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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회사를 살리는 리더 vs 죽이는 리더, 전략적 평판 경영에 달려 있다”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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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 조사로 영국 노동당 승리 맞혀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패션산업의 경우 ‘세련된(chic, elegant)’ 같은 항목이 중요해요. 또 회사가 성공하다 보면 갖게 되는 특성들 즉, ‘공격적, 이기적, 권위주의적(Ruthle-ssness-arrogant, aggressive, selfish, authoritarian)’ 같은 측면은 언뜻보면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데,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조화하느냐에 따라 긍정적 상관관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담배 브랜드 가운데 말보로의 맛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풍깁니다. 남성적인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는 사례이지요. 마찬가지로 선거공약의 경우 대중이 뭔가 강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노동당이 남성성(ruggedness)을 내세우며 ‘새로운 노동당(new labour)’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민들에게 더 호응을 얻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저는 평판 측정을 통해 무엇이 대중의 만족과 연결되는지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었고, 회사나 정당 등 조직들이 어떤 성격을 전략적으로 가져가야 승리하는지 컨설팅을 통해 알 수 있었지요.”

이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요즘 한국에서도 주요 정당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정보 같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설 경우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나설 경우의 당과 리더의 평판 정도, 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손학규 대표나 유시민 전 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예상 평판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선거에 너무 임박해서 하지만 않는다면 평판 조사가 도움이 될 겁니다. 평판 측정을 통해 정당이나 리더의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분석을 위해 한국 정서에 맞는 평판 측정 도구를 별도로 테스트해, 대중에게 ‘내일 당장 선거를 한다면 누구를 찍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더하고 두 가지 결과를 서로 연결시키면 어느 항목이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어느 특정한 주요 항목을 발견하면 거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변화가 가능합니다. 영국의 경우 다수 의석을 차지한 당의 대표가 여왕의 요청을 받아 총리가 되지만, 한국은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기 때문에 선거에서 개인 브랜드와 정당 브랜드 사이의 관계가 더 밀접할 수 있습니다.

일반 회사의 경우엔 가치(value)를 찾아야 합니다. 그것도 내부에서 찾아야 해요. 요즘 직원 만족도를 이끄는 게 무엇이고,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가 무엇인지 우선적인 항목을 찾아야 합니다. 측정하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결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생각하다 보면 각 측면(dimension)별로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핵심 용어(keyword)를 알게 되고, 또 어떤 측면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사실 비즈니스 스쿨 컨설팅도 하게 되는데 한 경영대학원도 MBA 랭킹에서 계속 떨어질 때 이런 방법을 통해 리브랜딩을 하면서 순위를 회복하고, 지원을 문의하는 학생 수도 4배 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나라의 성격 테스트도

▼ 혹시 영국 노동당이 이런 정보를 선거 전에 알고 있었나요?

“그렇진 않았어요. 당시엔 학문적 연구 차원에서 접근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했는데, 마침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선거 결과가 나왔어요.”

전 교수는 “차기 한국 대통령선거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소셜미디어 서비스(SNS)가 평판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오바마가 돌풍을 일으킨 이후 한국에서도 후보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개인 이미지 홍보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것과 당 브랜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또 이미 한국의 경찰, 보건소, 우체국, 그리고 동북아시아 3국의 평판도 조사한 적이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의 평판을 조사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영국 맨체스터대에 근무했는데, 한국행 비행기 표를 사기 위해 학교 앞의 한 여행사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여행사 직원이 한국에 대한 여행 정보가 자기에게 없다는 거였어요. 너무나 충격을 받았지요. 심지어 그 직원은 한국과 일본이 같은 나라 아니냐는 말까지 하는 겁니다. 그 무렵 한일월드컵 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동료 교수 중에도 남한과 북한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1주일동안 몰입해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것이 바로 ‘국가의 평판’에 관한 것이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영국 정부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았지요.”

말하자면 전 교수는 이들 나라의 성격 테스트를 했다. 그는 나라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 항목들 예컨대, 여행 가고 싶은 곳, 유학 가고 싶은 곳, 투자하고 싶은 곳 등을 설문지에 넣어서 측정했다. 그리고 중국, 한국, 일본 3국 사람들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3국을 각각 비교하게 했다. 평판 평가 방법 가운데 내부와 외부 평판을 나라에 접목한 것이다.

▼ 한국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요? IMD에서 하는 국가경쟁력평가 등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IMD의 국가 경쟁력평가는 정부효율성, 경제성과 등을 따지지만 저는 좀 더 포괄적(generic)인 이미지와 느낌을 조사했습니다. 성격 전체를 좀 더 둥글게 측정해서 이것이 종속변수 가운데 무엇을 이끌어내느냐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접근법이라 실제 국가의 평판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젠가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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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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