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윤은기의 골프경영 ⑨

골프, 품격 있게 즐기자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골프, 품격 있게 즐기자

2/3
골프, 품격 있게 즐기자

제7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 2번 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잡목 숲을 헤치며 세컨드 샷을 준비하고 있다.

▶▶▶순서가 중요하다.

“손을 깨끗이 씻는 게 최선책이지.”

유명한 의사와 함께 라운드하다가 여름철 위생관리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나온 말이다.

“거의 모든 병균이 손을 통해 옮겨지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손을 잘 씻지 않는 게 문제야. 골프장에서도 그늘집에 갈 때마다 비누를 사용해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고 9홀쯤 지나면 장갑도 바꿔서 사용하는 게 좋아.”

이런 말이 나오자 너도나도 위생관리에 관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마디씩 하게 되었다. 골프장 잔디 위에는 들쥐나 야생동물이 돌아다니면서 배설물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잔디에 앉지 말고 반드시 카트나 의자에 앉아야 한다. 실제로 쯔쯔가무시 병에 걸린 사람도 있었다.



농약이 묻은 공을 만지다가 얼굴을 만지거나 눈을 비비는 경우도 있다. 골프화나 골프장갑도 소독해서 써야 한다. 골프채도 사용 후에는 매번 잘 닦아두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끝없이 나왔다. 결론은 건강을 위해 골프를 하는데 우리나라 골퍼들이 위생관리에 너무 소홀하다는 것이었다. 이날의 결정적 발언은 남자들의 소변습관에 관한 것이었다. 그늘집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볼 때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볼일을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먼저 볼일을 보고 나서 나중에 손을 씻는다는 지적이었다.

“그 귀중한 물건에 각종 세균이 묻고 농약까지 묻히니 문제지. 그러니 물건이 제대로 건사가 안 되는 거라고.”

“무슨 소리야. 기왕에 세균을 묻혔으면 농약까지 발라놔야지!”

이야기가 이쯤 나오니까 바로 그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라운드 중에는 되도록 맥주나 커피는 먹지 말라, 이뇨작용 때문에 다음 그늘집까지 못 가고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숲 속이라도 있는 골프장은 좋은데 사방이 훤히 보이는 골프장에서는 갈 곳이 없더라, 명문 K골프장에서는 소나무에 대고 볼일 본 노인 회원이 퇴출당한 적이 있다. 생리현상인데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소변을 참고 살살 쳤더니 더 잘 맞더라, 등 등.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호주 시드니 근처에 있는 명문 골프장인 뉴사우스웨일스 골프장이 생각났다. 몇 번째 홀인가 친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소변을 본 곳이라고 했다.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건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그 장소도 유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골프장에서도 이 이야깃거리(스토리 텔링)를 가지고 홍보효과를 즐기는 것 같았다.

“야, 어떤 사람은 소변만 보고 지나가도 명소가 되는데 우리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야!”

“그 사람 물건이 유명해서 그런 거지.”

“어쨌든 우리는 손이나 잘 씻자고.”

마침내 의사친구가 이날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것도 루틴이 중요한 거야. 반드시 손을 먼저 씻고 나서 그 소중한 물건을 만지라고, 당신들 혼자 쓰는 물건이 아니잖아!”

얼마 전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과 라운드를 함께 했는데 그늘집 화장실에 갈 때마다 반드시 먼저 손을 씻는 것이었다. 내가 급한 김에 볼일부터 보고 손을 씻었더니 이 회장이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경영은 ‘작업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고객만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생산이나 R&D를 해야 하죠. 골프도 마찬가집니다. 먼저 그린 위의 컵으로부터 역으로 계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화장실에서도 소변이나 손 씻기의 행동이 아니라 순서가 중요한 겁니다.”

나는 이날 큰 교훈을 얻었다.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존재의 이유를 간파하라

많은 골퍼가 골프장에 가면서 오늘은 몇 타쯤 치고 싶다는 목표치를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목표치에 미달하게 마련이다. 첫째 이유는 아무래도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스코어 카드를 보면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결국 그날의 라운딩을 복기해보게 되는데 점수를 망가뜨린 결정적 샷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슬아슬하게 OB라인 밖으로 사라진 공, 워터해저드로 흘러내린 공, 벙커 턱 모래에 박혀버린 공을 생각해보면 왜 좀 더 현명하게 공을 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똑같은 실력으로 스코어를 더 잘 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지난 주말 골프를 하다가 동반자들과 나눈 대화의 주제다. K사장은 대뜸 ‘무따론’을 펼친다.

“더블 보기만 피할 수 있으면 점수는 좋아지게 되어 있다고. OB가 났든, 해저드에 빠졌든 보기로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지!”

“그런 기술이 쉬운가!”

“그러니까 사고 났을 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지.”

“맞는 말이야. 내 경우는 실력은 부족하면서 안 좋은 샷이 나오면 그 다음 샷을 무리하게 하게 되더라고. 지나친 복구의욕 때문에 더 나쁜 결과가 나오는 거지.”

2/3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목록 닫기

골프, 품격 있게 즐기자

댓글 창 닫기

2023/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