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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을까 말까 망설여지면 일단 맞자

알아두면 쓸모 있는 코로나19 백과사전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백신 맞을까 말까 망설여지면 일단 맞자

  • ● 남들 다 맞으면 나도 안전하겠지? NO!
    ● 델타 변이 바이러스 배출량 1차 유행 때의 최대 300배
    ● 이상반응 나타나면 의료진과 ‘예방접종 도우미’ 통해 신고
    ● 델타 변이 확산, 백신 면역률 저하 … 최악의 겨울 올 수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종사자들이 9월 9일 현장에 설치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종사자들이 9월 9일 현장에 설치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한때 희망적이던 여름이 끝나가며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9월 5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사의 일부다. ‘코로나19’는 2019년 처음 세상에 나타났다. 병원체 이름 뒤에 ‘19’라는 숫자가 붙은 이유다. 이후 약 2년이 흐르는 동안, 인류는 코로나19를 근절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여러 번 품었다. 지난해 겨울 백신접종이 시작된 뒤 한동안 기대가 최고조로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북반구가 가을에 접어드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암울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처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한국에서도 7월 7일부터 70일 넘게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하는 이른바 ‘4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질병청) 통계에 따르면 9월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39.9%다. 2월 26일 접종이 시작된 이래 200일 만에 2048만5521명이 백신접종을 마쳤다. 해외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델타’ ‘뮤’ 등 이름도 낯선 변이가 계속 출현·확산하는 점도 문제다.

현재 코로나19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는 언제쯤 코로나19 걱정 없는 일상을 맞이하게 될까. 최소한 지금보다 좀 더 안전하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19와 함께하는 네 번째 명절을 앞두고 궁금한 점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주의할 것은 코로나19에 관한 인류의 지식이 아직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여기 정리한 내용은 과학계가 현재까지 확인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 잠정적이고 오류 가능성이 있는 정보임을 밝혀둔다.



Q.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위험 얼마나 큰가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사당종합체육관 모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을 최소화하려면 접종 전 예진과 접종 후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스1]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관악구 사당종합체육관 모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을 최소화하려면 접종 전 예진과 접종 후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스1]

9월 이후 한국에서 18~49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본격화했다. 숙련된 의료 인력과 첨단 인프라, 시민의 적극적 협조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접종률은 최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백신접종자가 늘면서 부작용 보고 또한 급증한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백신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을 겪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하며 시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9월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이상반응 의심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접종 5183만2703건 가운데 21만5501건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율 0.42%(1차 접종 0.49%, 2차 접종 0.29%)다. 백신 제조사별로 보면 얀센 0.60%, 모더나 0.56%(1차 0.53%, 2차 0.64%), 아스트라제네카 0.49%(1차 0.73%, 2차 0.19%), 화이자 0.33%(1차 0.32%, 2차 0.36%) 순이다. 이 가운데 백신접종과 이상반응 사이 인과성이 인정된 사례는 매우 적다. 질병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9월 3일까지 심의한 2117건 가운데 252건에 대해서만 인과성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접종을 피하는 것보다 백신을 맞는 쪽의 이득이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최원석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교통사고가 발생한다고 차를 안 탈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백신은 인체에 바이러스 항원, 즉 ‘항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물질’을 생성한다. 화이자·모더나 같은 ‘mRNA 백신’이나 아스트라제네카·얀센 같은 ‘바이러스벡터 백신’ 모두 마찬가지다. 어느 종류 백신을 맞든 체내에 항원이 형성되면, 그 자극을 받은 면역세포의 작용으로 코로나19와 맞서 싸울 항체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접종 부위 통증·두통·피로감·근육통·발열·오한 등 ‘일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의 경우는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거나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잘 쉬면 2~3일 안에 사라지는 증상이다. 9월 12일 기준 국내 이상반응 신고 내용 절대 다수(20만6395건, 95.8%)는 이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대 이상반응 신고’도 4.2%(9106건) 있었다.

Q. 중대 이상반응, 코로나19보다 위험한 것 아닌가

현재 코로나19 백신접종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바로 ‘중대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일 것이다. 백신접종 후 드물지만 호흡곤란, 부종, 몸 전체의 발진, 빠른 심장박동, 현기증, 쇼크 등의 증상을 동반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즉시 응급처치를 받아야 생명을 구한다. 방역 당국은 이 문제에 신속 대응하고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모든 사람이 일정 시간 의료기관에 머무르도록 하고 있다.
그 외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mRNA 백신은 심근염이나 심낭염을 ‘매우 드물지만’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두 질환 역시 신속히 진단받고 의료적 처치에 나서면 예후가 나쁘지 않다.

백신접종 후 구토를 동반한 두통, 호흡곤란, 복부 통증, 팔다리 부종, 멍이나 출혈 등 ‘혈소판감소성 혈전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슴 통증, 압박감, 불편함, 호흡곤란, 숨가쁨, 호흡 시 통증, 실신 등은 심근염·심낭염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 이 또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접종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나 장기 괴사 등 다른 중증 질환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어서다. 대한혈액학회는 “백신이 접종 후 수일~수개월 내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이상반응 신고가 늘고 있는 하혈 등 월경 관련 장애에 대해서도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9월 2일 “관련 내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월경 이상은 스트레스나 피로, 갑상샘 질환, 자궁근종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원석 교수는 “장기 괴사 역시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임상적으로 발생이 적지 않은 질병이다. 현재로서는 백신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Q. 백신접종 후 문제 발생 시 어떻게 보상받나

아직 인류는 코로나19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감염병 확산 후 채 1년도 되기 전 개발돼 대규모로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것이 피해를 줄이고 예방법을 찾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은 의사가 신고하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접종 후 불편을 느끼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문제를 확인받는 게 중요하다. 방역 당국은 백신 피접종자에게 문자를 보내 직접 이상반응을 신고할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이 문자에 첨부된 URL에 접속하면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로 바로 연결된다. 여기 증상을 입력하면 된다. 온라인 홈페이지  ‘예방접종 도우미(https://nip.kdca.go.kr)’에서도 이상반응을 신고할 수 있다. 해당 사이트 ‘코로나19 예방접종’에서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로 들어가자.

이상반응을 신고한다고 바로 피해보상 신청까지 되는 건 아니다.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피접종자뿐 아니라 해당 환자를 진료한 의사까지 방역 당국에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해야 한다. 이후 진료비 영수증과 질병관리청에서 요구하는 구비 서류를 보건소에 제출하면 절차가 진행된다. 피해보상 신청에 필요한 서류 목록은 ‘코로나19 예방접종(https://ncv.kdca.go.kr)’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반응 및 피해보상이 접수되면 먼저 각 시·도 역학조사관이 해당 사례와 백신접종 사이 인과관계를 찾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질병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이 그 결과를 받아 사안을 ①인과성 명백 ②인과성에 개연성 있음 ③인과성에 가능성 있음 ④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움 ⑤명백히 인과성이 없음 다섯 단계로 구별한다. 원칙적으로는 ①~③으로 판정돼야 보상금 지급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질병청은 ④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세부 분류 ‘④-1 근거자료 불충분’과 ‘④-2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경우일 가능성 높음’ 가운데 전자에 해당할 경우 의료비를 1인당 1000만 원 한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 원칙은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뿐 아니라 경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을 높이고자 피해보상 범위를 넓게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과 백신 사이 인과관계 인정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필요한 건 시민들이 ‘백신접종 후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정부가 책임지고 치료해 준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곳곳에서 ‘백신접종 후 건강에 이상이 생겼는데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됐다’는 항의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례가 쌓이면 시민들 사이에서 백신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 교수 지적이다.

Q. 건강한 일반인도 코로나19 백신 맞아야 하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월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 조치 등이 포함된 코로나19 새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월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 조치 등이 포함된 코로나19 새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뉴시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신접종은 선택 사항이다. 인도네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미크로네시아연방공화국 등 극소수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대부분 나라가 그렇다. 그러나 최근 상황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월 9일 미국 인구의 약 30%인 1억 명 이상에 대해 백신접종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미국 연방 공무원과 의료계 종사자, 100인 이상 민간 기업 직원은 반드시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9월 24일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지침을 어기는 기업에 건당 최대 1만4000달러(약 1634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9월 2일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하는 즉시 12세 이상 모든 국민에 대해 백신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미 12세 이상 시민이 학교 등 공공장소에 들어가려면 ‘백신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사실상 백신 의무화 조치를 취한 셈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백신접종의 유용성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델타 변이의 위협이 거세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설명이다.

“일반인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커질 경우 치명률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일부 바이러스가 그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맞지만, 바이러스의 진화에서 치명률은 방향성이 없다. 바이러스는 오직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따라서 전파력은 커지고 치명률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을 이끄는 델타 변이가 그 사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다퉈 “델타 변이에 대응하려면 백신접종률을 당초 계획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종현학술원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 무엇이 위기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는 원래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다른 환자를 감염시키는 수)가 2.5 정도였다. 델타 변이로 이 수치가 5~9까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집단면역 형성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이 한계를 ‘돌파’하고자 점점 더 많은 국민에게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셈이다.

Q. 코로나19 델타 변이는 얼마나 위험한가

현재까지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치명률을 높였다는 보고는 없다. 그러나 가공할 만한 전파력만으로도 이미 사회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게 일반적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환자의 전파력을 살펴보고자 국내 유행 초기부터 이들의 호흡기 검체 바이러스양을 측정, 분석해 왔다. 김은진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사분석팀장은 8월 24일 그 결과를 발표하며 “델타 변이 감염 환자의 증상발현일 기준 바이러스 배출량은 국내 1차 유행 당시 환자와 비교해 300배가량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2차, 3차 유행 때와 비교해도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대 20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델타 변이 환자의 감염 전파 가능성이 매우 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병원체의 빠른 확산은 확진자 수 증가를 초래해 국내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를 야기할 위험이 크다.

지난해 겨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에서는 상당수 의료기관이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연령을 ‘60세 미만’으로 제한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소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쪽에 의료 서비스 공급을 집중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넘쳐나는 바람에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갖고도 제때 의사를 만나지 못해 숨을 거두는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2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골동품상 레이 디모니아(73) 씨 사례를 소개했다. 디모니아 씨는 발작 이후 인근 3개 주 43개 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모든 곳에서 병상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12시간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320㎞ 떨어진 미시시피주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해당 기사에서 유족들은 “디모니아 씨가 지난해 4월 심장 발작을 일으켰을 때는 3시간 만에 치료를 받았다”며 “코로나가 아닌 응급 상황 대비를 위해서라도 코로나19 백신 비접종자들은 백신을 맞아달라”고 호소했다.

앨라배마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9월 초 기준 40% 안팎으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 인근 플로리다주, 미시시피주 등 미국 남부에 속하는 다른 주 역시 접종률이 50% 미만으로 대다수 의료시설이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로 몸살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WHO 집계에 따르면 9월 초 기준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억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45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디모니아 씨처럼 다른 질병을 갖고도 코로나19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초과 사망(excess death) 통계까지 포함하면 이 수는 훨씬 많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선 코로나19 환자 치료 때문에 암 환자를 거부하는 병원까지 나왔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탈진을 호소하며 병원을 떠나는 의료진이 급증했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이라고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얘기다.

“지난해 2월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일어났을 때 의료봉사차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의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되며 수많은 환자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것을 봤다. 평소 같으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을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 광경을 본 기억이 아직도 많은 의료진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9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설치된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작품 ‘인 아메리카: 리멤버(In America: Remember)’. [뉴시스]

9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설치된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작품 ‘인 아메리카: 리멤버(In America: Remember)’. [뉴시스]

Q.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최근 세계 곳곳에서 ‘돌파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건 사실이다. 코로나19 백신을 2회 다 접종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7월 말∼8월 초 사이 벨기에 한 요양원에서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 7명이 잇달아 사망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당장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0%’로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 9월 초 들어 하루 1만 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화이자를 주력 백신으로 사용한 이스라엘은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3차 부스터샷 접종에 이어 최근 4차 접종까지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완벽한 방패’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이 접종을 권하는 건, 현실적으로 코로나19에 맞설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백신을 맞으면 최소한 병의 진전과 악화를 막을 수 있음이 각종 연구를 통해 확인된 때문이기도 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월 23일 브리핑에서 “돌파감염 사례가 보도되다 보니 예방접종 효과가 없거나 떨어지리라 여기고 접종을 기피하거나 주저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분석 결과 돌파감염 사례는 전체 접종자 대비 0.03%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 5~7월 데이터를 분석하면 접종 완료 시 중증화 예방 효과 85%, 사망 예방 효과는 97%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래도 백신만 믿지 말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계속 지켜야 한다.

Q.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나는 안 맞아도 괜찮지 않을까

당초 방역 당국이 “국민 70% 이상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내세웠을 때 기대한 게 바로 이런 효과다.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다. 뉴욕타임스는 5월 3일 일찌감치 “많은 전문가는 미국이 집단면역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전국 평균 백신접종률이 95%에 도달해도 일부 소도시 접종률이 70%에 그칠 경우, 코로나19는 해당 소도시를 중심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는다 해도 내게 코로나19 항체가 없으면 바이러스는 바로 그 빈틈을 파고든다. 비접종자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가며 변이를 거듭할 수 있다.

최근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델타 변이가 생겨난 곳은 인도다. 2월까지 하루 확진자 수를 1만 명 이하로 통제했던 인도는 이후 방역에 구멍이 뚫리며 5월 들어 신규 환자가 매일 40만 명 안팎씩 발생하는 재앙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번졌고, 불과 몇 달 만에 세계를 뒤덮었다.

코로나19 병원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같이 RNA 바이러스에 속한다. 본질적으로 변이가 잦다. 변이의 목적은 ‘생존’이다. 철학자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백신도 그렇다. 백신접종 속도가 바이러스 변이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바이러스는 생존을 위해 백신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더 빨리 진화하게 된다.

가을, 겨울은 특히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커지는 시기다. 일찌감치 백신접종을 마친 선진국을 중심으로 효능 감소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점도 우려를 부추긴다. 최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5~6개월이 지나면 면역 효과가 88%에서 74%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경우도 4~5개월 뒤 효과가 77%에서 67%로 낮아졌다고 한다. 팀 스펙터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최악의 경우 올겨울이 되면 일찍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 면역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각국이 부스터샷 접종을 서두르는 이유다.

#코로나19 #백신접종 #백신부작용 #델타변이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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