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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극혐’하는 사람과 식사를 함께 한다면

[책 속으로] ‘혐오 없는 삶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내가 ‘극혐’하는 사람과 식사를 함께 한다면

바스티안 베르브너 지음, 이승희 옮김, 판미동, 312쪽, 1만7000원

바스티안 베르브너 지음, 이승희 옮김, 판미동, 312쪽, 1만7000원

하나의 가정을 해보자. 정치적 지향점이 정반대인 두 사람이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한 공간에서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져야 한다면 어떨까.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어도 괜찮다. 난민 수용, 동성결혼 법제화, 페미니즘 등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는 차고 넘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주장을 외치다가 지쳐 집으로 돌아가게 될까, 혹은 서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 팔로를 하며 다음 약속을 기약하게 될까.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벌어진 일이다. 2013년 1월 동성애를 혐오하는 핀바르와 동성애자 크리스는 함께 점심을 먹는다. 핀바르는 어릴 적 동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동성애자를 혐오하며 살았다. 그 후로 동성애자와 실생활에서 만난 적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크리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다. 핀바르가 동성애에 적대감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역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아일랜드 중년 남성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놀랍게도 둘은 그 식사자리를 시작으로 친구가 됐다.

책 ‘혐오 없는 삶’ 저자 바스티안 베르브너는 편견에 기초한 혐오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러한 접촉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혐오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 중 하나를 삶의 반경 안으로 들이는 것이다. 베르브너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책을 기술하기 때문이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 편집장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게 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취재했다. 집시를 사회의 골칫거리로 여기던 독일의 한 부부가 윗집에 이사 온 세르비아 출신 가족과 이웃사촌이 돼 그들의 추방을 막고자 변호사까지 찾아간 사연 등이다.

미국의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에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분비물과 노폐물 같은 것에 대한 동물적 거부 표현이다. 두 번째는 역겨운 물질을 특정 집단에 투사하는 문화 차원의 혐오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대화는 사회문화적 편견이 만들어낸 적대감의 벽을 무너뜨렸다.



“공감은 우리가 이전에 멀리서 붙여두었던 라벨을 상대의 육체에서 떼어 내 버린다. 적(敵), 롬족(집시), 난민, 외노자놈(외국인노동자를 비하하는 표현), 이 모든 것이 단 하나 사람만 남을 때까지 그 의미를 잃는다.”

책의 한 구절이다. 저자는 라벨을 떼어내는 작업을 우연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나아간다. 한국 사회에서도 혐오는 실재한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내 편과 네 편을 나누는 갈등 양상은 더 불거질 전망이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소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약속을 잡아보자. 도저히 식사가 불편하다면 커피라도.

#혐오 #외노자 #난민 #페미니즘 #신동아


결핍의 힘
최준영 지음, 북바이북, 236쪽, 1만4000원

저자는 인문독서 공동체 ‘책고집’ 대표다. 전국 교도소와 노숙인 쉼터 등을 돌며 인문학을 강의해 ‘거리의 인문학자’로도 불린다. 이 책은 자기 자신과 타인의 결핍을 마주하고 그것을 원동력 삼아 인생 공부를 이어가는 한 학자가 세상에 건네는 이야기다. 저자는 삶이란 끝없이 자기 안의 결핍을 마주하는 과정이며,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2 WEEKS 비즈니스 영어 : 프레젠테이션
케빈경 지음, 다락원, 160쪽, 1만3000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비즈니스 영어를 가르치며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하루 1시간씩, 2주 동안 책 순서대로 따라 하면 영어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을 습득하게 된다. 다락원 사이트(darakwon.co.kr)에서 제공하는 저자의 음성 강의 파일도 유용한 자료다.



신동아 202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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