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 지을 예산으로 지은 것은 사실”
▼ 육군 인참부장이면 병영시설 짓는 자금이 전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요.
“예산 전용 부분은 전혀 몰랐습니다. 계룡대 골프장 직원이 사망하고 그 부인이 소송을 내 법원이 과로사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후 청와대 관계자가 몇 번 찾아와 ‘육군 총장 공관은 원래 대통령 별장이었으니 그것을 내달라’고 하는 바람에, 청와대가 계룡대에 대통령 별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에 대해 저는 ‘그런 지시는 말이 안된다. 휘하 연대장 관사가 강가의 경치 좋은 곳에 있다고 해서, 사단장이 휴가를 즐겨야겠으니 그 공관을 내놔라 한다면, 연대장과 연대 병사들이 사단장을 어떻게 보겠는가. 그 이야기가 밖으로 나가면 어떤 부하도 사단장을 존경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거절의 뜻을 전했습니다. 남 총장을 만나 물어보니 총장께서도 ‘윗분에게 누를 끼칠 수 있는 것이라 들어줄 수 없다며 잘랐다’고 했습니다.”
▼ 그렇지만 그 별장은 완성됐습니다.
“남 총장이 퇴임하기 직전인 2005년 4월1일,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는 숫용추 계곡 쪽으로 구보를 나갔는데 계곡 안쪽에 ‘병영시설 개선공사’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가림판 안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뭐야. 계룡대 안에 내가 모르는 공사가 있나’ 하고 현장 사무소로 들어가 인참부장이라고 밝혔더니, 한 장교가 알아보고 ‘대통령 별장을 짓는 공사입니다. 이 공사는 국방부에서 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왜 병영시설 개선공사란 간판을 붙여놓았나’라고 물으니 그는 ‘병영시설 개선공사 예산으로 건축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얼마 후 이 공사와 관계된 장교들이 찾아와 ‘미리 보고를 못 드리고 공사하게 돼서 죄송하다. 국방부 지시로 공사를 하게 됐다. 공사비는 병사들 막사를 짓기로 한 예산에서 조금씩 염출했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나는 어이가 없어 ‘병사들 막사 지으라는 돈으로 별장을 짓는다고?’하며 야단을 쳤습니다. 그때 나는 ‘이 별장은 두고두고 장교들의 조소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2004년 5월26일과 6월3일 남북한은 장성급회담을 열고 휴전선에서의 심리전 중단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장교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심리전을 왜 포기하냐며 반발한 것으로 압니다.
“합참과 육해공군 모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왜 심리전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 그 회담에서는 서해 NLL(북방한계선)에서 남북한 해군이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교신방법에 대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7월14일 북한 경비정이 거짓 내용이 담긴 송신을 일방적으로 보내고 NLL을 넘었고, 이에 우리 초계함이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은 남측이 NLL 교신 합의를 어겼다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그런데도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우리 쪽이 허위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합참 정보본부장인 박승춘 중장이 일부 언론에 진실을 알린 것이 밝혀져 퇴임하게 되었죠. 당시 육군 수뇌부의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박 장군은 직을 걸었던 용기 있는 분입니다. 연평해전의 승리와 우리 고속정이 침몰한 서해교전을 기억하며 씁쓸해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정중부의 난’ 발언의 진실
▼ 그리고 7월28일 노 대통령은 조영길 장관을 퇴임시키고 윤광웅 대통령 국방보좌관을 새 장관에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윤 장관을 임명하기 전 노 대통령은 남 총장에게 국방장관을 맡아달라고 제의했다는데 사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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