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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나와도 마스크는 써야 한다…‘뉴노멀’ 적응해야 하는 3가지 이유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백신 나와도 마스크는 써야 한다…‘뉴노멀’ 적응해야 하는 3가지 이유

  • ●코로나19 백신 개발돼도 효과 제한적일 것
    ●코로나19 닮은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률 19% 기록하기도
    ●속속 나타나는 코로나19 재감염자
    ●영국 연구진 “코로나 항체 지속 기간 3개월”
    ●미국·유럽, 나오지도 않은 코로나19 백신 싹쓸이… 한국 올 물량 없다
    ●백신 누구부터 맞힐까, 사회적 논의 길어질 수도
7월 27일 미국 뉴욕에서 임상시험 참여자가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받고 있다. [하퍼스빌=AP/뉴시스]

7월 27일 미국 뉴욕에서 임상시험 참여자가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투여받고 있다. [하퍼스빌=AP/뉴시스]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9월 1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카페 내 취식, 오후 9시 이후 식당 실내 이용 등이 계속 금지된다. 야간 시내버스 운행 감축도 이어진다. 

당초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짧게’ 실시한다는 목표였다.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일단 8일간 실시하고 경과를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발생이 9월 3일 195건, 4일 198건 등 계속 200건에 육박하자 9월 4일 오후 “2.5단계 일주일 연장”을 발표했다. 이제 많은 시민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때까지 일상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때까지’라는 전제가 과연 맞느냐는 데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일상 불편’이 이어지는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8월 21일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백신 개발과 무관하게) 우리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법, 안전을 위해 일상생활을 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정부와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과 반대로, 전문가들이 비관론을 펴는 이유는 뭘까.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①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다

9월 4일 서울 한 전통시장 입구에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9월 4일 서울 한 전통시장 입구에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홍역 백신을 맞으면 홍역이 97% 이상 예방된다. 디프테리아, 풍진, 천연두 등도 백신 접종 시 감염을 95% 이상 피할 수 있다. 이들과 비교할 때 인플루엔자(플루) 백신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분석에 따르면 2014년∼2015년 겨울 플루 백신의 감염 예방률은 19%에 그쳤다. 백신 접종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플루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2016~2017년 겨울에는 예방률 42%를 기록했지만, 당시 가장 많이 유행한 H3N2형 플루 예방 효과는 34%에 불과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호흡기 감염병 백신은 통상적으로 다른 백신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 최대 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왜 그럴까. 플루와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병원체는 상기도(입·코·목 등)를 통해 몸에 들어와 증식한다. 감염을 막으려면 항체가 상기도 점막 표면 위에서 바이러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사실상 세포가 몸 밖으로 나가야 가능한 일이다. 오 위원장은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돼도 일부 특별한 항체만 이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러니 바이러스와 항체가 체내에서 맞부딪히는 다른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WHO는 코로나19 백신 승인 기준으로 ‘예방 효과 50% 이상’을 제시한다. 일반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플루 백신 사례에 비춰보면 이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각국 정부가 정치적 목적 등으로 효과가 이보다 떨어지는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8월 11일, 3상 임상시험조차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스푸트니크 V’라고 이름 붙인 이 백신은 1·2상 임상시험 데이터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지 않은, 말 그대로 ‘미지의 물질’이다. 

현재로서는 다른 나라에서 개발하는 백신 또한 예방 효과가 뛰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리처드 페토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다른 보건전문가들과 함께 8월 27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침에는 백신 승인 하한선이 예방 효과 30%로 돼 있다”며 “코로나19의 경우 예방 효과가 적어도 50% 이상인 백신만 승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하자. WHO 지침을 충족하는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접종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 예방 효과가 그보다 낮은 백신이 승인·출시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백신 개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의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②코로나19 항체 지속기간이 대중의 기대보다 짧을 것이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8월 31일 서울 중구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실내 취식 금지로 좌석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 됐다. [뉴시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8월 31일 서울 중구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실내 취식 금지로 좌석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 됐다. [뉴시스]

간염, 수두, 천연두 등 DNA 바이러스를 병원체로 하는 감염병은 백신을 맞으면 면역이 오래 유지된다. 한 번 접종으로 평생 면역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플루의 경우 백신을 해마다 맞아야 한다. 변이가 잦은 RNA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병원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도 플루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RNA 바이러스다. 백신 접종을 해도 효과 지속 기간이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얼마나 짧은지다. 플루처럼 1년이라도 유지될까.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 회의적이다. 

최근 홍콩대 연구진은 홍콩에 사는 33세 남성이 3월과 8월, 두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고했다. 이 남성은 3월 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고 4월 퇴원했다. 당시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항체도 형성된 상태였다. 그러나 8월 15일 다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홍콩대 연구진이 이 남성의 바이러스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첫 감염 때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 몸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됐다는 의미다. 

이 남성이 코로나19 완치 후 재감염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5개월이 안 된다. 코로나19 항체 지속시간이 수개월에 불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홍콩대 의료진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치료 후에도 재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인구의 60~70%가 항체를 보유해 전염병을 소멸시키는 이른바 ‘집단 면역’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 및 접종을 통한 코로나19 방어 기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최근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연구팀은 코로나19 항체가 3개월 정도 지속된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심지어 한 번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감염될 경우 증세가 더 심해진다는 보고도 있다. 7월 7일 국제 의학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는 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된 84세 여성을 치료한 이탈리아 의료진이 쓴 논문이 실렸다. 이 환자는 4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무증상 상태였다. 그러나 7월 다시 한 번 코로나19에 걸렸을 때는 상태가 악화했다. 이탈리아 과학치료연구소(IRCCS) 연구팀은 사례 분석을 통해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항체 의존적 감염 촉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항체는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항체가 체내에서 오히려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사례도 수차례 확인됐다. 이게 바로 ADE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의 경우 2017년 시판 후 ADE 문제로 사용이 중단됐다. 당시 필리핀에서만 약 70명이 사망할 만큼 피해가 컸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ADE 문제가 나타났다. 코로나19와 사스는 병원체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백신이 ADE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리하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항체 지속기간은 수개월을 넘기지 못할 수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항체가 재감염 위험을 키울지도 모른다. 백신 개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하는 두 번째 이유다.

③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당장 접종하기는 힘들 것이다

러시아가 개발했다고 밝힌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가 개발했다고 밝힌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모스크바=AP 뉴시스]

현재 각국 정부와 제약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월 3일 미국 대선 전,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FDA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바로 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될까.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는 고개를 젓는다. 

현재 코로나19는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백신으로 코로나19 유행을 꺾으려면 적어도 70억 회 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만한 양의 백신을 생산, 유통, 접종하는 것은 백신 개발만큼이나 어려운 도전이다. 

빌 게이츠 등이 참여하는 국제단체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백신 제조업체 1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도 2021년까지 생산될 백신은 최대 40억 회 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미 선진국들이 이 물량을 입도선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9월 2일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등이 각국 백신 제조업체와 사전 계약한 물량을 합치면 최소 37억 회 분”이라고 보도했다. 그 외 상당수 국가들은 2021년 이후에나 코로나19 백신을 손에 쥐게 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물량을 확보할 경우 접종 순서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정부에 정책 조언을 하는 전미과학·공학·의학한림원(한림원)은 9월 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에 대한 4단계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 문건에서 한림원은 1단계 접종대상으로 △의사·간호사 등 코로나19 관련 의료진 △경찰·소방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등을 꼽았다.
한림원이 2단계 접종대상으로 삼은 것은 △교도소 수감자 △노숙자 등이다. “수감자의 코로나19 감염율은 일반인의 5.5배에 이른다. 또 노숙자는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커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림원이 권고한 코로나19 3단계 접종대상은 △어린이 △청소년 △30세 이하 젊은 성인이다. 젊은 성인이 노인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최근 코로나19의 주된 전파자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바로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 논란이 이어진다면 백신 접종 시기는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8월 25일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야구 경기 당시 키움 덕아웃.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8월 25일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야구 경기 당시 키움 덕아웃.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정리하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생산, 유통, 접종하는 데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백신 개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하는 세 번째 이유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 95% 이상이 마스크를 쓰면 바이러스가 전파될 틈을 찾기 힘들어진다. 사회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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