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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기회의 門’ 창조경제 에너지밸리

‘공기업 지방이전 최우등생’ 한국전력과 빛가람혁신도시

광주·전남 ‘기회의 門’ 창조경제 에너지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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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新月異

광주·전남 ‘기회의 門’ 창조경제 에너지밸리
조 사장은 2015년 경영 화두로 일신월이(日新月異, 매일 매달 새롭게 하다)를 제시했다. 한전은 신기술, 융 · 복합에 적극 투자한다. 신성장동력에 1조 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다른 업계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다음카카오와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 전기요금 청구 및 수납 서비스’ 투자협약를 체결했다. KT와 함께 진보형 원격 검침, 스마트홈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스마트 그리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해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인다는 아이디어다.

해외시장 개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사상 최대인 4조 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한전이 지은 요르단의 암만아시아발전소는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최근엔 멕시코에서도 발전소를 준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原電)도 공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한전은 3대 악재, 즉 블랙아웃, 밀양송전탑, 적자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신기술에 적극 투자하는 것으로 비친다. 블랙아웃 우려를 낳았던 전력 서비스 부문에선 정전시간을 10분대에 진입시킴으로써 세계 톱 클래스의 전력 품질을 달성했다. 전국의 전력 상황을 통제하는 부서의 관계자는 “올여름 전기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고 장담한다. 밀양 송전탑 사태 때 조 사장은 40여 차례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한전은 2012년 3조2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조 사장 취임 다음 해인 2013년 2000억 원 흑자를 올렸다. 지난해엔 흑자 규모를 1조 원으로 늘렸다. 올해엔 1분기에만 순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3년 대비 2014년에 5.9% 줄였다. 현대기아차에 매각한 서울 강남 삼성동 땅의 매각대금 10조5500억 원도 주로 부채 탕감에 쓸 예정이다.

덩달아 한전 주가는 49% 상승해 시가총액이 9조 원 증가했다. 한전은 7월 14일 현재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가 됐다. 조 사장은 올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기관장 경영성과협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21명의 평가대상자 중 1위에 올랐다. 산업계 일각에선 “‘공기업 맏형’ 한전이 돌아왔다”고 평한다.

한전 본사 스카이라운지에 올랐다. 푸르고 평평한 대지를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곡선의 영산강이 보였다. 여기서 잡히는 장어와 홍어의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강줄기를 따라가면 이내 목포가 나온다. 차로 40분 거리의 광주는 손에 잡힐 듯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참석한 본사 이전 행사 때 ‘빛가람 에너지밸리’ 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밸리에 대해 조 사장은 “일본의 자동차도시 도요타시나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전력사업에 특화한 창조경제 구현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한전 및 전력 관련 세 기관이 빛가람으로 이전하는 참에 이곳에 민간 에너지 기업도 대거 입주시켜 이 도시 에너지산업의 파이를 최대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광주 · 전남 지역사회의 공동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 업계와 언론계의 평가에 따르면, 이 계획은 순항 중이며 이미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전무후무한 기회 왔다”

2월 9일 한전과 투자협약을 맺은 보성파워텍은 혁신도시 부지 8025㎡를 매입해 2018년까지 친환경 전력기자재 및 사물인터넷 스마트센서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32개 기업이 협약을 체결했다. 전력업계의 한 기업 대표는 “한전은 업계 최대의 ‘큰손’인 만큼 흡인력이 세지 않겠나. 나주로 가려는 에너지 기업이 계속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전은 내년까지 100개, 2020년까지 500개 기업을 빛가람과 인근 광주로 유치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육성펀드 2000억 원을 출연해 이전 기업의 비용을 덜어주기로 했다. 또한 에너지 전문 인재를 내년까지 300명, 2020년까지 1000명을 배출한다는 목표로 전남대 등 광주 · 전남 5개 대학과 산 · 학 · 연 연구개발 과제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역 대학의 역량을 키우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에 619억 원을 투자한다.

김동섭 한전 상생협력팀장은 “포항 하면 철강을 떠올리듯 광주 · 전남을 에너지로 특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 광주 · 전남에 전력 관련 업체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우선 업체를 유치하려고요. 외부에서 모셔오기도 하고, 이 지역 내부에서 업종을 전환시키기도 하고, 새 기업을 키우기도 하고. 인력이 필요한데 이 지역 대학에 매년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역량을 길러줄 계획입니다.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이곳 인재가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되게끔 할 겁니다. 아울러 전력사업을 하려는 타 지역 사람도 여기로 오게끔 할 거고요.”

▼ ‘내년 100개, 2020년 500개’ 목표는 잘되고 있나요.

“이전을 희망하는 곳이 계속 나오니까요. 올 연말쯤이면 50개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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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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