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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로 ‘인생 3막’ 연 김건표 대경대 교수

“九旬 아버지 ‘이쑤시개 지압기’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연출가로 ‘인생 3막’ 연 김건표 대경대 교수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김건표(50)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요즘 연극 ‘인생 배달부’ 연출에 한창이다. 4월 1~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르는 이 연극은 연기자 전무송의 팔순 기념 헌정 공연으로 전무송, 최종원, 강인덕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70대 중반에 우연히 택배 사무실에서 만난 초등 동창 이진법(전무송, 강인덕 분)과 장가위(최종원 분)의 인생과 사랑을 코믹하고도 아름답게 그렸다. 

“최종원 선생님과 ‘연극계의 살아 있는 전설’ 전무송 선생님 헌정 공연을 기획했어요. 서울과 대구·경북 연극인들의 협업을 통해 노년의 인생을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 교수는 초등 5학년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극단 ‘딱따구리’에 입단한 아역배우 출신. 성인이 된 후에는 극단 ‘사다리’(1992)에 들어가 지방공연을 했는데, 1996년 공연을 하러 가던 차 안에서 쓰려져 병원에 실려 갔다. 당시 의사는 단순 복통이라고 진단했지만 입원 10일 뒤 서울대병원으로 올라와 네 차례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의 병명은 장간정맥 혈전증으로 인한 장괴사. 혈전용해제 등으로 응급치료를 해야 했지만 오진(誤診)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응급치료를 하지 않아 장이 90% 넘게 괴사돼 대부분 잘라내야 했어요. 의료사고죠. 서울대병원에서 7개월간 입원했다가 개복한 채 배변용 튜브를 꽂고 퇴원했는데, 의사는 살 가망이 낮다고 하더군요.” 

천직이라 생각한 배우 생활은 접었지만 그렇다고 삶까지 접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살았다. 중고교에서 연기를 지도하면서 어린이 연기 지도책 ‘맹꽁이 아저씨와 훔쳐보는 연기나라’를 펴냈고, 2004년에는 교수가 됐다. 그사이 그의 장 기능은 기적처럼 회복했고, 2015년 병원을 찾아 성공적으로 봉합 수술을 했다. 



“제가 누워 있으면 아버지는 이쑤시개 100여 개를 테이프로 묶어 매일 제 발바닥을 꾹꾹 눌렀어요. 피가 잘 통해야 한다며 지압을 해주셨는데, 참 많이 울었어요. 제가 배우에서 교육자와 평론가로, 이제 연출가로 ‘3막 인생’을 사는 것도 아버지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되면 다시 배우로서 ‘4막 인생’을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신동아 202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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