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는 사람의 이동이 없을 경우 저절로 전원이 차단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휴가 지출 등과 관련된 모든 결재는 온라인으로 해서 종이 사용량을 줄이고 있고, 프린트를 할 경우엔 양면 사용을 권장한다. 모든 사무실에는 종이 재활용통이 설치돼 있다. 이런 노력으로 2011년에는 142.5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거뒀다.
과거에 통신회사는 수십만~수백만의 독자에게 비용청구서를 종이문서로 우송했다. 그러나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는 e메일 청구서 등으로 대체가 충분히 가능하다. 스타허브도 고객의 동의를 구해 온라인 청구서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매달 수천만 원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 e메일 청구서는 ‘스타허브 녹색 청구서(StarHub Green Bill)’로 불린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비용 결제가 가능하다.
이처럼 스타허브의 지속가능경영은 말보다 실천이 앞선다. 지속가능경영의 실천은 국제 기준들에 따르고 있다. 기업책임에 관한 국제표준화기구의 규범인 ISO26000 정신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두고 있으며, 연례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정보통신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방식인 국제 리포팅 이니셔티브(GRI)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인 온실가스 의정서(Greenhouse Gas Protocol)를 사용해 탄소이력(Carbon footprint)을 보고하고 있으며, 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 소비 정도를 추적하기 위해 민간단체인 ‘물 발자국 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의 국제표준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터뷰 | 애덤 로이턴스탄 스타허브 CSR 매니저
“사람, 지구, 이익 동시에 생각”
|  애덤 로이턴스탄 CSR 매니저. 스타허브의 CSR 매니저 애덤 로이턴스탄은 이 역할을 맡은 지 1년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CSR 활동을 이끌어 스타허브 이미지를 크게 개선한 인물이다. 2012년 10월 스타허브가 아시아 CSR 대상을 받는 데도 큰 공을 세웠다.
-스타허브는 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추구하는가?
“지속가능성이나 CSR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다.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환경과 사회공헌보다 더 큰 개념으로 보고 있다. 인권, 노동자 권리, 기업 지배구조, 윤리적 비즈니스도 포함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무시할 때 그 분야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수가 있다. 환경 분야도 마찬가지다. 자원은 유한하고,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한정된 자원을 많이 사용하면 그만큼 재료가 비싸지고 부족해지는 것이다. 지역사회 지원을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CSR 활동들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나.
“기업 활동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투자가 워런 버핏은 다른 사람들이 주식을 살 때는 기다리고, 모든 사람이 팔 때 사라는 말을 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 CSR의 중요성을 더욱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CSR 전략은 이익만 염두에 두지 않는다. 사람(people), 지구(planet), 이득(profit) 등 3P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
-CSR에 대해 경영진의 의지가 적극적인가.
“CEO나 이사들도 직접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CSR 매니저 혼자만 관심 있는 게 아니고 전 사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직원들은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인 비즈니스를 할까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한다. 어떤 직원은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서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종이 사용을 줄여 환경 개선과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CSR 전략을 채택한 뒤 기업의 성장속도는 어떤가.
“스타허브는 7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스타허브 주식은 매우 비싸고 인기가 있다.”
-그것이 CSR 전략 때문에 생긴 일인가?
“CSR과 기업 이익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CSR 활동의 목표로 기업 이익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CSR 활동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자연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컨대 폐전자제품 수거 사업은 우리에게 아무런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건 모두 지역사회에 투자한다. CSR 전략을 모두 돈으로 셈하는 것은 그래서 옳지 않다.”
신입사원에 기업책임 교육
-직원들의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강좌 같은 것을 열고 있는가?
“모든 신입사원은 CSR 소개 강의를 들어야 한다. 사회공헌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전 사원에게 관련 e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한다. 행사가 끝나면 스타허브 뉴스레터를 보낸다. 특정 부서가 어느 정도 자원을 재활용했는지 등도 추적해 그 결과를 뉴스레터를 통해 알리고 분발하게 한다.”
-CSR 활동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너무 바빠서 CSR 활동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 그러나 스타허브가 지속가능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작은 일들을 꾸준히 실천한다. 회사를 나갈 때는 컴퓨터 전원을 끄고 나가고, 종이 사용도 줄이고 있다. 매년 스타허브 커뮤니케이션 시간에는 1000명이 넘는 직원이 대강당에 모이고, 경영진과 함께 CSR 성과물을 공유한다.”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은 어떻게 받고 있고, 그것을 경영에 어떻게 통합하는가?
“고객, 주주, 규제당국, 공급사, NGO, 협력사 모두가 우리의 이해관계자다. 고객 여론조사, 직원 조사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한다. 모든 피드백을 주의 깊게 받아들이고 마케팅과 경영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
-협력사에 스타허브의 CSR 전략을 따르라고 요구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단지 그들이 우리를 따라 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뿐이다. 다만 아동노동과 오염 등에 대해서는 특히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을 협력사에 강요하지 않는다.”
-어떻게 CSR 매니저가 됐나.
“몇 년 전 스타허브에 입사하기 전 부동산 마케팅 홍보를 담당했다. 개인적으로 친환경적 생활을 실천하고 있고, 착하게 살려고 한다. 그래서 기업홍보 담당 책임자가 나를 CSR 매니저로 뽑은 듯하다. 2011년 8월에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내가 이 역할을 맡기 전에 다른 이가 친환경 관련 활동들을 해왔는데, 나는 환경뿐 아니라 사회, 경제 관련 부분도 통합해 총체적인 전략을 마련했다.”
-CSR에 열정적인 사람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에서 전공했나.
“대학에서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가난한 이들에게 조금씩 기부도 해왔다. 집에서도 불필요한 등은 끄고 산다. 집에 에어컨이 있지만 거의 켜지 않는다. 싱가포르가 매우 더운 지방이고, 대부분의 사람이 에어컨을 끼고 살지만 우리 집은 선풍기로 더위를 이긴다. 천장 선풍기, 스탠드형 선풍기, 벽걸이형 선풍기 등 여러 대가 있다. 익숙해지면 견딜 만하다. 종이, 유리, 철 등은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따로 모은다. 친환경 생활은 나의 개인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
애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스타허브가 어떻게 CSR을 실천하고 있는지 잘 설명했다. 그에게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프린트해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난색을 표한다. 필요하다면 줄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프린트물 자체를 줄이려는 게 회사 방침이기 때문에 파일로 가져가라고 당부했다. 기자도 친환경 방침에 동참했다는, ‘기분 좋은’ 불편함을 거부할 수 없었다.
부창부수(夫唱婦隨)인가. 그의 부인 응 비 케이는 창이공항에서 CSR 활동을 관장하는 책임자다. 결혼기념일에 서로에게 나무를 선물하고 그것을 공원에 심은 친환경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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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2013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