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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코드’를 찾아서 <마지막 회>

대한민국 석공예 명장 백남정

최고 석공의 비결은? 돌을 볼 때 황금 보듯이 하라

  • 공종식│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kong@donga.com│

대한민국 석공예 명장 백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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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석공예 명장 백남정
▼ 친구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했는데 백 선생님은 정으로 돌만 치는 생활이 슬프지 않았나요.

“사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습니다. 상장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제 밑으로 동생이 세 명이나 있었어요. 이러니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장날에는 저는 동생을 돌보기 위해 학교도 갈 수 없었어요. 제가 사실은 꿈이 대학교수였는데…. 그런데 요즘 대학에서 강의도 하니깐 다른 방식으로 꿈은 이룬 셈이네요.”

그는 2년 동안 석공예 기술을 배운 뒤 독립을 했다. 198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당시 국내 석공예 회사들은 일본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큰 회사들이 수출계약을 따오면 계약 물량 중 일부를 석공들에게 도급 주는 방식이었다. 그는 일종의 하도급업체였던 셈이다.

“지금이야 좋은 기계가 많이 나왔지만, 당시는 거의 수작업에 의존했어요. 지게차도 없어 석공예에 쓰일 돌을 손수레로 밀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일본 수출용으로 일본 석등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기술이 있었고, 다른 사람보다 성실했기 때문에 인정을 받았습니다. 돈벌이도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고향집에도 돈을 부쳐드릴 수 있었고, 가정도 꾸릴 수가 있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그런데 1995년에 큰 위기가 왔다. 석공제품 주 소비처였던 일본이 그때부터 거래선을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돌리면서 주문이 뚝 끊긴 것이다.

“정말 막막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돌 일인데 이 일을 할 수 없게 되나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런데 이 위기는 뜻밖에도 그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를 제공했다. 창덕궁 복원공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선배 석공예 명장인 임동조 명장이 창덕궁 복원공사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창덕궁 복원공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복원공사에 참여하면서 주초와 기단석을 깎았지요. 2002년까지 그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경희궁과 경복궁 복원공사에도 참여하면서 석공예 분야에서 전문성이 훨씬 깊어지게 됐다.

▼ 창덕궁 등의 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조선시대 석공예기술을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시 석공의 수준은 어떤가요.

“그때 석공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지금처럼 기계가 없어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쪼아서 만들어야 했거든요. 오히려 지금 석공은 쉽게 일을 한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은 기계를 사용하면서 복원을 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당시 주춧돌을 보면 때로는 석공이 실수한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어요. 앞으로 숭례문 복원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데, 숭례문 복원에서는 아예 공구까지 전통적인 것과 똑같은 방식의 공구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 시대가 바뀌면서 석공기술도 발전하나요.

“그럼요. 옛날 방식으로 하면 지금처럼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없지요. 시간이 오래걸리거든요. 석조각품이나 석공예품을 보면 사람이 옷 입은 것과 똑같습니다. 사람에 따라, 정다듬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돌 옷’이 달라집니다.”

▼ 국내에 석공이 많나요. 몇백명이 되나요.

“훨씬 넘지요. 아마 몇천명은 될 겁니다. 돌을 다루는 사람은 5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석공, 조각, 석재시공, 쌓기, 드잡이로 나눌 수 있어요.”

▼ 석공예가 산업적으로는 어떤가요. 수요가 많나요.

“사실 수요가 별로 없어요. 사찰에서 석등이나 석탑 수요가 약간 있어요. 그런데 그마저 중국산이 들어오니깐…. 쟁이들이 어렵습니다. 중국산만 덜 들어와도 국내에서 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할 만하지만 중국 쪽 가격이 너무 싸서, 우리로선 매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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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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