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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파’ <섹스파트너>찾아 떠도는 본능의 노예들

성매매에 숨은 진실

  •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섹파’ <섹스파트너>찾아 떠도는 본능의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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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와 ‘스리섬’

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인간은 본능이 지배하는 동물이다.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는 자그마한 벌레나 뱀을 보면 까무러치게 놀란다. 이렇다 할 방비 수단이 없던 우리 조상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름진 고기와 달착지근한 디저트를 뿌리칠 수 없다. 다들 굶주리던 시절엔 일단 먹고봐야 했기 때문이다.

비록 상대가 피임을 하더라도 남자의 생식 본능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단 하고 봐야 한다. 각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자신의 성매매를 합리화하지만,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본능의 노예가 돼 생식 추구를 위한 섹스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게 극단적으로 심해지면 섹스중독증으로 이어진다. 생각나면 해야 한다. 매일 술 마시고 밖에서 자는 남자 대부분은 술도 술이지만 섹스가 더 당긴다. 여기에 개인적 취향이 더해진다.

어떤 이는 매번 같은 여자만 찾고, 어떤 이는 매번 다른 여자를 찾는다. 어떤 이는 성매매 여성과 관계하기 전후 긴 대화를 나눈다. 성매매 여성이 자신을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착각을 즐긴다.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매번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 이는 새로운 여자를 정복했다는 탐색적 흥분에 사로잡힌다. 딸 같은 어린 여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아내나 여자친구와는 불가능한 특정 성행위 때문에 성매매 업소를 찾는 이들도 있다. 진한 애무, 다양한 체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여자와 동시에 관계를 갖는 ‘스리섬’도 가능하다. 석기시대에 무리지어 사냥을 했듯 성매매 업소에 친구들과 떼로 가서 ‘동지애’를 느낀다. ‘룸살롱 마니아’ 중에는 이른바 ‘초이스’에 중독된 이도 있다. 여러 명의 호스티스를 줄 세운 뒤 그중 한 명을 선택하는데, 이때 남자는 후궁을 간택하는 왕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여자들은 하룻밤에도 여러 남자와 관계를 하는 여자에게 돈을 줘가면서까지 성관계를 갖는 남자가 이해되지 않는다. 남자가 다른 여자의 몸속에 넣었던 성기를 자신의 몸속에 넣는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다. 자식을 위해서 쓸 돈도 모자란데, 자신이 뭔가를 사달라면 짜증 내던 남자가 돈을 주고 성을 샀다는 걸 알면 스스로가 ‘창녀만도 못한 존재’라는 생각에 잠이 안 온다.  



하지만 남자들은 성매매는 불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성매매 여성과 섹스를 하는 것과 아내와 결혼생활을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직업여성과 관계를 갖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남자들은 성매매를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단순한 육체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거나 안마를 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사정을 했을 뿐 마음속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고 해명한다. 그래서 불륜이 아니라는 것이다.



돈 보고 결혼하면 성상납?

남자라고 다 성매매를 하는 건 아니다. 건강염려증이 있는 남자는 성병이 두려워 성매매 여성을 상대하지 못한다. 겁이 너무 많거나 강박적인 남자는 조금이라도 법을 어기면 안 된다. 법으로 금지된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임신 가능성이 없는 여성과는 관계하지 못하는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뇌를 지닌 남자도 있다. 로맨스를 꿈꾸며 바람을 피울지언정, 성매매 여성과는 관계하지 않았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남자도 있다. 여자가 유혹에 넘어올 때마다 ‘아직 나는 죽지 않았어’라고 자부하면서 자기존중감을 유지한다. 성매매는 그런 자기존중감을 깎아내린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이 권력을 쥐면 ‘성상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화대는 섹스 노동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성관계를 가진 후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대가’라는 말이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원나이트’를 즐기더라도 남녀의 생각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는 하룻밤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는 그게 아니어서 계속 연락해오면 난감하다. 그래서 과거 혼인빙자간음죄가 있던 시절엔 여자와 관계를 가진 후 ‘면피용’으로 일부러 돈을 남기고 가는 남자도 있었다. 성매매는 적어도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여성이 섹스를 하고 돈을 받지 않더라도 섹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면 성매매라 할 수 있다. 성상납, 즉 강압 없이 동의하에 성관계를 하고 그 대가로 특혜를 주거나 승진을 시켜준다면 그것도 일종의 성매매다. 여자가 돈만 보고 애정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경우도 성매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극단주의자들은 ‘결혼은 평생 한 사람만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단지 돈을 위해 함께 살면서 섹스에 응한다면 그것도 넓은 범주에서 성매매다. 성매매엔 사랑은 없고 섹스만 있다.

성매매에는 대가가 따른다. 성병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반복적인 바이러스 감염으로 성기에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만 걸리면 상관없다.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성병을 옮겼다가 병원에서 성병 진단을 받으면 그날부터 남자는 지옥 생활을 경험한다. 성매매 사범으로 단속되면 경찰서도 들락날락해야 한다.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성매매 사실이 알려지면 절교와 이혼도 감수해야 한다.

여자가 모른 척 넘어가준다고 그게 진심이라고 착각하는 남자들도 있다. 어떤 남자는 룸살롱에 다녀오면 꼭 아내를 깨워서 섹스를 하고는 했다. 남편은 아내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합리화했지만, 아내는 언젠가 이 지긋지긋한 결혼을 끝내겠다고 이를 갈고 있었다. 당장 이혼은 할 수 없고 뾰쪽한 수가 없기에 참을 뿐이다. 아무리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기에 그냥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어느 선을 넘으면 아내도 폭발한다. 늙어서 털 뽑힌 수탉이 됐을 때 황혼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 자신은 직업여성과 관계를 가졌을 뿐 불륜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하소연해도 여자에겐 불륜이든 성매매든 불쾌하기는 매한가지다. 





신동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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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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