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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의 Outsider’s Insight

반기문은 ‘한국인 히딩크’가 되라!

  • 타릭 후세인 경제 칼럼니스트 tariq@diamond-dilemma.com

반기문은 ‘한국인 히딩크’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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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신뢰와 정직이라는 두 가치는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계는 더 그렇다. 예컨대 기업과 정계의 스캔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뒤집어놓는다. 미국 최고의 사전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사에 따르면, ‘정직’은 2005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찾아본 단어였다.

한국이 리더십 갭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 리더십의 질적인 측면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과거 부즈앨런해밀턴의 서울사무소가 이런 작업을 시도한 바 있다. 모 재벌기업의 리더십 역량을 평가한 후 이를 국제적 벤치마크와 비교했다. 13개의 리더십 세부분야 중, 한국 기업은 12개 분야에서 세계 최악의 기업에도 못 미쳤다.

한국의 리더십 갭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글로벌 및 아시아 기업과 비교할 때 한국 CEO의 재임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일례로 LG경제연구소가 2002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2.4년으로, 세계 평균의 4분의 1이었다(2004년도 부즈앨런해밀턴의 CEO 승계 연구 참고).

정부의 수장인 장관의 재임기간은 기업의 CEO보다 더 짧다. 단기간에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는 능력으로 유명한 한 전직 장관은 내게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처음 장관에 취임했을 때 역대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을 알아봤어요. 겨우 1년 남짓이었습니다. 1년 가지고는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없어요.”



오늘날 이런 상황은 더 심화되었다. 교육부총리의 빈번한 교체가 대표적인 예다. 2002년 7월, 민주당 대통령후보이던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 배명중학교 일일 교사 체험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만큼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최초의 교육부총리를 임명하면서 노 대통령은 그 약속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후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6번째 교육부총리를 임명했다. 이런 현실에서 국민이 정부의 능력에 대해 좋게 평가할 리 없다. 한국의 리더들은 자리보전조차 못하고 있으며, 정부 부문에선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하다.

소소한 잡무에 시간 허비

그렇다면 리더십 갭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총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 조직이나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명확하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말이다. 동시에 원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도 미흡했다는 뜻이다.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의 리더는 대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개혁하겠다’는 식의 구호와 약속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인기에 편승한 모호한 슬로건 때문에 구체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계획 및 필요조치는 뒷전으로 미뤄졌다. 결국 난관에 봉착했고, 지지자와 국민은 이들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둘째, 한국의 리더들은 상황을 관리할 뿐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다. 리더는 몇몇 주요한 전략적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 외의 분야는 효과적으로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리더는 여전히 너무 많은 분야에 과도하게 관여한다. 소소한 잡무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고 경영진이 참석하는 회의 중 4분의 3은 소소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은 하루 중 10∼25%의 시간만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소비한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성과평가, 역량개발, 브랜드 창출 및 강화 등의 전략을 짜내는 데 사용한다.

셋째, 차기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인적자원 관리에 소홀하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재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한국기업이나 기관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의 인적자원 부서는 임금 지급이나 채용 같은 행정적 절차만 다룬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조직은 구성원이 전문역량을 배양하고 적합한 기술을 획득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결국 고위직을 수행할 만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장애를 겪고 있다.

삼성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리더 선발 절차를 개발해 실제현장에 투입한다.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데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다. 예를 들어,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려면 360도 다면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가장 적합한 인재를 골라낸다. 한국에서 이 정도 체계화 돼 있고 전략적인 평가 시스템을 갖춘 조직은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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