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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마니아들의 18홀 편력기

경쟁심 버리면 도(道)와 낙(樂)이 보인다

  • 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소장

경쟁심 버리면 도(道)와 낙(樂)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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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절제(節制)다. 골프는 철저하게 본능을 억제해야 하는 운동이다. 힘 빼고, 머리 들지 말고, 피니시는 끝까지 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그리 녹록지 않다. 오죽하면 ‘힘 빼는 데 3년, 볼 보는 데 3년’이라는 말이 있을까. 더욱이 골프는 심판이 없는 게임이다. 타인에게는 관대해야 하고 본인에게는 엄격한 신사의 운동이다. 남이 안 본다고 교만하거나 나태하면 어김없이 응징 당하는 것이 골프다.

다음으로 골프의 낙(樂)이라 함은 골프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다.

첫째는 심신의 단련과 이완이다. 카트를 타지 않으면 한 라운드에 약 8㎞를 걷는다. 푸른 잔디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호흡을 하는 것은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둘째는 놀이의 즐거움이다. 골프를 전혀 치지 않은 영국의 처칠 수상은 골프를 일컬어 ‘1개의 작은 볼을 그것에 못지않게 작은 구멍에, 그것도 거의 목적에 부적당한 보기 흉한 형태로 고안된 도구를 써서 넣는 게임’이라고 깎아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 말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골프의 재미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의외의 일이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상황도 놀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셋째는 교류와 공유의 즐거움이다. 골프를 마치면 라운드 파트너들끼리 모여 음료와 식사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곤 한다. 흔히 ‘19번 홀’로 불리는 클럽하우스다. 라운드 중의 에피소드나 즐거운 기억을 되살리며 인생예찬을 노래하는 것이다. 이 담소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영국 신사들은 이곳을 ‘이브 없는 낙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시냇물을 뱀이 먹으면 독이 되지만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 골프도 지혜를 발휘하면 삶을 재충전해주는 약이 되지만 탐닉하거나 과다한 승부욕에 눈이 어두워지면 패가망신의 독이 된다. 승부에 연연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증이 났다면 이번 주말에는 라운딩 그 자체를 즐기는 골프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아마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될 것이다.

욕심과 경쟁을 버리면 라운딩은 도(道)와 낙(樂)으로 채워진다. 인생을 알면 승부가 의미 없어지는 것이다.

신동아 200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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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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