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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moon)이 지네, 가을(秋)도 곧 가겠지”

추석 민심 달군 3가지 이슈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달(moon)이 지네, 가을(秋)도 곧 가겠지”

  • ●국감 앞둔 秋 “야당·보수언론 거짓말에 무관용 대응”
    ●누리꾼 “절대로 장관직 물러나지 말라” vs “뻔뻔한 말장난 그만하라”
    ●진중권 “재인산성,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나”
    ●‘진인 조은산’ “명박산성 앞 자유 운운, 재인산성 뒤 공권력 운운”
    ●‘요트 구입 訪美’ 강경화 남편 “내 삶 사는 것”
    ●누리꾼 “국민은 여행 자제 권고, 남편은 요트 사러 외국행”
On종일: Online에서 종일 화제가 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듣습니다.

10월 3일 경찰버스 300여 대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둘러쌌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10월 3일 경찰버스 300여 대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둘러쌌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3가지 이슈가 추석 민심을 달궜다. ①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한 페이스북 해명 글 ②보수단체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한 ‘재인산성’ ③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요트 구입 방미(訪美)’ 논란이다. 온라인 공간의 누리꾼과 논객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①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한 페이스북 해명 글

10월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9개월간의 전말’ 제목의 글. [페이스북 캡처]

10월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9개월간의 전말’ 제목의 글. [페이스북 캡처]

“달이 지네 가을도 곧 가겠지. 언제부턴가 가을이 싫다. 말과 행동이 다르니 달은 이지러지겠지. 달아 달아 에라이 못난 달아.” 

10월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9개월간의 전말’ 제하의 글에 한 누리꾼이 단 댓글이다. 이 누리꾼은 “달(moon)이 지네, 가을(秋)도 곧 가겠지”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을 각각 ‘달’과 ‘가을’에 빗대 비판했다. 

추 장관의 페이스북 글은 아들 서모(27) 씨를 둘러싼 ‘특혜 휴가’ 의혹을 ‘야당과 보수언론의 거짓말’로 규정해 정면 부인하는 것이 뼈대다. 추 장관은 해당 글에서 “검찰의 수사가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됐지만, 야당과 보수언론은 본질에서 벗어난 ‘거짓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악의적·상습적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갈 것이다. 또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방패삼아 허위 비방과 왜곡 날조를 일삼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합당한 조치가 없다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28일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과 아들 서모(27) 씨, 추 장관의 전직 보좌관 최모 씨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했다. 검찰은 서씨의 휴가 신청 및 사용에 위계·외압이 없었다고 봤다. 부대 지휘관의 구두 휴가 승인이 있었기에 서씨의 군무이탈 ‘범의’(범죄를 저지르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보좌관을 통해 군부대에 아들의 병가 연장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샀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 글에서 “검찰의 발표문에는 B보좌관과 D지원장교는 이미 일주일 전인 6월 14일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1차 병가 연장을 상의한 바 있는 사이였다”며 “그런 B보좌관에게 제가 6월 21일에 아들에게 전달받은 ‘지원장교님’의 전화번호를 전달한 것을 두고 B보좌관에 대한 ‘지시’라고 볼 근거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의 이 글에 댓글 4700여 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추 장관의 주장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추 장관 지지자들은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 하시길 바란다”거나 “절대로 장관직에서 물러나지 말라”며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대한민국이 거짓말 공화국이 됐다. 정권이 꼭 바뀌어서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 “뻔뻔한 말장난 그만하고 묵묵히 복무하는 군인들 사기 꺾지 말고 사퇴하시기 바란다” 등 비판도 적잖았다. 

추 장관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을 일축했지만 야당은 ‘특별검사’ 카드를 뽑아들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월 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특검은) 국회에서 표결로 이뤄지기 때문에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어렵다. 이를 관철할 힘은 국민의 분노밖에 없다”며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는 한 이 사건은 법무부와 검찰의 지휘 라인을 벗어난 특별검사가 결론 내려야 국민이 납득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특검 요청에 대해 “검찰 수사를 통해 여러 의혹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 사안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10월 12일)·서울동부지검(10월 19일)·대검찰청(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②‘개천절 집회’ 막기 위한 ‘재인산성’

추석 연휴 동안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또 다른 키워드는 ‘재인산성’이다. 경찰이 보수 성향 일부 시민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막고자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설치한 버스 차벽을 ‘산성(山城)’에 빗대 비꼰 단어다. 

경찰은 10월 3일 오전 광화문에서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세종대로 일대 차도와 인도를 버스 300여 대로 막았다. 광화문광장에는 울타리를 설치해 일반 시민의 진입을 막았다. 돌발 시위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 90곳에 차량 검문소도 설치했다. 

같은 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버스 차벽’ 봉쇄에 대해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고 비판했다. 조르조 데 키리코(1888~1978)는 그리스 출신의 ‘형이상학파’ 화가다. 

같은 날 게시한 또 다른 글에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의 위용. 하이엔드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바이러스 방호벽. 저 축성술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면 삼전도의 굴욕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며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집회를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 설치를 두고 민주당과 지지층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조’를 썼던 ‘진인 조은산’은 5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산성이 구축되었으니 광우병의 명박산성이오 역병의 재인산성이라 그 이름 또한 기가 막혀 무릎을 탁 칠 뿐이로다”라며 “명박산성 앞에 자유를 운운하던 정치인은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을 운운하고 전·의경을 짓밟고 명박산성 위를 기어올라 흥겨운 가락에 맞춰 춤을 추던 촛불시민들은 재인산성 위의 사졸로 전락해 댓글의 활시위를 당긴다”라고 썼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6월 10일, 경찰은 ‘광우병 촛불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철제 컨테이너를 쌓아올렸다. 당시 통합민주당은 “명박산성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쓰러져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김현 당시 대변인)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여당이 광화문광장 봉쇄를 “닫힌 광화문광장, 국민 안전을 위한 ‘방역의 벽’”(강선우 대변인)이라고 평한 것과 대조적이다.

③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요트 구입 방미(訪美)’

10월 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KBS 캡처]

10월 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KBS 캡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요트 구입 방미(訪美)’도 구설에 올랐다. 이 교수는 10월 3일 요트 구입·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KBS 취재진이 “지금 정부에서 해외여행 하지 말라고 주의보를 내린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이 교수는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나. 그러면 만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부인이 고위공직자인데 (코로나19 확산 속 해외여행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월 23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6월 20일·9월 19일 두 차례 연장). 법적 강제는 아니나 여행 연기·취소를 권하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국민들에게 추석연휴 동안 여행은 물론, 고향 방문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장관은 10월 4일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회의석상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같은 날 취재진이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것이냐”고 묻자 강 장관은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 남편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난 추석에 어르신들 인사도 못 갔는데 니(이 교수) 삶이니 참견마라…”(동아일보 기사 댓글) “국민들한텐 여행 자제 권고, 남편은 요트 사러 외국행”(동아일보 기사 댓글) 등 누리꾼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여행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한 나라의 외교부 장관이 본인 남편도 설득 못 했다”며 “(강 장관이) 해외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나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정치권도 여야 막론 이 교수의 처신을 비판했다. 10월 4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공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 가족이 한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평했다. 같은 날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들에게는 해외여행 자제하라 틀어막으면서 장관 가족은 ‘내 삶을 다른 사람 위해 양보할 수 없다’며 유유히 출국한다. 코로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YOLO(욜로·You Only Live Once·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태도)를 즐긴다”고 꼬집었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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