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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⑨

‘기업회생 마술사’ 배영호 코오롱유화 사장

“친환경 석유수지로 오염 잡고 방출 가스 연료화로 비용 절감”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기업회생 마술사’ 배영호 코오롱유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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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마술사’ 배영호 코오롱유화 사장

배영호 사장은 “지속적인 환경투자와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수익을 구축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배 사장이 타이어코드 사업부장으로 부임한 뒤 2년 만에 부서는 흑자를 기록했다. 직원이 6명에 불과했던 이 부서는 일약 사업본부로 승격됐다.

1998년 배 사장은 위기에 처한 코오롱유화와 코오롱제약의 사장을 겸임하며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1998년 사장 부임 당시 코오롱유화는 매출이 1600억원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그가 사령탑을 맡으면서 수익과 외형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석유수지를 생산하는 여수공장이 준공되면서 석유수지 부문 연산 8만t으로 세계 4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올해 코오롱유화의 매출액은 4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회생 마술사’

적자에 허덕이던 코오롱제약을 부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킨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1998년 코오롱제약의 매출액은 426억원, 순이익은 19억원 적자였다. 부채비율은 363%에 달했고, 직원들의 이직률은 40%를 넘나들었다. ‘중환자’와 같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당시 코오롱제약은 잘못 건드리면 금방 죽을 것 같은 중환자였어요. 탐문해봤더니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가장 큰 문제였어요. 그래서 가장 쇼킹한 방법을 썼습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똑같이 빳빳한 신권 100만원을 넣은 봉투를 돌린 거지요. 선금을 지르는 건 다 믿을 만하니 그런 거 아닙니까.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리해고 대신 마구잡이로 벌여놓은 화장품, 의료기기 사업부터 정리했어요. 부임하던 해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돌리는 데 든 비용은 3억원이었고, 그 돈을 받은 직원들은 그해 19억원의 적자를 내던 회사를 이듬해 흑자로 돌려놨습니다. 죽어가는 환자를 튼튼하게 회복시킨 뒤 저는 기쁘게 물러났지요.”

적자가 날 때 직원에게 격려금을 돌린 경영인의 역발상은 지금도 ‘경영 교과서’의 한 장으로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배 사장은 건국대 겸임교수로 위촉되기도 했다.

“공대 출신이 무슨 경영을 하냐고 하는 사람도 많습디다(배 사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경영이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는 이치와 똑같거든요.

CEO에겐 동물적인 감각과 결단력, 미래를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결단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주변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충분한 지식을 쌓아야 하고요. 적자 위기의 코오롱제약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돌린 것도 그들과 부단히 대화하며 떠오른 아이디어였어요.

결정의 타이밍도 중요해요.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하긴 어려우니까요. ‘무엇이 최선일까’ 결정을 미루다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두는 거죠.”

현재 석유화학업계가 처한 현실이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코오롱유화는 유례없는 원유가 폭등 및 기초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창사 이래 최초로 4분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외부환경의 악화에 대응해 코오롱유화는 리스크 경영, 사업 합리화 검토 등 다각적인 방안을 실행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악순환은 단기 처방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배 사장이 그 타개책으로 내놓은 게 ‘사내 가치혁신’ 활동이다.

여수공장은 ‘블루오션’

그는 최근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사내 가치혁신’과 ‘블루오션’ 전략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범람으로 ‘레드오션’에 빠진 석유화학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수익 사업은 과감히 제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자”는 것이 그 요체다. 특히 제거(Eliminate), 감소(Reduce), 향상(Raise), 창조(Create)해야 할 요소들을 발굴해 과감히 실행하자는 가치혁신의 핵심 방법론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석유화학업계의 ‘블루오션’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는 것이 바로 ‘블루오션’ 전략 아닙니까. 남이 따라올 수 없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거나 월등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비근한 예로 코오롱유화가 지난해 준공한 여수공장은 바로 석유화학업계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석유수지는 코오롱유화가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석유수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른 업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열려 있었죠. 그래서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고 원료를 선점하기 위해 석유수지의 원료가 생산되는 전남 여수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으면 다른 기업이 쉽게 시장을 넘보지 못하거든요.

450억원을 들여 석유수지 연산 2만t의 여수공장을 짓겠다고 하자 반대여론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공장이 준공된 뒤에는 비판적인 의견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예상보다 제품 판매가 잘 돼 처음부터 공장가동률이 100%를 기록했고, 곧바로 증축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여수공장의 등장으로 코오롱유화는 석유수지 생산에 있어 세계 4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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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 사진·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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