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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연예인만 걸릴까?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daum.net

공황장애 연예인만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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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5%가 공황장애

그러나 연예인만이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도 마찬가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인구의 8~10%는 간혹 공황발작을 경험하며 5%는 증상이 심해 공황장애로 발전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일반인도 쉽게 공황장애에 걸리는 것일까?

현대 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자본주의 사회다. 사회 곳곳에서 집단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연예인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인도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마주친다.

예컨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선 자신에게 별로 호의적이지 않아 보이는 면접관들과 마주 앉아 자신의 장점을 브리핑해야 한다. 회사에 입사해선 여러 임직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중요한 신제품 판촉 행사를 맡아 진행하기도 한다. ‘행사에 참석한 거래처 관계자들을 설득해 지갑을 열도록 하라’는 임무가 주어져 있을 것이다. 회사에 문제가 터졌을 때 홍보 담당자는 회사를 대표해 수많은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답해야 한다.

매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여러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 그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만약 구직에 몇 번 실패하는 등 좌절을 겪으면 이런 자리를 다시 맞는 것에 대해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놓이는 것에 공포를 느끼게 마련이다.



크게 보면 공황장애는 불안장애(anxiety disorder)의 한 유형이다. 불안장애는 공포 등 심리적 불안에 따른 증상을 포괄하는 말이다. 빠르게 변하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미래를 자신의 뜻대로 진행해나가기 힘들다. 또한 안락한 현재의 삶이 사실은 언제든 깨어질 수 있는,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이로 인해 불안장애를 겪는 이가 점점 늘어나는 듯하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인구의 18%가 불안장애를 보인다고 한다.

도시 생활 자체가 불안의 원인이라고 보는 주장도 있다. 도시는 편리한 곳이지만 온갖 사고의 위험으로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물, 공기, 식품 오염에 대한 의심을 안고 살아야 한다. 소음, 불빛 등 시각적 자극이 긴장을 유발한다. 100년 전 사람이 현대 대도시에 와서 본다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제든 산산조각 날 일상의 삶

도시에 사는 사람과 시골에 사는 사람의 뇌 구조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에서 위험과 스트레스를 담당하는 주요 기관은 편도다. 도시인이 시골 사람보다 편도가 더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뇌는 도시를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며 이런 위험에 대처하느라 바쁘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이 연구는 대뇌에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영역도 다르고 도시인이 각종 정신장애에 더 취약한 뇌 구조를 지닌다고 시사한다.

사람들은 도시로 모여든다. 이미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러니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공황발작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인류는 이런 증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나올 수 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발로는 공황발작이 위험에 처했을 때 몸이 보이는 정상적인 반응과 비슷하다고 봤다. 위기에 처했을 때 몸은 싸울 것인지 달아날 것인지를 준비하는 방어 반응을 일으킨다. 긴장하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땀도 난다.

이때 부신샘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포도당 생산량을 늘리고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을 분해해 혈당 수치를 높인다. 이 결과로 몸은 싸우거나 피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순식간에 확보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영장류 연구에 따르면 임신 당시나 출산 후 체내 코르티솔 농도가 크게 높아진다. 지위가 낮은 암컷 쪽의 농도 상승폭이 훨씬 크다. 지위가 높은 암컷은 새끼를 잃을 확률이 낮은 반면 지위가 낮은 암컷은 포식자나 수컷에게 새끼를 잃을 확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위가 낮은 어미는 위협과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이런 위협에 맞서 코르티솔 분비량을 늘리면 위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고 새끼를 살릴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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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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