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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빅브라더 중국공산당’ 元年

13억 얼굴 3초 내 식별… 날짜별 활동 추적도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2020년은 ‘빅브라더 중국공산당’ 元年

  • 중국공산당의 정보 관리자는 특정 국민을 검색해 날짜별로 활동을 추적할 수 있다. CCTV는 단순 기록 장치를 넘어 일상을 감시하는 기기로 변질되고 있다. 2020년 중국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안면인식과 CCTV를 결합한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빅브라더가 인류 앞에 등장하고 있다.
2019년 4월 26일 중국 선전에서 공개된 안면인식 기술. [GettyImage]

2019년 4월 26일 중국 선전에서 공개된 안면인식 기술. [GettyImage]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해 다양한 개발 툴을 제공한다. MS가 공개한 오픈 소스도 적지 않다. 오픈 소스는 개발 내용을 공개해 누구나 프로그램을 쉽게 짤 수 있도록 돕는다. 복사와 붙이기만 잘해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필자는 2018년 MS의 AI 오픈 소스를 이용해 여러 서비스를 구현해봤다. 그중 하나가 이미지 인식 기술이다. 사진 속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사람의 감정도 정확하게 읽어냈다. 기쁨 슬픔 우울 공포 등 여러 감정 요인을 정량적 비율로 나타내 보여줬다. 나이도 분석해 보여줬는데, 정확도는 높지 않았다. 안면인식도 가능했다. 유명인이 사진 속에 있으면, 누구인지 정확하게 맞혔다. 10명의 유명인을 넣어봤는데 100% 맞혔다.
 
이러한 체험을 거치면서 이미지 분석 기술이 곧 보편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미지 인식 서비스는 초보 개발자가 오픈 소스를 활용해 쉽게 구현할 수 있을 만큼 보편화에 근접해 있다. 

그런데 뭔가 꺼림칙하다. 특히 안면인식 기술이 그렇다. 시스템이 신원뿐 아니라 감정까지 인식한다고 생각해보자. 또한 이러한 정보가 기업 혹은 정부에 의해 관리된다고 생각해보자. 소설 ‘1984’ 속 ‘빅브라더’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中이 美 따라잡은 이유

빅브라더의 등장을 걱정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다수 시민이 안면인식 기술의 개인 자유 침해를 우려한다. 

안면인식 기술은 구글·페이스북·MS·아마존 등 미국 기업이 이끌어왔는데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주관한 안면인식 기업 대회(FRVT)에서 확인할 수 있다. 



FRVT는 20년 넘게 진행됐을 만큼 권위가 있다. 어떤 기업이 안면인식 기술에서 탁월한지 평가한다. 참가 기업들이 출품한 안면인식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채점한다. 2018년 11월 NIST가 발표한 FRVT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한 알고리즘은 중국 기업이 제출한 것이다. 1위와 2위는 중국의 이투커지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안면인식 알고리즘이 차지했다. 3위와 4위에는 중국의 센스타임, 5위는 중국선전첨단기술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FRVT는 오랫동안 미국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회 역할을 했는데 안방을 중국이라는 손님에게 내준 격이다. 

중국이 어떻게 미국을 제쳤을까. 힌트는 러시아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엔테크랩이 6위와 7위, 보코드가 9위를 차지했다. 8위는 중국의 메그비다. 미국은 10위권 안에 에버AI(10위)만 이름을 올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권위주의 국가다.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를 강조한다. 국가의 필요에 의해 안면인식 기술도 발전한 것이다. 

미국 처지에선 안면인식 분야에서 뒤처진 게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기에 기술 개발에 제한을 둬 우위를 잃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면인식 기술은 어떻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걸까.


‘나의 보안’이 ‘너의 보안’ 침범

2018년 9월 18일 미국 ABC는 중국이 도입하는 사회 신용 시스템을 디지털 독재로 규정했다. [ABC NEWS]

2018년 9월 18일 미국 ABC는 중국이 도입하는 사회 신용 시스템을 디지털 독재로 규정했다. [ABC NEWS]

사실 안면인식 기술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다. 원자 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원자는 사용 방법에 따라 대량살상무기(핵무기)가 될 수도 있고, 전력의 주요 공급원(원자력발전소)이 될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면인식 기술이 보안에 사용되는 게 문제다. 보안은 상대적 개념이다. 누군가를 지키려면 누군가의 보안 영역에 침범해야 한다. 전쟁을 떠올려보자. 전쟁은 국가 안보라는 이름 아래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자 상대를 침범하는 것이다. 

정보 보안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정보를 보호해야 하므로 내부 망을 감시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직원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진다. 기업은 직원의 인터넷 접속 내역, e메일 내역 등을 기록한다. 우수한 보안 솔루션을 가진 기업은 직원의 이상 행위가 발견되자마자 이를 인지해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물론 기업에서 이러한 감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업 내부는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한때 ‘모바일 기기 보안(MDM)’ 기술 개발이 유행했으나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업들은 보안 목적으로 직원들의 스마트폰을 관리하고 싶어 했다. MDM이 등장한 이유다. 그러나 직원들은 MDM에 반발했다. ‘회사가 내 스마트폰을 감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또 다른 예로 네트워크 보안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 전송 내역을 암호화해 제3자에게 노출하지 않는 방식이다. 암호화된 네트워크는 기업 처지에서 보안의 사각지대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요구로 네트워크 보안 기술을 해킹해 내역을 살펴볼 수 있는 보안 기능이 등장했다. 이렇듯 보안은 상대적 개념이다. 

요약하면 ‘나의 보안’이 ‘너의 보안’을 침범한다. 또한 개인의 안전을 위한 감시 장치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안면인식 기술도 똑같다. 국가 안보를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개인 감시 용도로 활용할 경우 유용한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내부를 통제해왔다. 검열이 일상인 데다 인터넷을 통제하며, 외부로의 네트워크 공유도 차단한다.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안보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사전 검열은 안보 위협 요소를 차단한다.


국가 안보를 위해 사용되는 안면인식

2013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을 검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2013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을 검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안면인식 기술의 사용 범위는 넓지 않다.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이기에 보안 분야로 활용이 국한된다. 보안 분야에서 용도는 검증(Verification)과 식별(Identification)로 나눠볼 수 있다. 

검증은 진위를 가리는 것이다. 안면인식에서 얼굴은 계정 역할을 한다. 애플의 페이스아이디(안면인식 방식의 생체 인증)를 떠올리면 된다. 페이스아이디 같은 방식을 1:1 매칭 기법이라고 한다. 진위만 가리면 되기에 정확도가 높으며 얼굴 정보를 침해할 우려도 거의 없다. 정보 보안을 위해 얼굴이 암호화돼 저장되기 때문이다. 검증 과정에서도 암호화된 값으로 대조한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미국이 테러 피해를 당했다. 범죄 현장이 광범위해 테러범을 찾는 게 매우 어려워 보였으나 연방수사국(FBI)은 나흘 만에 테러범을 검거했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모인 10테라바이트(고화질 영화 1000편 분량)에 달하는 영상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쉽게 검거할 수 있었다. 

FBI는 차세대 신원 검증(NGI)이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홍채 정보, 얼굴, 목소리 등의 개인 정보를 활용해 범죄에 대응하는 것이다.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18년 4월 미국의 앤비디아는 범죄자를 빠르게 식별하는 지능형 CCTV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안면 식별로 범죄자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게 목적이다. 목표는 식별의 정확도를 99%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보다 한술 더 떴다. 범죄 대응을 넘어 국민 통제 수단으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 2020년까지 ‘사회 신용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이 시스템은 신용 등급을 매겨 국민을 통제하는 기술이다. 인민은행과 법원 등의 신용 기록을 토대로 전 국민과 기업의 신용 등급을 점수화한다. 단순히 신용 평가에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용에 따라 자녀의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공공 서비스 혜택에도 제약을 받는다. 

안면인식은 중국이 사회 신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적의 기술이다. CCTV에 포착된 국민을 일일이 감시해 신용 등급을 매길 수 있다. 중국공산당은 앞으로 국민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자유 침해의 티핑포인트

강조하건대, 안면인식은 국가와 기업이 국민과 직원을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처에 설치된 CCTV와 안면인식 기술은 개인 자유 침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이 CCTV 설치다. CCTV를 설치함으로써 도시 관제 센터가 정보를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다. 다수의 사람이 CCTV 설치 확대에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광범위하게 설치되더라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 정보는 매우 방대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글로 쓰는 것’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은 분량에서 차이가 크다. 한 줄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건도 영상으로는 분량이 많다. 그런데 안면인식은 ‘말로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방대한 영상 정보를 관리하면서 특정인을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에는 영상 속에서 특정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하면 특정인을 일일이 주시하고 추적할 수 있다. 

CCTV에 쌓인 영상 정보는 정리되지 않은 정보 덩어리였으나 안면인식 기술의 등장으로 관리자가 이를 요약하고 체계화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것도 사람별로 말이다. 13억 얼굴을 3초 내 인식한다. 쉽게 말해 중국공산당의 정보 관리자는 특정 국민을 검색해 날짜별로 활동을 추적할 수 있다. 

CCTV는 이제 단순 기록 장치를 넘어 우리의 일상을 감시하는 기기로 변질되고 있다. 2020년 중국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 같은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빅브라더가 인류 앞에 등장하고 있다.




신동아 202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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