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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페렴? 글로벌 경제 정밀진단

스태그플레이션 괴담 솔솔, ‘마지노선’ 아시아 경제가 희망

감기? 페렴? 글로벌 경제 정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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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페렴?  글로벌 경제 정밀진단

미국경제 성장률과 세계경제 성장률 추이

또한 비록 미국과 개도국의 경기 동조화 현상이 약화된다 하더라도 미국과 선진국, 즉 유로지역과 일본 사이의 경기 동조화 현상은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유로지역은 미국처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의 피해가 집중돼 있어 미국경제 둔화와 보조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선진국 경제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에서 세계경제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더욱이 중동과 러시아 등 자원 부국이 세계경제의 안전판 노릇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들 국가가 자원가격 상승에 힘입어 고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성장의 원동력인 자원가격의 상승을 뒷받침하는 것은 지난 몇 년간의 세계경제 호황이었다. 만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둔화된다면 수요 하락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이며, 이에 따라 자원 부국의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는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상승 국면을 마감했으며 경기 사이클상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세계경기의 둔화 폭은 누적된 부실과 과잉이 해소되면서 조정국면이 진행 중인 미국경제 상황으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경제에 누적된 부실과 과잉이 컸기 때문에 조정 과정에서 둔화 폭이 클 것이며, 설사 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도 그 과정이 완결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단기간에 세계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고개 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1990년대 후반 미국경제가 IT 부문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당시 언론들은 미국경제를 두고 ‘신경제의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신경제란 경기가 부침을 반복하는 사이클이 사라지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경제를 일컫는 용어다. 이후 IT 버블이 붕괴되고 미국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신경제 시대에도 경기 사이클은 소멸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없는 경제라는 의미에서 ‘신경제 시대’는 적어도 최근까지는 유효했다. 2003년 이후 미국은 4%를 넘나드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2%대에 머물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연 10%대 이상 성장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3%를 넘지 않아 고성장-저물가의 이른바 골디록스 경제(Goldilocks Economy)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의 핵심은 비용 측면에서 찾아야 한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른바 비용압박형(cost-push)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 유가는 수급 불균형, 달러 약세, 그리고 지정학적 불안 요인 등 트리플 악재가 가세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도 중국, 인도 등의 급속한 수요 증가세에다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투기자금 유입 등이 겹쳐 강세를 띠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불러일으켜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서 값싼 제조품을 공급하며 디플레이션을 수출해온 중국이 이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주역이 되고 있다. 중국 자체에 물가상승 압력이 누적되며 중국의 수출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들어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4.7% 상승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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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jyj@s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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