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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불패는 옛말… 서울 아파트값 2018년 3분기 가격으로 회귀할 것”

빅데이터 부동산 전문가 김경민 교수의 2023 부동산 전망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강남 불패는 옛말… 서울 아파트값 2018년 3분기 가격으로 회귀할 것”

  • ● 미래 주택시장은 서울·신도시 vs 非서울 재편될 것
    ● 고가 주택 변동성 크다는 통념이 강남3구에도 적용
    ● 2023년 집값 크게 떨어진다… 서울 아파트값 30% 하락할 수도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거품이 꺼지면 집을 살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거품이 꺼지면 집을 살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2022년 12월 초 서울 아파트 가격은 2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노원·도봉·강북(이하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12월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서울 도붕구는 0.99% 하락해 낙폭 –1%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각각 0.95%, 0.87% 하락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0.27%→0.22%), 강남구(-0.37%→0.34%), 송파구(-0.57%→0.48%) 등은 숨 고르기를 했다. 최근 강남 일대에선 부동산 가격 하락세와 다른 양상의 역행 거래도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가 12월 1일 23억5000만 원에 팔린 것이 한 예다. 일각에서는 이제 강남3구 집값이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 전공 교수는 이에 대해 “그럴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못한 거래량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겁니다.”

김 교수는 주택 가격 상승론이 파다하던 2021년, 금리인상 시나리오에 따라 서울·강남3구·노도강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을 예측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2021년 11월 ‘부동산 트렌드 2022’이라는 책을 낸 뒤엔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 17%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김 교수 예측이 다시 한번 들어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그는 빅데이터로 부동산시장을 해부하고 미래 가격을 예측한 책 ‘부동산 트렌드 2023’(와이즈맵)을 내놨다. 김 교수는 “거품이 꺼지고 나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다. 부동산은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반복한다. 현재 전국의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다음에 가장 크게 상승할 곳은 어디인지, 또 방어력이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인지를 미리 찾으면 내 집이 보인다”고 밝혔다.

2021년 예고한 집값 하락 시나리오 100% 적중

2021년 여름 예고한 집값 하락 시나리오가 적중했다.

“당시 바라본 2022년 부동산 이슈는 매우 상반된 두 가지 요소, 즉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였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막으려 할 것이기에 물가가 크게 오르면 더 높은 기준금리로 대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미국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양호하다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예측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기준금리’다. 금리 변화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치는 만큼 3~6개월 이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2022년 부동산시장을 돌아본다면.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전국과 서울의 가격 변곡점이 나타나는 시기가 유사하다. 그런데 가격 상승 시에는 서울이 전국보다 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3년 이후 8년에 걸쳐 상승장이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2021년 10월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으로 반전했다.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20%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하방 압력이 강해지며 서울 아파트 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부동산 침체기에 완전히 진입했다. 이번에는 전국 시장이 서울보다 한 달 먼저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하락률은 11%다. 3월 이후 전국지수 역시 서울 아파트 시장과 같이 잠시 상승으로 돌아섰으나 다시 하락으로 반전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전국지수가 서울을 따라가는 모양새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분석할 때는 권역별 시장의 지수를 살펴봐야지, 전국지수로 아파트 시장의 방향을 판단하는 것이 언제나 옳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아파트값 떨어지느냐가 관건”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광역시별 부동산의 미래는 어떤가.

“서울과 경기, 인천의 가격 하락 시점은 비슷하나 대세 상승 시작 시점은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은 주변의 풍부한 대기 수요로 인해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경기와 인천은 2017년부터 2020년 초까지 하락 및 정체기를 경험했다. 2020년과 2021년 당시 경기와 인천의 가격 폭등기는 기준금리가 대폭 인하된 과잉 유동성 기간과 겹친다. 따라서 유동성이 사라지는 경우 경기와 인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인 2020년 2월 가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17년 가격과 비슷한 수준일지도 모른다. 2020년 8월 기준 서울과 인천은 2021년 2월, 경기는 2021년 6월 가격 수준으로 회귀한 상황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서울을 제외한 다른 광역시의 폭등장 시작 시기가 2020년부터 2021년이라는 점이다. 광역시가 2020년과 2021년에 경험한 대폭등은 과잉 유동성과 관련이 있다. 이것이 걷힐 때 가격이 어느 정도 하락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가장 먼저 움직인 뒤 나머지 구가 움직인다. 지역의 소득수준에 기반해 가격 상승 시점에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대장 구와 인근 신도시는 가격 폭등 시작 시점이 다르다. 강남구와 분당구의 시차는 1년이나 다른 대장 구와 인근 신도시는 2년 이상이다. 많은 신도시가 2020년 이후 가격 폭등을 경험했다. 따라서 다시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경우 2020년 이후 상승분을 반납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모든 구와 신도시는 동일한 시점에 가격이 하락한다. 서울의 구와 신도시의 가격 상승 시점이 매우 상이한데, 가격 하락 시점이 동일하다는 것은 누적 상승률의 큰 격차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어느 시점에 어느 지역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수익률이 극명하게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서울과 광명시의 가격 흐름뿐만 아니라 서울과 주변 신도시의 가격 흐름 역시 다르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아니라 서울 및 인근 주요 신도시와 비서울로 재편될 수도 있다.”

고점 물리면 가격 회복 11년 소요… ‘강남불패’ 옛말

서울에는 흔히 ‘대장’으로 불리는 대규모 단지가 여럿 존재한다. 대장 단지 가격은 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직관적인 정보에 해당하고, 아파트 지수와 대장 단지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점에도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서울시 구별로 대장 단지를 분석해 보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우선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은 2006년에 준공돼 3002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단지다. 도곡렉슬 가격 추이를 살펴볼 때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3년간의 하락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시 3년은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쌓이던 시기다. 앞서 2006년 도곡렉슬 33평형이 15억 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 그 시기 14억 원 이상 거래가 무려 8건 존재한다. 그렇다면 가격이 다시 14억 원 혹은 15억 원으로 회복되는 데 몇 년이 걸렸을까. 2006년 15억 원 거래 후 15억 원 거래가 다시 나타난 시점은 2017년 7월(15억200만 원)로, 거의 11년이 걸렸다. 가격 버블의 정점에 물린 경우 10년 이상을 견뎌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강남 불패’는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잠실역을 중심으로 위치한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은 같은 생활권의 거대 아파트 단지다. 각각 대략 5000가구 규모를 자랑하며 세 단지는 ‘엘리트’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경우 어떤 특징을 보이나.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송파구 엘리트와 강남구 도곡렉슬을 비교하면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우선 두 단지 모두 ‘상승-급락-급등-급락’을 경험했다. 7년 남짓의 짧은 기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쇼크와 금리인하,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같은 부동산시장 외부 변수로 인해 두 번의 대형 사이클이 발생한 것이다. 강남구 도곡렉슬이 상승 시 상승 폭이 송파구 엘리트보다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도곡렉슬의 변동성이 큰 만큼 최고가에 물린 경우 더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도곡렉슬이 2000년대 최고가 15억 원에 다시 도달하는 기간은 대략 11년이었으나 엘리트의 최고가 11억 8000만 원은 7년 후인 2016년 3분기에 다시 거래됐다. 부동산시장엔 사이클이 있으며 고가 주택의 변동성이 더 크다는 부동산 통념이 강남3구에도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 대표 아파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 리센츠 단지. [동아DB]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 대표 아파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 리센츠 단지. [동아DB]

“최고가 물린 경우 강북권이 강남권보다 빠르게 회복”

중산층과 서민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도강 대장 단지는 어떤가.

“성북구 돈암동의 한신한진은 1998년 준공됐으며 이 지역을 선도하는 대단지 아파트다. 관심 있게 볼 부분은 돈암 한신한진이 강남권 단지에 비해 상승 폭과 하락 폭이 작다는 점이다. 하락 기간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는 힘드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하락 폭은 도곡렉슬의 20%, 잠실 엘리트의 16%에 비해 더 낮다. 이 기간 최고가는 2008년 2분기에 기록한 4억5000만 원과 2009년 3분기에 기록한 4억 6000만 원이다. 이후 4억6000만 원에 다시 도달한 시점은 2016년 3분기로 가격 회복에 7년이 걸렸다. 이곳이 강남권 아파트보다 외부 충격에 의한 하락 폭이 작으며 상승 폭 또한 강남권 아파트보다 작다는 것이다. 최고가에 물린 경우 강남권에 비해 더 짧은 기간에 회복 가능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2023년 서울 아파트 가격을 예측한다면.

“가격 하락 폭은 ‘강남3구<서울 전체<노도강’ 순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이 아파트 가격의 대폭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격 하락 효과가 즉각 나타날 것이다. 2023년에는 매우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나 연간 상승률이 30%를 넘은 전력이 있는 서울 소재 아파트의 경우 가격하락률이 30% 수준에 이를 수 있다. 특히 가격 하락률보다 어느 시점까지의 가격으로 회귀할 것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서울 전체 아파트는 최악의 경우 2018년 상반기 가격으로, 보편적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3분기 가격으로 회귀가 예상된다. 강남3구 역시 최악의 경우 2018년 상반기 가격, 보편적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2분기 가격으로 회귀가 점쳐진다. 노도강은 2018년 하반기 가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노도강 지역은 정책 변수로 인해 2018년 하반기 가격과 함께 6억 원 이하 물건이 얼마나 쌓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신동아 2023년 1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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