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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의 ‘WORLD NO.1’ 탐방 ⑩

장인정신 빛나는 ‘줄자 명가’ 종합공구회사로 비상

코메론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장인정신 빛나는 ‘줄자 명가’ 종합공구회사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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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 빛나는 ‘줄자 명가’ 종합공구회사로 비상

단순해 보이지만 줄자 제조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공구는 대개 작업 현장에서 험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과거 공구업계에선 ‘기능만 좋으면 된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강했다. 그렇지만 코메론은 ‘디자인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판단에 따라 1990년대 초부터 ‘디자인 경영’을 적극 도입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부터 20여 회에 걸쳐 GD(Good Design)마크를 받아냈고 2001년에는 ‘한국밀레니엄상품’에 선정됐다. 2003년에는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이름을 올렸고, 2005년에는 벤처디자인대상을 수상했다. 또 2006년 대한민국디자인경영대상 우수상을 거머쥔 데 이어 2007년에는 독일의 iF Design Award 공구 부문에서 국내 업체 최초로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코메론은 디자인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07년 사내에 ‘디자인경영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소재에서 유통까지 통합시스템

강동헌 대표는 “우리 회사는 디자인과 줄자 기능 기획 등 연구개발(R·D)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줄곧 줄자 한 분야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측정공구인 줄자는 공사 현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쓰인다. 체육시설 트랙 길이를 재는 데도 쓰이고 화구, 문구, 팬시 제품으로도 애용된다”며 줄자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코메론이 한 달에 생산하는 줄자는 60만~70만개. 1년이면 700만개 이상 생산하는 셈이다. 1963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코메론이 생산한 1m에서 100m까지 다양한 줄자의 길이를 모두 합하면 지구를 30바퀴 이상 감을 수 있다고 한다. 해마다 이처럼 많은 줄자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는 코메론의 치밀한 전략 덕분이다.

줄자에 대한 수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많다. DIY(Do It Yourself)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줄자를 소비재라기보다는 산업재로 취급한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 한번 줄자를 구입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메론은 이런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일찌감치 내수보다 수출을 지향하는 판매 전략을 세웠다. 물론 국내 줄자 시장에서도 코메론의 지위는 독보적이다. 해외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줄자 시장 규모는 10억달러 수준. 이 가운데 북미와 유럽의 비중이 특히 높다(각각 3억달러). 코메론은 80여 개국 에 줄자를 수출하고 있는데, 시장 규모가 큰 북미와 유럽에 집중하고 있다. 백승운 부장은 “북미 지역은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DIY가 활성화돼 있고, 건축과 측량 등 연관 사업들이 호황이라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메론은 북미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1997년 100% 자체 출자한 현지법인 ‘코메론USA’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코메론은 고품질, 저가격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원자재와 완제품 생산, 그리고 유통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원화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먼저 1995년 인천 남동공단에 소재 가공을 위한 압연공장을 설립했다.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 자동화 부문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줄자 제조기기의 자동화 설비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이다. 그런 까닭에 생산기술연구원이나 전문기술 인력의 지원도 많이 받았다. 이렇게 해서 구축한 코메론의 자동화 설비는 ‘자동화 시범 공장’으로 선정될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원소재 가공에서부터 공장자동화 설비까지 갖춘 코메론은 코메론USA 등 해외 현지 판매법인까지 갖춤으로써 수직적 통합시스템을 완비하게 됐다.

‘KOMELON’ 브랜드 고수

코메론은 사업 초창기부터 자기 브랜드 전략을 고수했다. 브랜드에 대한 코메론의 애착은 자기 상표 수출을 고집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코메론은 제품을 수출할 때 바이어가 OEM을 요청하면 ‘KOMELON’ 상표를 단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고 한다. 또한 부득이하게 OEM 수출을 할 때도 겉에는 주문자 상표를 부착하지만, 줄자 안쪽에는 ‘KOMELON’상표를 함께 부착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어에게 ‘KOMELON’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30개의 소량 주문을 해도 마다하지 않고 제품을 보내줬다고 한다. 일례로 10여 년 전 카리브해의 조그만 섬나라 아이티에서 바이어가 ‘시장이 작아 소량주문을 할 수밖에 없는’사정을 설명하며 470달러어치의 주문을 낸 적이 있다. 항공운임만 해도 제품가보다 많은 700달러가 들었지만 코메론은 기꺼이 제품을 보냈다. 브랜드 수출을 위해서라면 ‘밑지는 장사’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다.

브랜드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품질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100m짜리 줄자에 단 1cm의 불량이 나도 예외없이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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