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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⑭

[사바나] 몸의 변천사, 이제 끝이 보인다!

  •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⑭

  • ●종료 임박… 지나고 보니 아쉬워
    ●태닝‧왁싱‧의상까지 준비 완료
    ●97일간 체중 11.5㎏‧체지방량 10.3㎏‧체지방률 10.2%↓
    ●9일부터 계란 흰자만 섭취
*이현준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는 8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8월 13일부터 11월 9일까지 이현준 기자의 체형이 변화한 모습. [박해윤, 홍중식, 지호영 기자]

8월 13일부터 11월 9일까지 이현준 기자의 체형이 변화한 모습. [박해윤, 홍중식, 지호영 기자]

8월 4일 시작한 100일간의 프로젝트가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랐다. 8월 5일 첫 연재물로 나간 ‘Intro’ 편을 다시 보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무리 없이 실현 가능한’ 방법만으로 바디프로필에 도전하기로 한 초심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다. 

욕심과 초조함이 정신을 지배했다. 프로젝트에 ‘올인’한 나머지 종종 본업이 무엇인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하는’ 수준도 진즉 뛰어넘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때 그것을 먹지 않았더라면, 꾹 참고 헬스장으로 향했더라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몸을 얻지 않았을까. 부질없는 후회뿐이다.

준비할 게 많은 바디프로필

14주차 섭취 식단.

14주차 섭취 식단.

식단 조절과 운동만 한다면 그나마 낫다. 바디프로필을 위해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꽤나 성가신(?) 과정이었지만 착착 완료했다. 가장 귀찮았던 건 근육이 더욱 돋보이게끔 하기 위한 ‘태닝’이다. 주 3회씩 꾸준히 방문하는 게 쉽지 않았다. 또 피부가 워낙 하얀 편이라 유난히 잘 타지 않았다. 보통 사람은 10~15회만 해도 구릿빛 피부를 얻을 수 있다지만 기자는 20회를 넘겨서야 겨우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총 30회를 등록했는데 아직 2회가 남았다. 바디프로필 촬영(12일) 전전날과 전날인 10일과 11일에 하면 딱 맞춰 마칠 수 있다. 

비용도 꽤 들었다. 처음엔 태닝 로션 포함 54만 원을 냈는데, 로션이 떨어져 추가 구매해야 했다. 이런저런 부대비용을 다 합치면 태닝에만 70만 원가량이 들었다. 



다음은 왁싱이다. 사진을 찍을 때 몸 곳곳에 털이 있으면 미관상 좋지 않다. 바디프로필은 노출이 많은 상태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기에 왁싱은 필수다. 촬영 업체에서도 왁싱을 하고 올 것을 당부한다. 기자의 경우 몸에 털이 많은 편은 아니라 8일 왁싱샵에 가서 필요한 부분(다리, 겨드랑이, 브라질리언)만 했다. 하고 나면 깔끔하고 쾌적하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당히 아프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피가 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프니 영 꺼려진다면 하체 쪽 노출을 최소화해 사진을 찍길 권장한다. 왁싱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저렴하게 한 편인데도 18만 원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기자가 한 세 부위 왁싱) 20만 원 중반 대는 된다.

허리 사이즈 34→30

14주차 운동.

14주차 운동.

의상도 갖춰야 한다. 기자는 세 개의 콘셉트로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노란색 단색 배경에서 ‘청청 패션’으로 찍는다. 두 번째는 검은색 단색 배경에서 정장을 입고 진행한다. 마지막은 밝은 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배경으로 속옷만(확정된 건 아님) 입고 찍는다. 따라서 콘셉트에 맞는 의상을 준비해야 했다. 디자인도 고려하고 몸에 딱 맞는 치수를 골라야 한다. 

어차피 사진 찍고 나면 다시 살이 찔 예정(?)이라 계속 입을 순 없을 듯해 고가의 옷은 피했다. 청바지는 허리둘레 30사이즈를 샀다. 프로젝트 전엔 34사이즈의 바지를 입었다. ‘살이 많이 빠지긴 빠졌구나’ 싶었다. 프로젝트 전 가장 날씬하던 시절에도 31사이즈 바지를 입었다. 청자켓, 청바지, 양복 상하의, 속옷, 양말까지 모든 의상 준비를 마쳤다. 이제 몸만 더 만들어 가면 준비는 ‘진짜’ 끝이다. 


11월 9일 측정한 체성분 분석기 결과(오른쪽 아래). 11월 3일 측정값(왼쪽 아래)과 비교하면 6일간 지표가 꽤 향상됐다. 프로젝트 직전인 7월 31일 측정값(위)과 비교하면 체중과 체지방을 10㎏ 넘게 감량했다. 체지방률도 10% 넘게 줄었다.

11월 9일 측정한 체성분 분석기 결과(오른쪽 아래). 11월 3일 측정값(왼쪽 아래)과 비교하면 6일간 지표가 꽤 향상됐다. 프로젝트 직전인 7월 31일 측정값(위)과 비교하면 체중과 체지방을 10㎏ 넘게 감량했다. 체지방률도 10% 넘게 줄었다.

14주차엔 고구마 식단을 더 열량이 낮은 단호박으로 교체했고 운동도 더욱 혹독하게 했다. 그 덕분에 6일 사이에 지표가 꽤 향상됐다. 3일과 9일 체성분 분석기(인바디) 결과를 비교하면 체중과 체지방은 각각 1.5㎏, 체지방률은 1.7% 낮아졌다. 프로젝트 시작 때와 비교하면 변화가 크다. 체중은 11.5㎏, 체지방량은 10.3㎏, 체지방률은 10.2% 낮아졌다. 근육 손실도 일어나긴 했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다. 매일 거울로 몸을 보다보니 평소엔 잘 몰랐지만 예전 사진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졌음을 체감했다. 간디 수준의 평화주의를 고수하던 몸이 이제 조금씩 화를 내고 있다.

점점 화를 내는 몸

14주차부터 섭취 열량을 더 줄이고자 식단의 고구마를 단호박으로 교체했다(위). 바디프로필 촬영 3일 전인 9일부터는 염분 섭취마저 최소화하기 위해 닭 가슴살 제품과 프로틴 쉐이크를 끊고 달걀 흰자로 대체했다.

14주차부터 섭취 열량을 더 줄이고자 식단의 고구마를 단호박으로 교체했다(위). 바디프로필 촬영 3일 전인 9일부터는 염분 섭취마저 최소화하기 위해 닭 가슴살 제품과 프로틴 쉐이크를 끊고 달걀 흰자로 대체했다.

목표 체지방률이던 8%에 근접했지만 욕심만큼 몸의 윤곽이 나오진 않았다. 마지막 며칠이라도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9일부터는 염분 섭취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먹던 닭 가슴살(가공식품)과 프로틴 쉐이크를 계란 흰자로 대체했다. 노른자도 먹으면 안 된다. 지방 함량과 열량이 높기 때문이다. 흰자만 따로 모아 종이팩에 담은 제품이 있다. 이걸 구입해 용기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찜’ 형태로 만든 후 200g씩 소포장해 하루 네 번(아침, 점심, 저녁, 운동 후) 먹는다. 예상보다 비린 맛은 덜했지만 3분의 2 정도 먹을 때쯤이면 살짝 역한 느낌이 든다. 

소금기가 없는 음식만 먹으니 식사의 만족도는 더욱 떨어졌다. 촬영일인 12일까지만 참으면 되니까 먹지, 더 오래 먹으라고 하면 도저히 못 하겠다.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 많다. 치킨, 치즈볼, 도넛, 크림빵, 마라탕, 닭강정….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아 그만 나열해야겠다. 


11월 7일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을 촬영했다. 어느 정도 화가 느껴진다.

11월 7일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을 촬영했다. 어느 정도 화가 느껴진다.

9일 회사에서의 마지막 몸 사진을 찍었다. 선배가 물었다. “바디프로필 또 한다? 안 한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답이 나왔다. “아니오. 절대. 향후 10년 안엔 절대 안 합니다.” 이런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



신동아 2020년 11월호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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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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