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키닷컴은 주간 단위 접속회수를 기준으로 전체 사이트에서 정치인과 정당 사이트의 순위도 매긴다. 앞서의 조사기간 동안 노무현 홈페이지는 전체 웹사이트 가운데 140위에 올랐다. 이인제 홈페이지는 1589위, 정동영 홈페이지는 1909위였다. 참고로 민주당 홈페이지의 순위는 362위, 한나라당은 1106위였다.
통계수치로만 보면 노무현 고문의 홈페이지는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의 홈페이지보다 인기가 높은 사이트다. 홈페이지 방문객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면서 노고문 캠프에서는 처음 한대이던 서버를 4대로 늘렸다. 하지만 이것조차 용량이 부족해 곧잘 다운된다는 게 사이버팀 관계자의 설명.
노무현 고문은 다른 어떤 정치인이나 정당보다 일찍이 인터넷의 가능성을 알았고 그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고문 캠프의 백원우 사이버팀장은 “노고문의 돌풍과 인기는 유행처럼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네티즌들과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쌓아온 신뢰가 지금과 같은 지지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직후부터 사이버팀을 중심으로 노무현 고문에게 오는 메일에 일일이 답을 해줬다고 한다. 답장에는 ‘이 메일은 노무현 고문이 직접 읽어보지 않는다. 하지만 뜻은 노고문에게 전달하겠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담았다.
백팀장은 “비록 답장을 받은 네티즌 입장에서는 노고문의 메일을 직접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 당장은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답장을 보내줌으로써 네티즌의 지적과 건의에 귀를 열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길게 봐서 네티즌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우리의 지지자를 늘려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백팀장은 이같은 노고문 진영의 일상적인 노력을 소개하면서 “노고문이 인터넷의 힘으로 노풍의 주인공이 된 것은 인정하지만 노고문 자체가 상품성 있는 후보였기에 네티즌들의 지지를 모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인터넷이 현재의 정치돌풍을 불러일으켰다면 왜 유독 노고문 홈페이지로만 네티즌들이 몰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노고문 홈페이지의 시장 점유율이 66%에 이르렀다는 것은 곧 노고문이 다른 정치인에게는 없는, 네티즌들에게 ‘어필’하는 장점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노무현 캠프에서 노풍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으려 하는 반면, 민주당 일각에서는 노고문의 상품성보다는 현 정치상황을 둘러싼 주변의 변화에서 노풍의 원인을 찾으려는 시각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노무현 고문은 노풍으로 대표되는 변화의 상징성을 갖지만 그 이면에는 드러나지 않은 몇 가지 원인들이 잠복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경선이 실시되기 전까지 일반 언론들은 한결같이 ‘양이(兩李) 대세론’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일부 메이저 신문에서는 의도적으로 ‘이회창 띄우기’를 해왔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이회창 대세론이 언론에 의해 떠받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유일한 대항마로서 이인제 고문이 부각됐던 겁니다. 언론의 양이 대세론은 여론조사에 의해 다시 확대 재생산 됐습니다. 일상적으로 이회창·이인제 맞대결 형식으로 조사를 벌인 덕에 ‘이회창 대세론’과 ‘이인제 민주당대세론’이 거의 고착화 되다시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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