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호

손톱만한 암호에 온 세상을 품는다

온·오프라인 이어주는 QR코드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10-12-03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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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가면 레스토랑, TV, 건물, 잡지 어디에서든 QR코드를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휴대전화에서도 QR코드를 볼 수 있다. 특정 휴대전화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일본에서 QR코드는 표준화, 일상화했다.

    육안으로는 알 수 없는 암호 코드인 QR코드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들여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디지털 정보와 만나게 된다. 건물 벽에 인쇄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들여다보면 그 건물에 입주한 업체나 임대 정보가 뜬다. 레스토랑 메뉴판에 인쇄된 QR코드에선 요리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요리 사진을 볼 수 있다. 휴대전화 키패드로 번거롭게 타이핑을 하지 않아도 전화만 들여다보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QR코드의 무궁무진한 가치

    손톱만한 암호에 온 세상을 품는다

    1 다음앱이나 qrooqroo 리더로 QR코드를 읽는다. 2 www에서도 온라인으로 뜨는 QR코드. 3 모바일웹의 랜딩 페이지.

    사실 한국에도 이미 오래전 QR코드와 유사한 서비스로 SKT의 네이트코드, KT의 핫코드, LGT의 이지코드가 있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이들 코드를 표준화해 사용하지 않고 저마다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가령 SKT 휴대전화로는 KT의 코드를 볼 수 없어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또한 지원되는 휴대전화의 종류도 적어 코드를 눈앞에 두고도 볼 수 없어 대중화에 실패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QR코드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표준화한 QR코드를 스마트폰의 QR코드 인식기 앱을 통해 볼 수 있다. 통신사마다 서로 달라 어떤 휴대전화로 봐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일도 없다. 사각형 코드를 스마트폰의 코드 인식 앱으로 비추면 코드에 기록된 정보를 곧바로 읽을 수 있다.



    QR코드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아이폰이 보급되면서 국내에서도 QR코드가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최근 포털 다음의 맨 윗부분엔 도요타 배너 광고 속에 QR코드가 들어갔다. 이 QR코드를 QR코드 인식 앱으로 보면 모바일웹에 구현된 이벤트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

    광고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광고만으로는 광고주가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달력에 한계가 있다. 이때 QR코드가 추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다.

    광고 선전물에 붙은 QR은 인쇄물로는 보여주기 어려운 멀티미디어 콘텐츠(영상이나 소리)를 보여줄 수 있다. 인쇄물에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홈페이지 URL이나 검색어 입력창에 입력하라는 키워드는 쉽게 기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 이 단어들을 타이핑하는 것도 번거롭다. 하지만 QR코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관련 콘텐츠를 즉각 볼 수 있다.

    QR코드가 이처럼 유용해진 덕분에 QR코드는 우리 주변에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QR코드를 통해 인터넷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덕분에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이벤트에 앉은 자리에서 응모할 수 있고, 구입한 상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서울 서초구는 거리 곳곳에 주소표시판을 제작하면서 QR코드를 삽입했다. 이 QR코드에 리더를 대면 해당 장소의 다음지도와 로드뷰를 볼 수 있어 상세한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QR코드와 연계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동영상, 음악, 모바일웹, 지도 등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다 볼 수 있다. 명함에 넣은 QR코드를 보면 명함에 표시된 연락처 정보도 뜬다. 그 연락처를 스마트폰 주소록에 바로 저장할 수 있다. 연락처 내역을 스마트폰에 타이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기록된다. 이러한 것이 QR코드의 편리함이자 강점이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주목

    손톱만한 암호에 온 세상을 품는다

    다음 지도에 붙은 QR 지역.

    QR코드는 향후 하나의 문화 장르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QR코드를 활용한 시도 중 재미있는 것은 과자나 원두커피에 이를 표기한 것이다. 즉 커피머신에 안드로이드폰을 꽂은 후 QR코드가 새겨진 프림을 넣으면 커피가 내려지면서 커피향과 어울리는 음악이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재생된다.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 정보가 QR코드에 새겨져 있어 자동으로 관련 음악이 재생되는 것이다.

    일본에선 묘지에서도 QR코드가 사용된다. 묘지에 표기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보면 망자의 생전 사진들을 볼 수 있다. QR코드는 이렇듯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삶을 만나게 해주는 가교 노릇을 한다.

    지난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포털 다음이 부산 주변의 맛집 정보가 담긴 지도를 제공했다. 이 지도에 표기된 맛집마다 QR코드가 인쇄돼 있었다. 이 코드를 다음앱으로 비춰보면 다음지도를 비롯해 해당 맛집에 대한 리뷰와 평가, 댓글 등이 나타났다. 물론 맛집의 전화번호도 표시돼 있어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볼 수도 있다. 또 부산 거리 곳곳에 붙은 대형 포스터 하단의 QR코드에는 해당 영화에 대한 예고 동영상이 제공됐다.

    앞으로 QR코드는 오프라인 곳곳에 생겨날 것이다. QR코드는 누구나 생성할 수 있다. 다음의 코드 생성 페이지(http://code.daum.net)에서 생성할 수 있으며, QR코드 리더를 이용하면 생성자가 새겨 넣은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QR코드는 리더를 통해 읽을 때마다 집계된다. 따라서 생성자는 그 QR코드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QR코드를 읽은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어떤 종류이고 OS 버전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있다.

    이것이 QR코드의 비즈니스적 가치다. 오프라인 도처에 배포된 QR코드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생성자(광고주)에게 커다란 가치로 다가온다. 실제로 QR코드의 이러한 사용 내역을 기반으로 CRM 툴을 제공하는 QrooQroo(http://goo.gl/ys8E)라는 서비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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