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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다도해, 깊고 진한 뻘맛 , 그리고 입심 좋은 사람들

봄이 오는 길목, 땅끝 해남에서 완도 갯돌밭까지

화려한 다도해, 깊고 진한 뻘맛 , 그리고 입심 좋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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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대교를 건너자 날씨는 한결 푸근해졌다. 해남의 맥주보리가 막 싹을 틔웠다면 완도에서는 제법 푸릇푸릇한 것이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취재진이 완도에 들어설 무렵, 마침 물때가 바뀌어 서둘러 개펄 일을 끝내고 들어오는 아낙네의 행렬로 해안가 도로가 소란스러웠다. 석화를 양동이 가득 머리에 이고 개펄을 빠져나오던 한 아낙은 “설날 도시에 간 자식들이 오면 나눠먹으려고 석화를 캐러 나왔다. 이걸로는 큰 돈이 안 된다”고 수줍게 말한다.

도시인에게 완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완도를 비롯, 청산도 보길도 신지도 조약도 등 크고 작은 섬이 완도군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섬은 제각각 천혜의 해수욕장을 품고 있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하다.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 해변은 사시사철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 곳. 이곳 해변의 갯돌은 청환석이라 불리는데 얼핏 제각각인 듯하지만 둥글둥글한 돌이 850m 해변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 그 자체가 장관이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날 때 나는 ‘자그락 자그락’ 소리는 마치 갯돌들의 속삭임 같다. 늦은 점심을 위해 찾은 해남읍내 용궁해물탕집. 이곳 역시 해남군이 지정한 남도 별미집이다. 해남 개펄에서 나는 30여 가지 해산물로 끓인 이곳 해물탕의 개운한 맛에 혀가 알알하다. 주인 박인성씨는 “신선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맛”이라며 해물탕에 해남의 뻘맛이 살아 있다고 자부한다.

어느덧 해남 완도를 찾은 셋째날의 해는 기울고, 취재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추사 김정희가 쓴 편액이 남아 있는 대흥사와 달마사 등 해남의 고찰을 찾아서도 한가로이 산사의 정취에 빠져 있을 여유가 없었다.



땅끝 해남과 다도해의 절경, 완도 개펄에서 만난 아낙들, 어느 식당을 들어서도 한결같은 맛깔스러운 음식…. 봄이 오는 길목에 찾은 남도는 방문객을 한동안 흥취에 젖게 하는 묘한 매력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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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영 기자 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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