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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에서 CEO로 변신한 백지연

“아들은 내 아킬레스건, 내 모든 기도는 그 아이 향해 있어요”

앵커에서 CEO로 변신한 백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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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자기설득으로 살았어요”

앵커에서 CEO로 변신한 백지연
-과감하게 구애하는 학생은 없었나요.

“소위 ‘킹카’는 따라오지 않고, 제 마음엔 별로 와 닿지 않는 분들이 아주 용감하시더라고요, 하하. 남학생들이 밤에 자꾸 쫓아와서 무서웠어요. 집에 가려면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했는데, 누가 쫓아오는 것 같아 귀가 길에는 늘 공포에 떨기까지 했죠.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때는 심각했어요. 인근의 홍익대 미대에 다니던 제 바로 위 언니가 저를 데리러 왔어요.”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여성상으로 뽑힐 만큼 많은 이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스피치 아카데미를 찾는 사람들의 상당수도 백지연이라는 이름에 끌려서 올 겁니다. 그런 성공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성공이라고까지 하긴 조심스럽지만, 그저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밑천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건 하나님이에요. 제가 평범한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신앙의 힘 덕분이에요. 다른 하나는 자기설득이었어요. ‘세상엔 나밖에 믿을 것이 없다. 내 안에는 파워가 있다. 내 안의 능력이 나를 결코 쓰러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자기설득이 크고 작은 고비 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웠죠.”



-유혹을 느껴본 적은 없나요.

“모범생 기질을 타고난 것 같아요. 저는 자주 저 자신을 분석해요. 엄마가 되고 나서는 더 자주요. 아이를 키우면서 ‘난 저 나이 때 무슨 생각을 했지?’ 하고 지난날을 자주 회상합니다. 전 어릴 때부터 일탈을 무척 싫어했어요. 시험 보기 전에는 당연히 공부해야 하는 거고, 숙제를 먼저 해놓고 놀아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요. 참 융통성 없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 그게 편했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엄마 옆구리를 콕콕 찌르면서 ‘나 키우면서 편했지? 엄마는 아무것도 안했지?’라고 해요. 그러면 엄마도 ‘진짜야. 한 번도 손이 안 갔다’고 하세요. 잔소리할 필요가 없었대요. 그 흔한 과외도 한번 안 시켜주셨어요.”

-힘들고 지칠 때는 없습니까. 그럴 때는 어떻게 합니까.

“좌절하는 순간은 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이요. 그때 제가 가장 신뢰하는 컨설턴트는 하나님이에요. ‘하나님, 저 너무 겁나요. 저 너무 어려워요. 근데 제가 여기서 주저앉을 순 없잖아요’라고 기도해요. 그건 기도이기도 하고, 독백이기도 하고, 제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해요.

전 세상의 그 누구에게도 기대거나 기대하지 않아요. 물론 친구도 있고,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족도 있지요. 그들을 다 사랑하고 믿어요. 그렇지만 그들에게 의지하진 않으려 하지요.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때문에 변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것이죠. 변하지 않는 건 하나님뿐이기 때문에 의지하고 믿죠.”

-직업상 자기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텐데, 나름의 건강관리법이나 미용 노하우가 있다면?

“따로 관리할 시간이 없어요. 피부 관리를 위해서는 세안 정도나 신경을 써요. 세안은 성격대로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해요. 운동도 잘 못해요. 살 안 찌는 건 유전자 덕분인 것 같아요. 키도 그렇고요. 피부는 어머니를 닮았어요. 감사해야죠.”

-스피치 아카데미 개원식 날 뒤풀이 자리에서 ‘마이 웨이’와 드라마 ‘명성황후’의 주제곡 ‘나 가거든’을 부르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가수 뺨치는 실력이던데요?

“가끔 노래 부를 일이 있으면 부르는 곡이죠. 제가 원래 그런 비장한 노래를 아주 좋아해요.”

-분위기도 잘 맞추더군요.

“저는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책을 낼 때도 대필 작가를 쓰지 않고 제가 직접 다 쓰죠. 사실 중학교 때까지 성악을 했어요. 원래 성악으로 대학 가려고 했어요. 근데 성적이 아주 좋아서 그만뒀죠(웃음).”

MBC, KBS에 모두 합격

-원래 꿈이 아나운서였습니까.

“앵커가 될 생각은 있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심리학을 전공해서 교수가 됐으면 하셨고, 저는 임상학을 더 공부해서 정신과 의사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유학을 가려고 학교를 정해놓고 외국어 공부를 하느라 외신 뉴스를 많이 봤어요. 당시 50대 중반이던 바버라 월터스나 다이안 소여 같은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이 참 당당하고 인상적이었어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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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kj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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