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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 탑재 ‘신포C급 잠수함’ 수중 발사만 겨우 가능 [北잠수함전력해부②]

  •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SLBM 탑재 ‘신포C급 잠수함’ 수중 발사만 겨우 가능 [北잠수함전력해부②]

  • ●소련 붕괴 후 조총련 통해 골프II급 잠수함 입수
    ●무한급 잠수함 선체 개조 후 대형 함교 이어 붙여
    ●골프II급에서 확보한 수중발사시스템 기술 및 부품 활용
    ●무기체계로서 전술적 가치 크게 떨어져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3일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 3일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소련과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탑재 가능 잠수함 제공 요청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북한에 기회가 찾아왔다. 붕괴 직후 대혼란에 빠진 소련 각지에서는 무기 밀매가 일상처럼 이뤄졌고, 고위급 장교들은 생계를 위해 전략무기까지 팔아치웠다. 북한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련의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골프II급을 조총련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입수했다. 

이 잠수함은 노동 미사일의 원형인 R-11 미사일을 3발이나 탑재하는 3500t급이었다. 소련이 30년 넘게 운용할 만큼 그 신뢰성이 입증된 잠수함이다. 중국도 칭(淸)급이라는 이름으로 이 잠수함을 복제 생산해 운용한 바 있다. 

북한은 1993년 12월 골프 II급 잠수함 1척을 청진항으로 가져왔는데, 이 잠수함은 청진항에 계류돼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졌다. 길이 99m, 폭 8.2m로 어지간한 상업용 위성에도 충분히 찍힐만한 덩치의 대형 잠수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면서 북한이 이 잠수함을 수리 및 개조해 다시 취역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북한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러시아와 중국, 동유럽 각지에서 6000만 달러의 각종 무기를 밀수했는데, 당시 밀수한 품목 목록에는 러시아가 폐기하거나 고철로 매각한 골프II급 잠수함 부품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2000년대 이후에도 북한이 어디에선가 골프II급 잠수함을 개조해 재취역하려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각국 전문가들은 북한 각 지역의 위성사진을 이 잡듯 뒤지며 이 잠수함을 찾았다.

신포C급은 무한급 개조형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그러나 북한이 처음 골프II급 잠수함을 손에 넣은 그 시점부터 3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북한이 이 잠수함을 재취역시켰다는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신포급으로 불리는 전혀 다른 설계의 실험용 잠수함을 건조해 취역시켰고, 신포C급으로 알려진 새로운 전략 잠수함을 건조 중이다. 



2019년 7월 22일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사진 속에 등장하는 신포C급은 골프 II와는 전혀 다른 형상이다. 북한은 모자이크 처리를 통해 이 잠수함의 정확한 형상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 숫자를 은폐했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이 잠수함의 정체와 기술적 특성을 유추할만한 중요한 단서가 발견됐다. 

북한은 골프II급 잠수함을 개장(改裝)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설계의 잠수함을 신규로 건조하는 대신, 기존의 무한급 잠수함의 선체를 확장해 SLBM 발사관을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북한의 신형 전략잠수함이 기존 무한급을 개조한 것이라는 증거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잠수함 압력선체 외벽의 찌그러진 흔적이다. 이것은 잠수함이 장기간 운용되면서 수압에 노출돼 발생한 것으로 이 잠수함이 신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또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에 일부 노출된 어뢰발사관 배열이나 잠항타 형상 모두 북한이 기존에 보유한 무한급 잠수함 형상과 일치하는 것도 북한의 신형 잠수함이 기존 무한급 잠수함의 개조형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이 기존의 잠수함을 개조해 전략 잠수함을 만든 이유는 기술 부족과 부품 수급 문제 때문일 것이다. 전략 잠수함의 통상 작전 심도인 200m 안팎까지 잠항하려면 고품질의 고장력강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공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고장력강 생산이 어렵고, 이를 잠수함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대량으로 수입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잠수함 신규 건조 대신 기존 잠수함을 개조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에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신포C급 잠수함은 기존 무한급 잠수함의 함교를 떼어내고 그곳에 SLBM 발사가 가능한 새로운 함교를 설치하는 형태로 제작된 것을 볼 수 있다. 이 새로운 함교는 북한이 손에 넣었던 골프II급 잠수함의 설계를 모방한 것으로 북한은 기존 함교보다 훨씬 커진 함교를 무한급 선체에 붙이기 위해 잠수함 압력선체 상단을 확장하는 대대적인 개조를 가했다. 

북한은 이러한 개조 과정에서 골프II급에서 얻은 D-4 수중발사시스템 기술 및 부품을 대거 활용하고, 복제한 SLBM 수중 발사 기술의 실증용으로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해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잠수함의 선체를 개조해 대형 함교를 이어 붙이는 형태의 설계는 비효율과 위험천만함 그 자체다. 무게와 저항이 크게 증가해 항속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캐비테이션(Cavitation)으로 인한 소음도 커져 생존성도 크게 나빠진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이 잠수함은 물속에 들어가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을 뿐, 무기체계로서의 전술적 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북한은 사활적으로 이 잠수함 개발에 매달렸고, 드디어 진수를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北잠수함전력해부③]에 계속

*‘신동아’는 ‘北잠수함전력해부’를 7월 6일, 7일, 9일, 10일 오후 5시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번 기사는 그 두 번째입니다.




신동아 2020년 7월호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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