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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⑪

말레이시아 페낭 신타사양 골프 리조트

천혜의 자연에 묻혀 여유롭게 즐기는 ‘웰빙 골프’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algolf@yahoo.co.kr

말레이시아 페낭 신타사양 골프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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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 신타사양 골프 리조트

말레이시아는 골프인구가 적은데다 지열과 습도가 높아 로컬 골퍼들이 오전엔 플레이를 기피한다. 그래서 한적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린을 바라보며 남은 거리를 계산하는데, 붉은 깃발 옆에 악어같이 생긴 동물이 어슬렁어슬렁 기어가는 게 보였다. 이곳에 서식하는 이구아나라고 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샷을 해서인지 공이 그린에 못 미치고 말았다. 그린을 향해 걸어가면서 이구아나를 주시했으나 공이 날아오는데도 그린 위에서 꼼짝하지 않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칩샷을 하려고 몇 번 연습 샷을 하자 악어새끼만한 이구아나가 천천히 움직이더니 그린 옆 연못으로 기어들어간다. 골프장 주변을 둘러보니 갖가지 동물이 유유자적 노닐고 있다. 동물이나 새가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친화적인 환경이 부럽기만 하다.

골프를 치기엔 좀 더운 날씨였지만, 앞뒤로 골퍼를 볼 수 없어 오랜만에 여유 있게 라운드를 하다 보니 스코어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6번 홀 그늘집(Halfway house)에 이르러 천연 코코넛 음료를 들이켜니 갈증이 싹 가신다.

이윽고 이 골프장에서 가장 어렵다는 14번 홀(550야드)에 도착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보니 전형적인 슬라이스 홀이어서 왼쪽 페어웨이를 겨냥해야 했다. 오른쪽 숲 속으로 들어가면 무조건 페어웨이 쪽으로 내놓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어떻게 두 번째 샷을 워터 해저드 앞 언덕 위에 정확하게 갖다놓느냐다. 샷이 조금 길면 공이 경사면에 걸리고 더 길면 연못 속으로 굴러간다. 따라서 페어웨이 우드보다는 아이언 6번 이하로 안정적인 샷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

세 번째 샷은 내리막으로 거리가 160야드 이상 남는다. 대부분의 골퍼는 눈앞의 연못을 의식해 샷에 힘이 들어가 뒤땅을 치거나 토핑을 하게 돼 공을 물속에 빠뜨린다. 중상위 골퍼라 할지라도 이 홀에서 파를 잡는 것은 10명 중 1명이 될까 말까하다고 한다.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공이 연못이나 정글 속으로 날아가버리면 골퍼들은 분노와 탄식, 자책으로 마음이 상한다. 이 코스를 설계한 타도 바셔는 골퍼들의 이런 마음을 달래고 분위기를 바꿔주기 위해 연못과 연못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를 다섯 개나 설계, 잠시나마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하게 만들었다.

신타사양 골프 리조트 코스의 특징은 4개의 파5 홀이 모두 어렵다는 것이다. 2번과 14번 두 개의 홀은 핸디캡 1, 2로 정면의 워터 해저드를 넘겨야 하고, 6번과 12번 홀은 비교적 짧은 홀이지만 티샷과 세컨드 샷 낙하지점에 벙커나 깊은 러프가 기다리고 있어 계획된 샷을 날리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끔 돼 있다. 네 개의 파5 홀을 돌면서 그린 공략법과 더불어 골프 교훈을 몸으로 터득했다. 계산하지 않고 치는 샷은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것, 그리고 과욕을 부리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것. 평범하지만 자주 잊는 진리다.

골퍼들은 파5 홀에서 두 번째 샷은 반드시 3∼5번 우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샷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홀의 길이와 공이 놓인 지점, 그리고 샷 낙하지점의 해저드 유무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 샷이 아무리 잘 맞았다 해도 워터 해저드나 벙커, 심한 러프, 또는 나무 밑으로 공이 떨어지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고정관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럴 땐 페어웨이 우드 대신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으로 샷을 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샷은 페어웨이에서 편안하게 9번이나 7번 아이언으로 풀샷을 하는 게 어정쩡한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보다 편하고 실수도 줄일 수 있다. 어프로치 샷으로 50∼70야드의 거리를 정확하게 맞추기는 어렵다. 자칫 뒤땅을 치거나 토핑하기 일쑤다. 잘 맞은 드라이브 샷이나 두 번째 샷이 이런 샷 하나로 빛이 바래버린다. 그래서 프로 골퍼들은 파5 홀에서 투온이 되지 않을 바에야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거리에 두 번째 샷을 갖다놓는다. 이것이 요령이다.

신타사양 골프장 파5 홀을 통해 페어웨이 우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체험했지만 여기서 얻은 교훈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그린을 바라보면 투온에 도전하고픈 의욕이 솟구치고, 어떻게 해서든 그린 근처에 공을 갖다놓으려는 욕심이 나도 모르게 앞서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절제라고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수양과 훈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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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algolf@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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