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성공은 정부의 성공이자 국민 모두의 성공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모두 그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지지자, 반대자를 떠나 참여정부의 실패를 방관할 수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노 대통령은 왜 많은 국민이 참여정부에 대해 불안해하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의 현재와 미래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득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노무현 후보에게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에’라는 떠넘기기식 대응은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경제와 안보에 대한 다수 국민의 불안은 노무현 정부의 불안정한 정책기조와 서투른 국정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겸허한 문제인식에서 국정쇄신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참여정부의 이념적 표상인 ‘형평’과 ‘균형’을 도모하기 위한 국정과제는 현 수준의 시책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권위주의체제를 타파한 노 대통령 특유의 창조적인 정치에너지를 국가안보를 포함한 대외정책을 굳건히 하고 국민경제를 재도약시키는 데 쏟아부어야 할 시점이다.
3년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국가적 가용자원의 한계를 감안, 명실상부한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과감하게 재조정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이 기대하는 정책목표에 이르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무릇 ‘교만함에는 약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국정 최고책임자의 최고 덕목은 겸손과 반대자를 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라고 본다. 노 대통령은 이미 야인 또는 대통령 후보 시절 상대방의 논리를 제압해야 했던 정치적 경쟁자의 위치가 아니다.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인내하고, 가장 고독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국정 최고지도자로서 국민 에너지를 다시금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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