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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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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문희상 의장의 가족 소유 회사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소유 빌딩(사진 중앙)을 수의계약으로 매수했다 최근 되팔았다. 문 의장 가족은 수의계약 4개월 전 이 금융기관 감사로 들어가 계약체결 2개월 뒤 사임했다.

권 전 회장은 문희상 의장측이 부동산을 샀다가 판 과정에도 관계됐다. 문 의장의 가족은 권 전 회장의 회사를 인수한 뒤 이 회사 명의로 모 금융기관 소유 빌딩을 수의계약으로 매수했다가 되팔았다. 이 금융기관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곳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문 의장 가족이 빌딩을 되팔 시점에 이 빌딩의 시세가 구입 가격에 비해 18억원 정도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으나 문 의장측 등 거래 당사자들은 거래 가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문 의장 가족의 거래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권 전 회장은 ‘(주)성산 그린피아’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권 전 회장은 “이 회사는 매출이 전혀 없는 회사였다”고 말했다.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일종의 유령회사였던 셈. 문희상 의장의 가족은 권 전 회장으로부터 이 회사를 인수받아 이름을 ‘호명개발’로 변경했다. 2001년 당시 호명개발의 대표이사는 문희상 의장의 막내여동생 남편이었고, 문 의장의 첫째 여동생이 이사, 문 의장 남동생의 부인이 감사였다. 재산등록 자료에 따르면 문 의장의 아들도 호명개발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

2001년 3월15일 호명개발은 의정부 소재 ‘C신용금고(현 K은행)’ 소유의 의정부시 의정부동 179-4 빌딩을 32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매수하기로 C신용금고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금고는 그 무렵 지급불능상태인 모 신용금고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654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다.

2000년 11월 문 의장의 첫째 여동생의 남편인 김모씨는 C금고의 감사로 취임했으며, 4개월 뒤 호명개발과의 부동산계약 당시에도 감사로 근무했다. 통상 금융기관은 자산 매각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는데, 이 때 감사의 의견이 반영된다. 호명개발의 이사는 앞서 언급한 대로 김씨의 부인이었다. 아내는 사는 쪽의 이사, 남편은 파는 쪽의 감사였던 셈이다. 김씨는 계약 체결 2개월 뒤인 2001년 5월 C금고 감사직에서 사임했다.

2005년 1월 호명개발은 이 빌딩을 M사에 매각했다. 주변 부동산업계에선 이 빌딩의 현재 시세를 50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지만 거래당사자인 호명개발 측이나 M사는 매각대금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내가 돈 전달” 해명 뒤엎어

다음은 3억5000만원 전달과정 부분이다. 문희상 의장은 해명서에서 “2003년 11월9일 3억5000만원을 현금으로 Q변호사에게 준 이는 내 아내며, Q변호사가 이 돈을 채권자인 이씨에게 전했다. 나는 Q변호사에게 (돈을) 직접 건네준 적이 한번도 없다. 돈 문제에 관한 한 대부분 아내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Q변호사는 “내가 3억5000만원을 받는 자리에 문 의장 부인뿐 아니라 문 의장 본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의 해명을 뒤엎는 내용이다.

Q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 의장은 3억5000만원의 성격이 어떤 것이기에 돈 전달 자리에 자신이 동석했다는 것을 숨기려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다음은 Q변호사의 주장이다.

“2003년 11월 당시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측에 ‘문 실장님 부부가 직접 이씨를 찾아가서 얼마의 돈을 갚으면서 인간적으로 사죄를 하십시오’라고 제안했다. 문 의장은 1995년 채권자 이씨에게 10억9500만원을 빌린 뒤 원금도 갚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씨는 병이 들어 건강까지 악화됐다. 문 의장이 잘못했다고 판단해 문 의장에게 그런 제의를 한 것이다.

그 후 내가 양쪽을 오가며 주선해 2003년 11월9일 돈을 갚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날 나와 문희상 의장 부부가 채권자인 이모씨 집 앞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나는 문 의장 부부로부터 3억5000만원을 받았다. 그분들은 3억50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장만해 가방에 담아 왔더라.

나는 먼저 이씨의 집에 들어가 이씨에게 이 돈을 줬다. 얼마 후 문 의장 부부가 집에 들어가 이씨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다.”

“Q변호사가 남의 채권·채무관계에 끼어들어 양쪽을 오가며 중재를 하고 자리를 만드는 등 노력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17대 총선 때 의정부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는 문제를 염두에 두고 그렇게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Q변호사는 “내가 그렇게 한 것은 100중 10은 정치적 이해 때문이고, 90은 인간적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평소 양쪽을 잘 알고 있었기에 중재를 해주고 싶었다. 나는 ‘돈 배달’이 아니라 ‘중재’를 해준 것이다. 나는 오웅진 신부 사건 등 평소에도 무료변론을 많이 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신청해 경선을 치렀으나 문 의장으로부터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 다시는 정치에 뛰어들지 않을 생각이다. 정치입문 가능성을 사전에 스스로 차단해야겠다는 차원에서 최근 외제 승용차(볼보)를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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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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