침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자가 검침을 허용했듯 자가 안전점검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도시가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안전 점검원의 방문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 안전점검도 기술적으로 앱과 같은 서비스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면서 “단, 법적으로 자가 안전점검을 인정하지 않아 그간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 정부 측은 회의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기 점검이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도 “다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스 안전점검을 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에 관한 정책을 마련할 때는 항상 1%의 예외적 사항을 염두에 둬야 한다. 99%의 시민이 성실하게 안전 관리를 마친다 해도 나머지 1%가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점검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쉽게 자가 점검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 각 가정이 가스누출 탐지기 등의 장비를 갖췄는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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