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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 필립 K.딕 & 윌리엄 깁슨 다시 보기

메시지 분명한 선구적 몽상가

SF작가 필립 K.딕 & 윌리엄 깁슨 다시 보기

3/10
1928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필립 딕의 소년시절은 쾌활하고 낙천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고, 내성적인 성격에 신경과민에 시달리는 상태였다. 그에게는 쌍둥이 누이가 있었는데 출생 직후에 죽고 말았다. 그뒤 딕은 이 일이 어머니의 태만 때문이라고 확신하면서 평생을 보냈다.

딕은 고독한 아이였고, 어머니는 냉정했다. 딕의 전기를 쓴 작가는 딕의 어머니를 ‘정신적으로 경직된’ 여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녀는 신장염을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서 오랫동안 몸져누워 있는 때가 많았다. 딕 자신도 천식을 앓았으며, 먹고 삼키는 것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었다. 그는 목동을 꿈꾸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스포츠에 흥미를 갖게 하려는 아버지 말도 그는 듣지 않았다.

다섯 살 때 그의 부모는 이혼했고, 아홉 살 때 그와 어머니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로 이사했다. 거기서 딕은 고등학교에 다녔다. 당시 가냘프고 예쁜 용모를 지녔던 어머니와의 관계는 고전적인 프로이트식 모자관계를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10대였을 때는 어머니와 함께 자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마침내 19세 때 집을 떠나 동성애 화가를 수용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하숙집으로 옮겨갔다.

19세의 딕은 아직 키스도 해본 적이 없는 순진한 총각이었다. 그러다가 자넷이라는 이름의 키가 작고 뚱뚱하며 열 살 연상인 여자에게 동정을 잃었는데, 곧 딕은 그녀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그녀가 그가 인생에서 만난 다섯 아내 가운데 첫번째였다.

결혼한 지 2개월이 되자 자넷은 다른 남자들과 접촉할 권리를 주장했고, 이에 딕은 그녀의 물건을 아파트 밖으로 내던지고 자물쇠를 바꾸어버렸다고 한다. 그 뒤 그의 애정생활은 산발적이었으며 그다지 만족스러운 경우는 없었다. 그가 사랑했던 한 여자는 오히려 딕의 직장동료를 택했고, 또 다른 여자는 동성연애 상대와 떠나버리고 말았다. 다음 상대였던 여자는 딕이 사회적으로 부적당한 사람이라며 그를 버렸다. 신경쇠약에 광장공포증까지 있던 딕은 캘리포니아대학에 입학했지만 결국 1년 만에 그만두고 만다.



“나는 어찌된 셈인지 가는 곳마다, 누구에게나 멸시받았다.”

훗날 어느 인터뷰에서 딕이 털어놓은 말이다. 그는 자신을 약골이라고 생각했고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을 허약하게 서술한 계기는 청소년 시절에 싹튼 것이라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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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SF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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