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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의 골프생각

코스 공략의 전우, 캐디

-나바타니(Navatanee) 라운딩 2

  • 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코스 공략의 전우,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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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시스틴 성당’

5개 골프장 가운데 많은 골프 애호가가 플레이 해보기를 희망하는 으뜸 골프장은 사이프레스포인트라고 한다. 미국골프협회장을 역임한 샌디 테이텀이 “골프의 시스틴 성당”이라고 표현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사이프레스포인트는 명장(明匠) 앨리스터 매킨지가 세계 곳곳에 설계한 수많은 골프장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는 어느 해인가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가 예선탈락한 뒤 시름을 달래기 위해 사이프레스포인트에서 난생 처음 라운드 했다. 그 후 1930년 대망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은퇴를 선언하고 오거스타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만들었다. 오거스타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오늘날 메이저 중의 메이저 대회로 일컬어지는 마스터스 대회 개최지로 유명하다. 보비 존스는 오거스타 골프장 부지를 매입한 뒤 사이프레스포인트에서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 앨리스터 매킨지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설계자로 초빙했다.

페블비치의 5개 골프장 가운데 유일하게 프라이빗 골프장인 사이프레스포인트는 미국에서 가장 폐쇄적인 골프장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무나 라운드 할 수 없음은 물론, 아예 발을 들여놓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골프 관련 책을 읽던 중 스코틀랜드의 로열 도노크(Royal Dornoch)나 아일랜드의 포트마녹(Portmarnock) 등에서 플레이를 해보지 않고서는 골프에 대해 아는 체하지 말라는 대목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필자가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골프장은 그곳이 아니다. 그곳은 바로 필라델피아 근처에 있는 파인밸리(Pine Valley)와 페블비치에 있는 사이프레스포인트다.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에서 4번 라운드를 해본 뒤에 그런 마음이 생겼다.



필자가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플레이한 것은 1991년 12월27일이다. 스코어는 아웃 39, 인 40으로 토털 79. 필자는 그날 스코어카드를 지금도 갖고 있다. 다만 필자가 플레이하던 날은 4번 홀이 수리 중이었기에 정상인 상태는 아니었다. 파5 18번 홀에 이르렀을 때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아내는 골프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가 라운드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설 때 아내는 아이와 둘이서 숙소에 남아 있었다. 필자가 세 번째 샷을 해놓고 퍼팅그린 위로 걸어가는데, 때마침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퍼팅그린 주변에 나와 있었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유이(唯二)한 갤러리였다.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필자는 버디를 했다.

이븐파의 꿈

필자가 페블비치에서 라운드하려고 마음먹게 된 것은 그 무렵 ‘골프매거진’에서 ‘52 Things Every Real Golfer Should Do’라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 기사에 따르면 진정한 골퍼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아놀드 파머와 악수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1993년 1월경 베이힐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다가 아놀드 파머와 악수를 한 적이 있다. 두 번째는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페블비치에서 플레이하는 것이었다. 그 기사를 읽는 순간 필자는 52가지를 모두 해보리라 다짐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페블비치 링크스 플레이였다.

필자가 세계적 명성의 골프장을 찾아 플레이하면서 가장 소망하는 것은 이븐파로 경기를 마치는 것이었다. 페블비치에서도 그랬고,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카누스티, 나인브리지에서도 그랬다. 물론 나인브리지말고는 단 한 번도 그 꿈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븐파로 경기를 마치기 위한 첫 단계는 코스를 숙지하고 있는 캐디를 만나는 일이다.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플레이할 때에도 그린피 이외에 추가로 캐디피를 지급하면서 스타터에게 캐디를 구해달라고 했고, 게임이 끝난 뒤에는 팁을 따로 지급했다.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처럼 미국이나 영국의 대부분 골프장에서는 캐디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겨둔다. 골프 경기에서 캐디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골프의 발상지라 일컬어지는 스코틀랜드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여성 캐디를 만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만큼 생소한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캐디가 골프장 사업자와 고용관계에 있다는 주장은 얼마나 우스운가. 필자는 캐디가 골프장 사업장의 근로자인지에 관한 논란을 접할 때마다 ‘캐디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다음과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에드워드 마틴이 쓴 ‘역사의 신빙성(The Authenticity of the History)’이란 책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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