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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빅딜 미래에셋 IFC 인수가 끝내 불발된 진짜 이유

원인은 고금리‧강달러, 쟁점은 리츠 인가 여부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4조 빅딜 미래에셋 IFC 인수가 끝내 불발된 진짜 이유

  • ● 미래에셋, 캐나다 브룩필드와 법정 공방
    ● 거래 당시보다 환율 급상승하며 상황 변화
    ● 국토교통부 인가 리스크는 양측 공히 인지
    ● 역외거래 방식 변경 제안 못 받은 이유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국제금융센터. [IFC]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국제금융센터. [IFC]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은 9월 26일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협상을 종료하고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미래에셋은 양해각서(MOU) 규정에 근거해 선납한 2000억 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브룩필드는 미래에셋이 국토부 인가 취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best efforts) 의문을 제기하며 이행보증금 반환을 거부한 상태다. 싱가포르에서의 공방은 약 1년 이상 진행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반환 여부가 결정된다.

매각 불발의 진실

IFC 매각 불발에 대한 책임 규명이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로 넘어간 가운데 IFC 매각 실패는 강달러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행한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75~4.0%가 됐다. 12월 13~14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남아 있고 2023년 2월과 3월에도 회의가 열린다. 최소 내년 3월까지는 작게라도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인데 최종 금리가 5% 이하가 될지 5%를 넘을지가 관심사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1100원대 후반 수준에 불과하던 원달러 환율은 올 한 해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9월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을 넘어섰다. 11월 초 현재 13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이나, 전반적인 추세를 볼 때 강달러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달러당 1200원에 1억 달러를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라면 1200억 원의 원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셈인데, 자산 가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 되면 해당 자산의 달러 가치는 8500만 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 처지에서 보면 단순 환율 차이만으로 약 1500만 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된다는 뜻이 된다.

이보다 투자 규모가 커지면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올해 5월 미래에셋과 브룩필드가 합의한 거래금액은 4조1000억 원이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수준이었다. 반면 계약이 해지된 9월 말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거래가 완료되면 브룩필드에는 환율 차이로 1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즉 브룩필드 처지에서는 지금 거래를 종결하면 약 4000억 원 이상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브룩필드가 매각을 준비하던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은 1180원대였다. 브룩필드가 이 시점을 기준으로 기존 IFC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수익과 비교해서는 2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IFC에 투자한 브룩필드의 펀드는 기회추구형으로, 목표수익률이 연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브룩필드의 목표수익률이 높은 상황에서 급상승 중인 환율이 목표수익률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 브룩필드가 현재의 거래 구조를 파기하고 역외거래 방식으로 거래 구조를 새로 짜서 세금을 아끼는 복안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양쪽 다 리스크를 알았다

국제금융센터(IFC)의 내부 모습. [IFC]

국제금융센터(IFC)의 내부 모습. [IFC]

IFC 인수 협상이 9월 중단된 가장 큰 이유이자 이번 국제중재의 핵심 화두는 ‘REITs(리츠·부동산투자회사)’다. 미래에셋과 브룩필드는 2022년 5월 26일 IFC 인수협상 MOU를 체결하며 리츠를 통한 인수 방식에 상호 합의했다. 이후 미래에셋은 인수자금 4조1000억 원 중 7000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셋세이지리츠’를 만들었다.

인가권을 갖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이 리츠의 대출 비중이 너무 높다며 8월에 이 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불허했다. 총 인수대금의 80% 이상을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와 리츠 투자자의 수익률이 낮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미래에셋은 다른 대안 구조를 모색했으나 브룩필드와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끝내 종결됐다.
당초 미래에셋과 브룩필드는 국토부 인가와 관련한 리스크에 대해 공히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MOU 상에 “국토교통부가 리츠 거래 구조를 불허해 인가를 거부할 경우 해약금이나 벌금 없이 거래를 중단할 수 있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보증금을 반환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명시했다.

통상 MOU를 추진하며 거래 당사자들은 다양한 리스크를 고민한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명시적인 계약 규정을 두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MOU에서도 양측은 국토부가 인가를 불허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에서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고 거래를 중단하는 규정을 MOU에 포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FC 매수인이 누구였건 리츠 영업인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토부는 환율이 급등하고 시장 상황이 급변했는데도 리츠 구조에 대해서만 제동을 걸었을 뿐이다. 매수인인 미래에셋의 투자 유치 능력, 자금력이나 대안 구조의 추진 가능성 여부 등은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협상 이어가는 게 무리였을 것”

브룩필드 측은 미래에셋에 역외거래 방식으로 거래 구조를 변경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외거래는 역내거래와 달리 양도차익에 대한 수천억 원의 세금을 피할 가능성이 있는 거래 구조다. 이는 과세 당국이나 언론 등에 금세 알려질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매수인이 외국 투자자본이 조세를 절감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오해를 살 위험이 있다. 이에 더해 매수인이 향후 IFC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세무상 불리함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미래에셋이 거래 구조 변경 제안을 받아들이기가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양해각서는 본 계약 이전에 실시하는 사전 업무협약으로 급격한 금리인상, 원화 약세 등 시장의 큰 변화로 인해 IB 당사자들 간의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계약으로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는 일”이라며 “특히 이번 딜은 국토부가 리츠 인가를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거래 당사자들이 협상을 이어가는 것은 당연히 무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아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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