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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넷플릭스 따라하기? 따라잡기!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토종 OTT, 넷플릭스 따라하기? 따라잡기!

  • ●넷플릭스 성공전략 벤치마킹
    ●웨이브 “우리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한다”
    ●카카오M “우리도 유명 감독 섭외한다”
    ●왓챠 “우리도 일본으로 해외 진출”
왓챠가 9월 16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 OTT 업체 최초 해외 진출이다. [왓챠 제공]

왓챠가 9월 16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 OTT 업체 최초 해외 진출이다. [왓챠 제공]

“넷플릭스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비즈니스를 독점할 우려가 있다. OTT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10월 7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박 의원의 말대로 한국 OTT 시장은 넷플릭스 독주체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8월 넷플릭스 월간활성이용자(MAU·한 달 기준 해당 앱을 한 번 켠 사람의 숫자)는 786만 명으로 업계 2위인 웨이브 MAU(388만 명) 2배를 넘겼다.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해 12월(387만 명) 한국 OTT 시장에서 첫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9달 만에 몸집을 2배로 불렸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OTT 시장도 제패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집콕’ 효과를 봤다. 상반기에만 가입자 2600만 명을 새로 확보해 회원 수가 1억9295만 명에 달한다. 

OTT시장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한국 OTT 시장 규모가 780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1926억 원)부터 연평균 26.3% 성장을 거듭해왔다. 넷플릭스에 주도권을 넘겨준 한국 OTT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한 세 가지 방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합류한 웨이브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25일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25일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뉴스1]

1997년 넷플릭스는 DVD 대여업체로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미디어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은 창업 10년 후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로 탈바꿈하면서다. 2013년 2월 발표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 성장의 두 번째 분기점이다. 2013년 넷플릭스 2분기 순이익(2950만 달러)은 1분기(270만 달러)에 비해 11배 늘어났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해당 플랫폼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독점 콘텐츠를 말한다. 신규 가입자를 모으고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는 비책인 셈이다. 이후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의 효자상품이 됐다. “오리지널 콘텐츠 보려고 넷플릭스 구독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 이용자를 끌어 모은 ‘킹덤’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2013년 24억 달러(2조7500억 원)이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액은 2018년 5배(120억4000만 달러)로 늘었다. 


2019년 9월 1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이 참석했다. [뉴스1]

2019년 9월 1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이 참석했다. [뉴스1]

웨이브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연합한 ‘푹’이 합쳐져 탄생했다. 넷플릭스를 견제하려고 국내 1위와 4위 업체가 손을 잡았다. 출범 후 이용자가 늘어 지난해 11월 웨이브 MAU는 4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이후 300만 명대로 떨어지며 1위 자리를 넷플릭스에 내줬다. 

한국 OTT 업계 1위 웨이브도 이용자를 늘리고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올해 웨이브는 드라마 7편, 예능 4편, 콘서트 1편 등 자체 제작 프로그램 12편을 내놨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상파 3사 프로그램에 의존하면 ‘다시보기’ 서비스 제공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구독자에게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2023년까지 3000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20조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아 붓는다. 넷플릭스와 비교할 때 웨이브의 강점은 지상파 3사가 소유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다. 넷플릭스가 큰 성공을 거두자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은 견제를 시작했다. 2019년 6월 NBC유니버셜은 넷플릭스와 드라마 ‘오피스’ 판권 계약을 해지했다. 올해부터 워너미디어가 저작권을 소유한 드라마 ‘프렌즈’도 미국 넷플릭스에서 사라졌다. 두 작품은 각각 2018년 미국 넷플릭스 시청점유율 1위와 2위다. 지상파 3사가 참여한 웨이브는 저작권 문제없이 각 방송사 인기 작품을 제공할 수 있다.

카카오TV “사람이 콘텐츠”

카카오TV ‘찐경규’에 등장하는 이경규와 권해봄 PD. [카카오M 제공]

카카오TV ‘찐경규’에 등장하는 이경규와 권해봄 PD. [카카오M 제공]

카카오도 OTT 사업에 발을 담갔다. 9월 1일 카카오톡 앱을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카카오TV를 론칭했다. 카카오TV는 카카오와 자회사 카카오M이 함께 운영하는 OTT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7월 14일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2023년까지 3000억 원을 들여 모바일 숏폼 콘텐츠 240개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전략은 유효했다. 출범 한 달 만에 587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이효리가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 ‘페이스아이디’와 이경규가 등장하는 ‘찐경규’가 이목을 끌었다. 모바일에 맞춘 세로 화면과 카카오톡 앱 접근성이 성공 이유로 꼽힌다. 

‘찐경규’를 보면 이경규 옆에 익숙한 한 남자가 등장한다. ‘모르모트 PD’로 불리는 권해봄 PD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2020년 2월 MBC를 퇴사하고 카카오M으로 자리를 옮겼다. 

카카오TV 출범 전 카카오M은 방송가에서 이름난 PD를 영입하기 시작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연출한 김민종 PD, KBS ‘개그콘서트’ 전성기를 주도한 서수민 PD 등이다. 각각 카카오TV 예능 프로그램 ‘내 꿈은 라이언’, 드라마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을 맡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도전 정신이 강한 인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유명 제작진과 협업은 넷플릭스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세븐’ ‘나를 찾아줘’ 등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했다. 시장을 전 세계로 넓힌 후 넷플릭스는 유명 감독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카카오는 영화산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2016년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뒤 2018년 카카오M을 출범시켰다. 이후 배우 소속사, 드라마‧영화‧공연 제작사 등 20여 개 콘텐츠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광폭행보를 보였다. ‘신세계’ ‘아수라’를 제작한 영화사 ‘사나이 픽쳐스’, ‘범죄와의 전쟁’ ‘군도’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영화사 ‘월광’도 포함돼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여러 예술인이 함께 작업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협업 사례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왓챠, 가장 먼저 해외로

해외 진출 첫 발을 뗀 한국 OTT 업체는 왓챠다. 9월 16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2011년 영화 추천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왓챠는 2016년 영화 중심의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를 내놨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왓챠플레이를 왓챠로, 기존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는 왓챠피디아로 이름을 바꿨다. 왓챠가 영화 큐레이팅 서비스보다 OTT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왓챠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 전 4만5000명이 사전등록을 마쳤다. 왜 일본일까.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콘텐츠‧플랫폼 사업 해외진출은 같은 문화권 국가를 먼저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인데 중국은 검열 등 제약이 많다. 일본은 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곳이어서 해외 OTT가 많이 진출해 있다.” 

넷플릭스의 전략도 유사했다. 2007년 DVD 대여 업체에서 OTT 사업으로 전환한 넷플릭스는 3년 뒤 캐나다에 진출했다. 이어 2011년 라틴아메리카, 2012년 유럽으로 시장을 넓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유사한 지역에 먼저 진출해 영토를 넓힌 것이다. 

왓챠의 8월 MAU는 99만 명으로 국내 6위다. 지상파 3사를 등에 업은 웨이브나 ‘국민 앱’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카카오 TV와 상황도 다르다. 틈새시장을 찾아 해외 진출을 택한 측면도 있다. 왓챠 관계자는 “일본 콘텐츠 시장은 우리나라의 3배다. 해외 OTT와 경쟁하는 경험도 장기 관점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작은 회사지만 마니아층이 강한 니치(Niche) 마켓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OTT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애플TV와 같은 글로벌 OTT가 한국에 들어올 채비를 마쳤다. 다수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들의 고민은 커진다.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 책 ‘넷플릭스의 시대’를 번역한 임 교수는 한국 OTT 업체에 이렇게 조언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사업의 전 지구적 분업화를 이뤄냈다. 각국 콘텐츠가 가진 개성과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장르를 결합했다. 한국 사극과 좀비물을 조화시킨 ‘킹덤’이 그 사례다. 한국 OTT도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 구독자까지 불러 모을 창의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동아 2020년 11월호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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