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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VIP 컨설턴트들의 실전 가이드

진짜 부자는 ‘세 가지 주머니’로 돈 번다

금융가 VIP 컨설턴트들의 실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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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얼마전 한 투자자문회사의 CEO를 만났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주식 얘기로 화제를 옮겼다. “주식으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그는 “내가 그렇게 돈을 벌었어요”라며 비결을 들려줬다. 그는 지난해 1년 동안에만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린 능력 있는 금융전문가다.

10년 전인 1992년 그는 두 딸의 이름으로 SK텔레콤 주식을 샀다. 장차 시집 갈 때 밑천으로 쓰라는 뜻에서 당시 유아원에 다니던 두 딸을 위해 1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사줬다. 하필이면 SK텔레콤을 ‘콕’ 찍어 산 이유는 그저 “10년 뒤에도 괜찮을 것 같아서”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주식을 매입한 뒤 자신이 SK텔레콤 주식을 샀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그후 지금까지 그의 증권계좌에선 한번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SK텔레콤 주식은 그대로 들어 있다. 10년 전에 산 1000만원어치의 주식은 스스로 몸을 불려 지금은 무려 10억원어치가 됐다. 한때는 20억원어치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그냥 내버려뒀다. 당시 그를 쫓아 SK텔레콤 주식을 산 동료들은 이미 주식을 팔아 상당한 이익을 남겼지만, 그가 번 만큼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내리는 시세판을 보면서 100배가 오르도록 배짱좋게 기다리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투자가 워런 버핏은 “10년쯤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면 하루도 갖고 있지 말라”고 조언한 바 있다.

굿모닝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 티모시 매카시(51) 전 회장은 오랫동안 투자은행과 증권사에서 근무한 금융 전문가다. 매카시 전회장은 1999년 미국 최대의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 슈왑 사장으로 있다 굿모닝증권 회장으로 영입됐고,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이 합병하면서 물러났다. 굿모닝증권 회장 시절 그는 한국 샐러리맨들을 만나면 “세 가지 주머니를 잘 챙기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생계자금 주머니, 오락용 주머니, 자산축적 주머니가 그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6개월치 생계자금을 은행에 넣어둡니다. 은행에선 낮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돈을 넣어두는 게 아닙니다. 말 그대로 먹고 사는 데 필요한 자금을 예치해두는 것입니다. 이 자금은 제 월급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두번째 주머니는 오락용 주머니인데, 이는 제가 직접 주식거래를 하는 데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주식시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위험도가 큰 만큼 수익도 크다는 게 매력이지만, 잃어도 본인의 재산에 타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투자해야 합니다. 월급의 10%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그야말로 ‘오락용’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번 돈의 대부분을 넣어두는 주머니가 자산축적 주머니입니다. 자산축적이 목적이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도를 낮춰야 합니다. 그리고 끈기있게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과 재산축적은 정비례하거든요. 투자는 하되 아예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에게 제 월급의 70%를 맡겨둡니다. 아이들 양육비와 결혼자금, 은퇴한 뒤의 생활자금 등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죠.”

그는 “한국의 직장인들은 첫번째와 두번째 주머니는 갖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세번째 주머니는 없다”고 지적했다. 저축 아니면 주식투자라는 극단적인 수단만 있지, 그 중간쯤에 해당하는 장기간의 자금마련 계획이 없다는 것. 그는 “세번째 주머니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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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헌 < 재테크전문 자유기고가 > parkers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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