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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⑦

친환경 생활문화 이끄는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물 팔아 번 돈, 물 지키는 데 써야죠”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친환경 생활문화 이끄는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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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생활문화 이끄는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고객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겠다는 의미의 ‘또또사랑’을 경영이념으로 하는 웅진코웨이 박용선 사장은 앞으로 좀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환경운동에 동참할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로 성장한 회사지만 개인적으로 비데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직접 비데를 생산한 게 벌써 20여 년 전입니다. 그동안 여러 회사에서 비데를 생산했지만 판매량은 극히 적었죠. 비데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벌어진 재미난 일도 많습니다. 비데에서 손 닦은 사람, 세수한 사람, 심지어 비데에서 나오는 물을 마신 사람까지 있었으니까요. 웅진코웨이는 2002년에 ‘룰루비데’를 처음 출시했는데 한 달 만에 지난 20여 년간 국내에서 판매된 비데 수만큼 팔았습니다. 한 달에 2만 대 이상 팔고 있으니까요. 우리 화장실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국민 건강에도 도움을 줬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음식물 처리기도 출시했죠?

“올해 초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젖은 음식물 쓰레기의 직접 매립이 금지됐습니다. 그에 맞춰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한 거죠. 발효되거나 국물이 있는 음식이 많은 음식문화 특성상 국물을 하수구에 그대로 내려 보내면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건더기를 처리하는 것도 골치 아프고요. 몇 해 전부터 음식 쓰레기를 미생물로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선 음식물을 압축, 분쇄, 건조시켜 양을 10분의 1로 줄이는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아요. 과일처럼 당분이 많은 음식물이 분쇄기에 들러붙는 문제를 개선해야 하고, 집집마다 다른 개수대 하수구 규격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런 점을 꾸준히 보완해서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뿐 아니라 업소용 음식물 처리기까지 내놓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면 웅진코웨이가 환경으로 장사하는 회사라는 오명을 벗고 사회에 공헌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회계사 지망생이 구원투수로



박 사장은 솔직하고 화통한 사람이다. 환경재단에서 친환경기업으로 소개해도 좋다고 추천할 정도면 기업에서 추진하는 일을 조목조목 자랑스럽게 늘어놓아도 되련만, 그는 퍽 쑥스러워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속내를 드러내는가 하면, 부족한 점을 조곤조곤 설명하고 인정했다.

그는 홍익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영어회화 테이프를 판매하는 도서출판 헤임인터내셔널에 입사했다. 지인의 권유로 취직했지만, 원래는 회계사가 되고 싶었다. 마침 경리부로 발령이 나, 처음 몇 달 동안 마음 편히 공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흘러갔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동남아를 순방하고 돌아와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잘못됐다”고 지적하자 헤임인터내셜에서 판매하는 영어회화 테이프가 엄청나게 팔리기 시작한 것. 과외금지령이 선포되면서 일은 더욱 많아졌다.

그뒤 그는 방문판매본부장, 웅진미디어 관리 이사, 그룹 종합감사실장을 거쳐 1998년 2월 웅진코웨이개발 대표로 발령이 났다.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에 대표가 되자 주위에선 윤석금 웅진 회장과 인척관계라는 소문도 돌았다. 사실무근이다. 정작 기뻐해야 할 박 사장은 사실 그렇지 못했다. 그는 ‘좌천’으로 받아들였다. 정수기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웅진코웨이개발은 당시 규모가 매우 작았고, 더구나 외환위기 직후라 회사 사정이 말이 아니었던 것. 그는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값비싼 정수기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렌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제가 렌털 사업을 처음 시작한 건 아니에요. 1990년대 초반에 이미 렌털을 시도했거든요. 윤석금 회장께서 ‘정수기의 생명은 물을 걸러주는 필터이고,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만 수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기대에 못 미쳐 바로 접었습니다. 그러다 1997년 11월에 IMF 체제에 들어서니까 회사 내부적으로 ‘집에 있는 정수기도 내다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고가의 정수기가 팔리겠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다시 한번 렌털 서비스에 도전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가 대표이사를 맡은 거죠.”

1990년대 초반 실패했던 렌털 제도가 1998년 정수기시장을 이끄는 독보적인 사업방식으로 자리잡은 데는 박 사장이 낸 아이디어의 힘이 크다. ‘아줌마’ 이미지가 강한 주부사원을 세련된 이미지로 바꾼 서비스 요원 ‘코디’는 이영애, 김정은 같은 톱모델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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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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