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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점모시나비와 곤충들의 시간’ 펴낸 이강운 박사

철모르는 나비의 속사정과 자연의 섭리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붉은점모시나비와 곤충들의 시간’ 펴낸 이강운 박사

이강운 지음, 지오북, 256쪽, 1만8000원

이강운 지음, 지오북, 256쪽, 1만8000원

‘애벌레 아빠’로 불리는 이강운(62)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이 24절기에 맞춰 알에서 깨어나고, 먹이를 먹고, 짝짓기를 하고, 또 알을 낳는 곤충들 이야기를 담은 ‘붉은점모시나비와 곤충들의 시간’을 펴냈다. 이 소장은 1997년 강원도 횡성에 홀로세생태학교를 세우고 2005년 환경부 산하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멸종위기에 처한 곤충의 종 보전과 증식에 앞장서 왔다. 특히 곤충 연구의 사각지대인 애벌레를 본격 연구해 도감 ‘캐터필러I, II, III’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강운 박사의 24절기 생물노트’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책에는 호랑나비, 북방산개구리, 대왕박각시, 물장군, 매미, 늦반딧불이, 날도래, 강도래, 장수풍뎅이 등 다양한 곤충이 등장한다. 


[이강운 제공]

[이강운 제공]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가 보전하는 멸종위기종 지정 생물은 애기뿔소똥구리, 붉은점모시나비, 물장군 3종인데 그중 붉은점모시나비가 이번 책 주인공이 됐다. 

“모시같이 반투명한 날개에 동그란 붉은 점이 화려한 붉은점모시나비는 외모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극한 조건에서 살아가는 놀라운 생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보통 곤충은 봄철에 부화하지만 붉은점모시나비는 180여 일을 알 속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11월 말에서 12월 초 부화한다. 2011년 12월 우연히 영하 26도 혹한에 어슬렁거리는 애벌레들을 관찰하고 ‘철모르는 놈들이 곧 얼어 죽겠지’ 하며 안타까워했는데 웬걸, 다음 날 그다음 날 오히려 애벌레 수가 계속 늘어났다. 실험을 통해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는 영하 35도, 알은 영하 47.2도까지 견디는 것을 확인했다. 붉은점모시나비는 빙하기 흔적을 간직한 살아 있는 생물 화석이다.” 

-허락 없이 붉은점모시나비를 채집하면 벌금 5000만 원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귀한 몸이 됐다.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2016년 4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생물환경소재은행학회에서 붉은점모시나비의 항동결, 항열성 특징을 가진 알에 대한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그해 말 6년에 걸친 실험, 연구 결과를 정리해 ‘아시아 태평양 곤충학 저널’에 ‘붉은점모시나비의 글리세롤 조절을 통한 초냉각 능력’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할수록 신비한 생명체라 2019년 3월부터 유전체 전체를 해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곤충의 시간을 24절기로 구분한 이유는? 

“지구상에서 곤충은 종수도 개체수도 가장 많다. 지금까지 알려진 곤충이 300만 종인데 인간이 가지 못하는 곳에 서식하는 종까지 찾아내면 2000만 종이 넘을 것이다. 365일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한 것이 절기다. 생태계 변화를 세밀하게 볼 수 있는 기준이다. 계절에 따른 생물의 시간을 연구하는 생물계절학을 기반으로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과 생물다양성과 생물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책은 붉은점모시나비가 부화하는 소한(小寒)에서 시작한다. 지금은 각종 애벌레가 왕성하게 먹어치우며 성장하는 하지(夏至)를 지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소서(小暑)다. 산왕결물결나방 애벌레와 대왕박각시 애벌레는 체색을 바꾸고 번데기를 틀며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신동아 2020년 8월호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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