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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대한민국 건설의 최전선을 가다

“피사의 사탑도 똑바로 세울 수 있다”

고려이엔시 변항용 대표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피사의 사탑도 똑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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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참사 다신 없도록 안전점검 강화, 내구성 검증 필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한 리조트 체육관 붕괴, 오피스텔 붕괴, 아파트단지 주차장 지반 붕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19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엔 안전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국민 인식도 문제지만 정부의 근시안적인 안전 투자와 기업의 저비용 구조에 떠밀린 부실 공사 체계가 일차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노후 시설물,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대책이 시급한 사안으로 떠오른다. 우리나라 사회기반시설 대부분은 1970년대에 건설돼, 현재 30년 이상 된 시설물은 1889개에 달한다. 10년 후에는 8269개로 폭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구조부의 결함 등으로 붕괴 위험이 있어 당장 보수·보강조치를 해야 하는 것만 교량 14개, 수문 12개, 댐 9개, 건축물 8개, 기타 시설 6개 등 총 49개에 달한다. 학교시설도 즉각적인 보수·보강 조치를 해야 할 게 102곳, 당장 사용을 금지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게 2곳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재난 위험이 높은 D등급과 E등급 시설물이 198곳이나 된다. 당장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E등급도 43개나 됐다. 특히 29곳이 주거용 건축물이어서 붕괴 등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35년이 넘은 건축물이 전국적으로 192만여 채에 달했다. 건물 3채 중 하나는 심각한 노후 건축물인 셈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도 시설물 고령화 시대에 진입했는데도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투자액 중 인프라시설 유지보수 투자 비율은 8%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은 38%에 달하고, 선진국 대부분이 20%를 상회한다.



시설물과 건축물은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유지보수 관리를 잘하는지가 향후 시설물의 안전과 수명을 결정짓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문제가 발생한 시설에 대해서만 응급 처치 수준의 보수·보강을 해왔다. 정부와 기업은 시설물에 대한 유지관리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예산낭비라고 생각한다.

시설물에 결함이 생겼을 때 보수·보강을 하기보다는 사전 유지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도 일정 주기마다 점검을 받고, 소모품은 제때 바꿔야 안전하게 오래 탈 수 있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시설물도 마찬가지다. 결함이 생기고 난 후에는 더 많은 안전문제와 비용문제 등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시설물 유지보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꿔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자연재해도 늘고 있다. 태풍, 집중호우 빈도도 높아지고 강도도 높아진다. 특히 지진은 노후 시설물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진 발생건수는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43.6회로 과거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80여 차례나 감지됐다. 강도도 1990년대에는 5.0 이상의 지진이 한 건도 없었지만 2000년대 이후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특히 다가구주택은 건축된 지 20년이 넘으면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붕괴, 화재 위험에 취약해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그런데 서울시내 다가구주택 등 소규모 건축물의 내진설계 적용률은 1.5%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노후 시설물에 대한 보수·보강과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내진보강 등 시설물의 사전 유지관리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에서는 2011년부터 내진보강을 시행하지만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자료에 따르면 당초 수립한 내진보강기본계획에서 실제 이뤄진 것은 8%대에 불과했다. 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병원 시설은 내진보강을 단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았다. 보강효과의 내구성 검증도 실시되지 않았다.

“피사의 사탑도 똑바로 세울 수 있다”


신동아 201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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