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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 여성 與최고위원 “박원순 사건 때 민주당 성범죄 무관용 원칙 금가”

[사바나] 이낙연 민주당 대표 ‘원픽’ 박성민 최고위원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24세 여성 與최고위원 “박원순 사건 때 민주당 성범죄 무관용 원칙 금가”

*밀레니얼 플레이풀 플랫폼 ‘사바나’는 ‘회를 꾸는 ’의 줄임말입니다.

8월 3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명직으로 발탁한 박성민 최고위원. [뉴시스]

8월 3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명직으로 발탁한 박성민 최고위원. [뉴시스]

8월 31일 이낙연(68)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박성민(24) 전 민주당 청년대변인을 택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연소‧여성‧청년 타이틀을 달고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됐다. 1일 이 대표는 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가감 없이 평범한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해달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앞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말하겠다”고 답했다. 

박 최고위원은 2년 전 민주당에 입당했다. 대학교 휴학생 신분일 때다. 박 최고위원도 한 때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좋은 차와 집을 장만하는 것이 목표였다.

국정농단 촛불시위 불참 반성하며 정치 택해

-대학생이 정치에 뛰어들기 힘든 상황이다. 

“사실 정치에 냉소적인 시선을 가졌다. 대학교 2학년 때 광화문에서 국정농단 촛불시위가 있었다. 나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이 안 되리라 생각했다. 아르바이트 핑계로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해가 지난 뒤 반성했다.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이 대표는 박 최고위원을 ‘젠더 문제 대응의 적임자’라고 칭했다. 박 최고위원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원피스 등원’을 놓고 논란이 일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연한 사고와 다양성이 국회에 필요하다”며 류 의원을 응원한 바 있다. 



-젠더 이슈 중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를 꼽아 달라. 

“여전히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힘들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숫자가 줄어든다. 남녀가 동등하게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위직 여성이 더 많아지도록 여성 할당제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민주당은 당내 성 비위 사건을 수차례 겪었다.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인정하고 시장 직에서 사퇴했다.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박 전 시장을 옹호하고 피해자에 2차 가해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청년대변인을 맡고 있었는데. 

“당내에서 박 전 시장에 애도를 보내는 분위기가 컸다. 오랫동안 박 전 시장과 정치적 궤적을 함께한 분들이 많아서다. 국민이 보기에 그건 당 내부 사정이다.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대처와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쳤던 민주당이었는데, 그 원칙에 금이 가 여성들이 분노했다. 피해자에 대한 신상 털기가 중단돼야 한다는 당 수석대변인 논평이 나오긴 했지만 이보다 대처가 빨랐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내 젠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성인지 감수성은 이제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기본 도덕이다. 당내 공직자의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인이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지 못하면 자기검열을 할 수 있는 분위기라도 만들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성 비위 관련 당내 젠더폭력신고센터를 상설화하고 공천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검증 받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민주당이 차별금지법에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진단이 계속 나오고 있다. 차별금지법의 내용은 앞으로도 화두가 될 것이다. 당내 토론을 거쳐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 인국공 사태 때 앵무새처럼 대응

박 최고위원은 최근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2학기로 복학했다. 그는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최고위원직을 병행할 예정이다. 

-학교를 다니며 최고위원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겠나. 

“청년대변인을 하며 정치에 고정적인 스케줄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학교를 다니며 일상의 루틴을 만들고 균형감을 찾으려 한다. 그래야 친구들과도 자주 소통할 수 있다. 한 친구로부터 군대에서 다쳤을 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자리가 줄어 취업 걱정을 하는 동기도 많다.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마음을 기민하게 읽어내 정치에 반영하고자 한다.”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히자 청년들이 반발했다. 민주당에서는 “가짜뉴스로 을과 을의 싸움을 부추긴다”며 청년들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했다. 박 최고위원은 7월 한 칼럼을 통해 당의 대응을 비판했다. 2일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30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뜻) 발언에 대해 “청년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쟁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당이 청년들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 청년들은 정규직 전환의 긍정적인 면을 모르지 않는다. 청년들의 분노는 절차적 공정성과 관련돼 있다. 당은 청년들이 가짜뉴스에 호도된 것이라고만 앵무새처럼 대응했다. 청년 관점에서 인국공 사태를 바라보고, 청년이 왜 분노했는지 돌아봤어야 했다.” 

박 최고위원은 “나는 전문직 엘리트도 아니고 정치 경험도 적다. 특별한 사람만 정치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면서 “당사자로서 여성과 청년 관련 문제에 머뭇거리지 않고 할 말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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