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새콤달콤 자두로 만드는 ‘반짝반짝’ 살사 요리

[김민경 ‘맛 이야기’]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새콤달콤 자두로 만드는 ‘반짝반짝’ 살사 요리

여름부터 가을까지 먹을 수 있는 자두는 새콤달콤 향기로운 맛이 일품이다. [GettyImage]

여름부터 가을까지 먹을 수 있는 자두는 새콤달콤 향기로운 맛이 일품이다. [GettyImage]

내가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은 마당이 있는 단층집에 살았다고 한다. 그 집엔 꽃밭, 아빠가 손수 만든 작은 평상, 그리고 자두나무와 대추나무가 있었다고 들었다. 다 벗고 세 발 자전거에 앉아 있는 오빠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옆으로 노란 개나리도 보였다. 나는 오빠가 간직하고 있는 그때의 기억들이 부럽다. 지금도 식구들이 자두를 먹을 때면 나만 기억하지 못하는 그 집에서의 여름 이야기를 나누곤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우리 집 식탁엔 자두가 자주 올라왔다. 자두 이름을 풀어보면 보라색(紫) 복숭아(桃)다. 토실토실 볼록한 모양에 앙증맞게 골이 팬 생김새도 복숭아와 꼭 닮았다. 복숭아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한데 저마다 수확시기가 다르다. 6월부터 9월 초까지 종류가 다른 자두를 줄줄 맛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건 알이 작고, 단단한 과육에 새콤한 맛이 좋은 대석자두다. 이보다 큼직하고 늦게 나오는 건 로얄대석인데, 모양 때문에 하트자두라고도 한다. 7월부터는 대중적인 품종 포모사(후무사)가 나온다. 대석보다 크고, 과즙이 많다. 어릴 때 자두를 움켜쥐고 한입 베어 물면 작은 손가락 사이로 단물이 주룩 흘렀는데, 그때 먹던 게 이 자두인가 싶다. 포모사는 아무리 잘 익어도 노란빛이 남아 있어 먹기 전부터 새콤함이 느껴진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각양각색 자두 세상

자두와 설탕을 넣고 같이 끓이면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먹기 좋은 자두잼이 된다. [GettyImage]

자두와 설탕을 넣고 같이 끓이면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먹기 좋은 자두잼이 된다. [GettyImage]

한편 신맛이 강하고 붉디붉은 피자두도 있다. 보통 자두는 속살이 노란데 피자두는 속살도 붉게 곱다. 잼, 청, 주스로 만들기 좋다. 대왕자두는 이름 그대로 알이 굵고 크다. 씨 크기는 다른 자두와 같으니 먹을 게 많다. 향은 진하며, 덜 시고, 더 달다. 추희자두는 늦여름과 초가을에 걸쳐 맛볼 수 있어 늦자두라고도 한다. 단맛이 진하고 쉽게 무르지 않아 여름 자두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이밖에도 과육이 단단하고 아삭한 도담자두, 체리처럼 진한 붉은 색을 띄며 향도 체리 같은 체리자두, 피자두보다 더 검붉은데 후숙하면 다디단 홍자두, 겉은 초록이고 속은 빨간색으로 단맛이 좋은 수박자두, 고랭지에서 자라며 단맛이 남다른 눈꽃자두 등 다양한 자두가 출시된다.



자두는 조각조각 썰어 먹고, 얼음과 꿀을 넣어 곱게 갈아 마실 수 있다. 설탕에 재우면 청, 설탕과 끓이면 잼이 된다. 이국 풍미를 지닌 ‘살사’도 만들 수 있다. 살사는 빵이나 나초, 타코 등에 얹어 먹는 소스의 일종이다. 살사 재료로 보통 토마토를 떠올리는데, 자두로 만들면 그보다 더 맛있다.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좋은 자두를 골라 작게 썬다. 작더라도 식감이 느껴지는 크기로 써는 게 좋다. 오이도 조금 준비해 작게 썰어 섞고, 양파나 적양파는 굵게 다져 넉넉히 넣는다. 할라피뇨 절임, 청양고추도 조금씩 썰어 넣는다. 입맛에 따라 고수 혹은 파슬리를 다져 넣고, 소금과 레몬즙(라임즙)으로 맛을 낸다. 여기 후추를 갈아 뿌리면 끝이다. 좋아하는 허브를 더 넣거나 마늘을 다져 섞어도 된다. 공식은 없다. 자두의 시고 단맛과 개성 강한 여러 재료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저마다 반짝반짝 빛나도록 만들면 된다. 모든 걸 골고루 섞어서 냉장실에 넣고 차가워질 때까지 뒀다가 먹는다.

기름진 고기요리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자두소스

자두를 곁들인 돼지고기 요리. 익힌 자두는 기름진 고기 요리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GettyImage]

자두를 곁들인 돼지고기 요리. 익힌 자두는 기름진 고기 요리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GettyImage]

탐스러운 향기와 새콤달콤한 맛을 가진 자두는 조리하면 모든 것이 한결 진해진다. 자두 예닐곱 개를 모아 잼을 만들 듯 듬성듬성 썰어 작은 냄비에 던져 넣는다. 설탕 1/3컵, 화이트 식초 1/3컵을 붓는다. 생강 2~3쪽을 편으로 썰고 마늘 2쪽은 손바닥으로 꾹 눌러 으깨 섞는다. 여기에 건자두(프룬) 너댓 개를 더한다. 집에 시나몬 스틱이나 팔각이 있으면 같이 넣고 약한 불에서 뭉근하게 끓인다. 다양한 향이 어우러져 피어나고, 자두 과육이 물러질 때까지 10분 정도면 된다. 한 김 식히는 사이 향신재료는 모두 건져내고 자두는 따로 믹서에 간다. 이 물을 다시 냄비에 붓고 맛을 본 다음 설탕으로 단맛을 맞추고, 소금이나 간장으로 짠맛을 더한다.

자두는 웨지 모양으로 잘라 설탕과 기름을 뿌려 지글지글 굽기만 해도 맛있다. [GettyImage]

자두는 웨지 모양으로 잘라 설탕과 기름을 뿌려 지글지글 굽기만 해도 맛있다. [GettyImage]

자두소스는 기름진 고기 요리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훈제오리나 오리로스 구이, 탱탱한 껍질이 붙은 오겹살 구이, 무수분으로 조리한 삼겹살 수육, 닭다리나 닭날개 구이 등에 얹어 먹는다. 양고기와도 썩 잘 어울린다. 간단하게는 짭조름한 베이컨이나 미트볼과 곁들이면 된다. 사실 자두는 웨지 모양으로 잘라 설탕과 기름을 뿌려 지글지글 굽기만 해도 고기와 곁들이면 맛이 좋다.

#여름자두 #자두살사 #자두소스 #자두잼 #신동아



신동아 2021년 9월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목록 닫기

새콤달콤 자두로 만드는 ‘반짝반짝’ 살사 요리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