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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만드는 사람들 ⑥

乘風破浪! 아이디어로 바람타고 R&D로 파도 헤친다

오토바이 헬멧 세계 1위 홍진크라운 홍완기 회장

  • 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乘風破浪! 아이디어로 바람타고 R&D로 파도 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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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기업. 홍진크라운의 오토바이 헬멧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기술력이다. 기술력의 근간은 홍회장의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에 있다. 홍진크라운은 300여 명의 직원 중 40여 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홍회장은 해마다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쓴다. 지난해 매출액은 1117억원, 올해 예상액은 1200억원이니 지난 2년 간만 해도 연구·개발비로 200억원을 넘게 썼다는 얘기다.

11월1일 문을 연 홍진연구소는 ‘연구는 곧 경쟁력’이라는 홍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배태됐다. 또한 지난해 11월19일 창립 30주년 행사에서 공표한 ‘비전 2011’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매출액이 100억원이던 1991년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에게 ‘10년 후 30주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3위 안에 들자’고 다짐했습니다. 결국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 목표를 뛰어넘어 세계 1위에 올랐고, 중국에도 공장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30주년 때는 ‘비전 2011’을 발표해 10년 후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재는 세계 1위 제품이 한 개지만 그때까지는 다섯 개로 늘리고, 매출액도 5000억원으로 키우자는 것이죠.”

홍회장은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토바이 헬멧 외에 두형보조기(어린이의 머리 모양을 예쁘게 키우기 위해 헬멧처럼 씌우는 것), 자동차 경주용 헬멧, 목 보호대, 조립식 고가도로 등에서도 세계 1위 제품을 생산하려면 연구·개발비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HJC 헬멧은 그저 매출액이 많아 세계 1위 제품이 된 것이 아니다. 품질에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1위라는 데서 홍진의 우수한 기술력이 돋보인다. HJC의 내수용 제품도 국내에서 가장 고가로 팔린다. 경주용, 스트리트용(오픈 페이스, 하프 헬멧, 풀 헬멧), 오프 로드용 헬멧의 평균 소매가는 20만원선.



하지만 똑같은 제품을 북미시장에 수출할 때는 30% 정도 비싸게 값을 매겨 250∼270달러를 받는다. 울며 겨자먹기로 덤핑 수출하는 국내 제품이 부지기수인 실정에 이는 가히 파격적인 일이라 할 만하다. 홍진이 초기부터 북미지역 유명 업체들의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 생산(OEM) 제의를 뿌리치고 고정 딜러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고가 수출전략을 감행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북미나 유럽시장에는 개당 300달러가 넘는 브랜드도 있어 HJC는 가격면에선 중고가 제품으로 통한다. 오랜 전통의 놀란이나 쇼에이가 최고가 제품. 하지만 HJC는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아 레이서들이 즐겨 찾는 인기 제품이 됐다.

국내·외 특허 42개

“미국의 600cc급 모터사이클 선수인 아론 예트가 몇달 전 시합중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오토바이 경주는 워낙 속도가 빨라 사고가 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충격이 큽니다. 그런데 예트는 넘어지면서 몇바퀴나 구르고 부딪혔는데도 머리가 말짱했어요. 사고를 당한 지 불과 몇시간 후 2차전에 나가서 2위를 했는데, 기자들은 1등을 한 선수를 제쳐놓고 그에게 몰려가 인터뷰를 했지요. 그는 ‘헬멧이 좋아서 큰 부상을 면했다’고 했는데, 그가 쓴 헬멧이 HJC였습니다. 덕분에 홍보가 아주 잘됐죠. 헬멧 겉부분이 좀 긁히고 깨졌지만 머리엔 전혀 손상을 주지 않았어요.”

오토바이 헬멧은 생명을 보호하는 장치다. 오토바이 사고에서 운전자가 뇌를 다치면 치명적이니만큼 헬멧은 그야말로 ‘생명존중의 사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헬멧을 만드는 관건은 ‘셸’이라고 부르는 외피의 강도를 높이는 데 있다. 그렇다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무거운 소재를 사용하면 착용자가 불편하다. 따라서 단단하되 가벼운 신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충격을 흡수하는 스티로폼과 내장재도 중요하고, 사고가 났을 때 헬멧이 안 벗겨지게 강도를 조절하는 등 까다로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홍진크라운은 제품 개발단계에서 여러 가지의 강도 및 충격실험을 거듭한다.

이런 실용적인 면뿐 아니라 디자인과 색상을 최신 유행에 맞게 개발하는 것도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 홍진의 헬멧은 유체역학적으로 공기저항을 덜 받도록 날렵하게 디자인됐다. 다른 헬멧보다 시야도 훨씬 넓어 사용자의 안전성을 높였고, 헬멧 안으로 들어온 탁한 공기가 빨리 배출될 수 있게 특수 설계했다.

홍진 헬멧의 화려한 색상은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홍진은 야마하, 혼다, 스즈키, 할리 데이비슨 등 손꼽히는 오토바이 색상과 잘 어울리는 다양한 컬러의 제품을 만들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 사람들의 머리 모양과 크기까지 치밀하게 분석해 제작에 반영한다.

2000년 6월부터 수출한 ‘SY-MAX’ 모델은 헬멧 앞쪽 턱 보호대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이동중에도 대화를 나누거나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한 제품. 특히 턱 보호대를 위로 올렸을 때 헬멧이 목에 주는 중량감을 최소화한 기술로 한국, 미국, 캐나다에서 특허를 받았다. 이 모델은 유럽에서만 13만여 개가 팔려나간 히트 상품이다.

홍진의 독특한 디자인 아이디어는 대부분 홍완기 회장의 머리에서 나온다. 타고난 발명가인 홍회장은 잠잘 때를 빼고는 문득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실용화하는 일에 몰두한다. 홍진이 ECE(유럽공동체규격), JIS(일본산업규격), BSI(영국산업규격) 등 각국 산업공인규격에 통과한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42개의 특허를 받은것도 그의 아이디어에 힘입은 바 크다.

오토바이 헬멧과 조명을 접목한 일종의 퓨전 상품인 ‘라이트 헬멧’도 홍회장이 고안한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집 안을 장식하기 위해 헬멧을 갖고 싶어하는 이가 많다는 점에 착안, 헬멧에서 얼굴이 드러나는 부분을 빛이 새나오는 스테인드글라스로 대체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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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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