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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쌍방울-이재명, 수상한 드라마 전말

“北은 직책보다 전대협 네트워크 중시”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북한-쌍방울-이재명, 수상한 드라마 전말

  • ● 방북 비용 대납, 李 직접 뇌물죄 적용되나
    ● 李·김성태·北 모두와 연결되는 이화영
    ● 민주당 도의원 “사고 터지면 누가 책임?”
    ● “리호남은 프로, 南 정치인은 아마추어”
    ● 美 제재로 대기업 몸 사리자 쌍방울 기회
    ● “대기업은 北 공작 대비 노하우 쌓아와”
    ● 쌍방울 거래 은행 美가 제재할 수 있다
2018년 11월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11월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이하 쌍방울) 회장이 2월 3일 구속 기소됐다. 이날 수원지검 형사6부는 외국환 거래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및 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김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 회장과 횡령·배임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양선길 쌍방울 회장도 구속 기소했다.

핵심은 북한에 거액을 송금한 혐의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약 800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한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에 500만 달러, 경기지사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북측에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초에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위해 북한에 제공한 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바꿨다. 이 대표에겐 초대형 악재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을 기소하면서 작성한 공소장을 보면 2018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스마트팜 사업 지원금 대납을 요청하면서 “(이를) 기회 삼아 대북사업을 진행하라”고 권유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북한과 쌍방울, 경기도가 상호 연결된 시작점은 2018년 11월 16일이다. 이날 경기 고양시에서 ‘제1회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열렸다.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주최했고 쌍방울이 후원한 행사다.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리종혁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 등 5명이 방남했다. 이날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표와 리 부위원장이 오찬을 함께했다고 밝히며 밥상에 오른 메뉴의 의미까지 세세히 홍보했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가운데)이 1월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가운데)이 1월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북 송금액 1000만 달러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11월 말 중국 선양에서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북한 측 고위 공작원 리호남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은 “경기도에서 경기도 기금으로 스마트팜을 지원해 준다고 해 그 말을 믿고 다 준비를 해놨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귀국 후 이 전 부지사로부터 재차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듬해 김 전 회장은 1월과 4월에 걸쳐 5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김 전 회장과 이화영 전 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이 대북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김 전 회장은 논의를 마치고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와 통화하면서 자신을 바꿔줬다며 이 대표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러면서 “대북 송금에 대해 고맙다고 한 것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소장에 300만 달러가 넘어간 경위를 이렇게 기재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북한 측 인사들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당시 북한 측 인사들로부터 “경기도가 이전부터 계속해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3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이 문제를 이 전 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들과 상의했다. 결국 같은 해 11월 27일부터 12월 18일에 걸쳐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300만 달러를 밀반출해서 북한 측에 건넸다.

2월 9일 동아일보는 최근 검찰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9년 전후 북한에 전달한 돈이 1000만 달러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행사 및 교통비 등 대북 송금 부대 비용으로 200만 달러를 추가 지출했다는 거다. 1000만 달러를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약 127억 원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 등에게서 받은 ‘령수증’ 문건 3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1월 19일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를 포함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을 재판에 넘기며 작성한 공소장에는 이 혐의가 제외돼 있다.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북한 주민과 접촉하거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신고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물품 반출·반입도 품목과 거래 형태, 대금 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협력 과정에서 절차를 잘 지켰는지에 초점을 둔다.

뇌물 vs 소설

반면 검찰이 현재 무게중심을 두는 혐의는 그 의미부터가 다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사업이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김 전 회장의 돈이 북한에 건너갔다면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제3자에 해당하는 북한 측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할 수 없다는 점이 다소 변수이긴 하지만,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인정되면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검찰이 부정한 청탁의 내용을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 대납 목적으로 300만 달러를 보낸 점은 이 대표의 다른 혐의들과 비교가 안 될 만큼 파장이 클 수 있다. 앞선 판사 출신 변호사는 “방북 비용 대납의 경우, 방북이 추진 및 성사됐다고 가정할 당시 도지사가 부담해야 할 돈을 직접 내준 셈이 될 수 있어 뇌물을 수수했다고 볼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뇌물죄는 제3자 뇌물죄와 달리 ‘부정한 청탁’을 입증하지 않아도 성립한다. 제3자를 통할 필요 없이 당사자에게 직접 귀속되는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2년 9월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2년 9월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관건은 경기지사이던 이 대표가 대북 송금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다. 경기도가 쌍방울에 각종 이권 제공을 약속했다면 그 최종 승인 대상자는 이 대표가 된다. 핵심 키맨은 이화영 전 부지사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대북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는 2월 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최근 김성태와 쌍방울의 대북 송금과 관련해 이화영과 이재명 대표, 경기도에 대한 모든 보도는 허위 사실”이라면서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위해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대북 송금이 필요한 경기도의 어떠한 대북 활동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역시 같은 날 “대장동 시리즈물, 성남FC 시리즈물, 이런 것에서 신작을 내놓았는데 그 이전 시리즈물도 형편없는 완성도를 보였지만 이번엔 최소한 개연성도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쌍방울 측의 대북 로비 사건”이라는 표현을 썼다. 쌍방울이 독자적으로 북한 측에 줄을 대다가 벌어진 사건으로 규정한 셈이다.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修辭)지만, 쌍방울과 북한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민주당 도의원들의 이화영 비판

이번 사건에서 이재명-김성태-북한과 모두 직접 접촉이 가능한 인물은 이화영 전 부지사뿐이다. 그는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3·15·16대 국회에서 이상수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때 창당기획팀장과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이상수 당시 의원이 대선자금 불법모금 혐의로 구속되자 서울 중랑갑 지역구에 대신 출마해 당선됐다. 18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2018년 10월 31일 웹매거진 ‘나의 경기도’ 인터뷰에서 그는 ‘한반도 평화 전문가’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7대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동북아평화연대 기획위원 등을 지내는 등 동북아 평화와 협력 분야에서 일관성 있게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별명이 생긴 것 같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에는 대통령의 메신저로서 북한을 방문해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북측 인맥들이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그간의 노력과 활동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평화 전문가’라는 별명이 만족스럽다.”

‘북측 인맥’을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자신감의 발로였겠지만, 그의 대북 활동을 두고는 같은 당 소속 도의원 사이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2018년 11월 15일 열린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보면 민주당 소속 민경선 도의원은 경기도청 박원석 평화협력국장과 질의 응답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핵심만 축약해 소개한다.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이게 뭡니까? 이게 뭐예요? 평화부지사님이 뭐 대권 나가십니까, 이재명 지사님이 대권 나가십니까? 전국 조직을 왜 만들 필요가 있어요? (중략) 남북관계에서 북한은 여러 가지의 루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루트, 썩은 동아줄을 잡았을 경우에는 상당한 피해를 입습니다. 단일 창구, 그러니까 평화부지사의 검증되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로 단일 창구를 만들어서 전국에 있는 지자체가 함께 하자 해서 사고 터지면 누가 책임집니까? 평화부지사가 책임질 거예요? 도지사가 책임질 거예요? 국장님이 책임질 겁니까?”

같은 날, 역시 민주당 소속인 김경호 도의원도 박 국장에게 “잘못된 거면 잘못된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를 해야지 그러면 이화영 부지사가 앞으로 계속 무슨 일을 해도, 아니면 막말로 얘기해서 사기를 쳐도 그걸 그냥 보고 있어야 되는 건가, 공직자는?”이라고 말했다. 이듬해 8월 26일 열린 경기도의회 평화경제특별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의 신정현 도의원이 신명섭 평화협력국장을 상대로 이렇게 발언했다.

“북측과 정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너무 많이 언론플레이를 했어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옥류관이거든요. 이게 정확하게 옥류관이라는 것에 대해서 북측과 구두 합의했다는 이야기들도 있었고, 이화영 부지사 개인에 대한 어떤 역량을 통해서 북측으로부터 확답 받았다고 했는데 실제 합의문이 없죠? 우리가 옥류관 여기 하겠다는 합의문 받아놓은 게 있습니까?”

이에 대해 신 국장은 “북측 아태평화위원회 명의로 된 합의문은 있다”면서도 “(합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다 추상적”이라고 답했다. 신 국장은 이 전 부지사와 같은 성균관대 출신이다. 이 전 부지사가 이사장을 맡았던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상임부회장으로 일하다가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에 임명됐다.

궁금증은 남는다. 이 전 부지사는 2004~2008년 단 한 차례만 국회의원을 했다. 이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취임하기 전까지 유의미한 공직을 맡은 적이 없다. 각종 선거에 나섰지만 번번이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10년 가까이 정치 낭인 생활을 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 빼고는 정치적 영향력이 전무하다. 그런 그는 어떻게 대북 채널을 유지했을까. 혹, 대북 채널이 끊겼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복원했을까.

“넓은 의미의 주사파 인맥이니…”

이에 대해 민경우 대안연대 상임대표는 “북한이 (이 전 부지사를) 공작 차원에서 관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주사파(주체사상파) 운동권 출신으로 1995~2005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이 기간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했다. 이 문제 탓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됐다. NL(민족해방 계열) 진영의 핵심 이론가였다. 그에게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동북아평화연대 기획위원이나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등의 직함으로 활동했다. 이런 직함도 북측과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되나.

“도움은 되는데, (북한은) 그보다 인맥·성향을 중시한다. (이 전 부지사가) 넓은 의미의 주사파 인맥이니 북한은 여기에 주목했을 거다. 오히려 직책보다 성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성향이라 하면 네트워크나 정파를 말하는 건가.

“그렇다. 임종석(전 대통령비서실장)이라면 임종석에 주목하지 그가 경문협(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어떤 직책을 갖고 있느냐에 주목하지는 않는다.”

1980년대 주사파 운동권에서 이 전 부지사는 어떤 위치에 있었나.

“성균관대 81학번인데, 골수 주사파는 아니지만 넓은 의미의 주사파 활동을 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어떤 계기를 통해 북측과 접촉했을 것이다.”

이 전 부지사의 인터뷰를 보니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메신저로서 북한을 자주 방문했다고 했다. 거기서 맺은 인맥이 나중에도 유지가 되나.

“북한 처지에서는 (내가 활동한) 범민련도 중요한 인맥인데, 이화영 정도 되면 더 중요한 인맥이다. 대권을 쥘 수도 있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이니까. 특히 북한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네트워크를 중시한다. 이화영이 임종석이나 이인영(국회의원·전 통일부 장관)급은 아니어도 (역할을) 꽤 했을 거다. 그냥 얼굴마담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북한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다.

“당연히 정치공작인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들어갔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 대표가 정말 대통령이 될 거라 판단했으면 세게 들어갔겠지. 북한의 정세 판단 문제인데, 그럼에도 이재명에 연결되는 인맥이라면 북한에는 특급이다. 대통령이 되건 안 되건 야당의 핵심 리더니까.”

그렇다면 북한은 쌍방울보다 이 전 부지사 쪽에 좀 더 집중했을까.

“추정컨대 쌍방울은 희토류 사업권이 최종 목표였던 것 같다. 북한은 이재명에 집중했을 거다. 남측에서는 북측이 경제협력에 관심이 있을 거라 오해한다. 북한은 정치와 군사에 집중한다. 문재인 정부 때도 평양은 북·미평화협정 과정에 서울이 역할을 해줬으면 했던 거다. 남북 경제협력을 남측이 할 수 없다고 본다. 얘기하다 보면 남측을 아주 졸(卒)로 본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런 정도의 역할을 해달라는 거겠지.”

북측이 남측과의 연결고리로 삼는 정치인들을 정하는 기준이 뭔가.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접촉한다면, 북한은 친북 인맥을 중시하는 편이다. 중국은 돈이 많지만 북한은 돈이 없으니까. 그러니 친북 인사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내가 활동할 때도 그랬고.”

이 전 부지사가 채널로 상대한 아태위의 역할은 뭔가.

“범민련 남측본부, 범민련 북측본부, 민화협(민족화해협의회) 등은 다 책상 하나 두고 있는 조직일 뿐이다. 아태위도 마찬가지다. 내가 활동할 때도 리종혁이 아태위 부위원장이었는데, 실질적으로는 모두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가 하는 일이다.(*아태위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다.) 통전부가 사인해야 아태위라는 모자를 쓰고 나서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도 알았을 텐데.

“알았겠지. 모를 리 없다.”

여기서 주목할 인물이 리호남이다. 리호남은 김일성종합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근무했다. 이후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으로 활동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공작’은 리호남과 박채서(흑금성)의 이야기를 뼈대로 삼는다.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리명운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의 실제 모델이 리호남이다.

리호남의 4가지 공작

2007년 11월 당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북한 민영항공총국 앞으로 보낸 의향서(오른쪽). 도은대 대우건설 전무와 리호남이 각각 서명한 의향서. 왼쪽 사진 오른쪽 아래에 리호남의 서명이 있다. 이 문건은 ‘신동아’ 2010년 9월호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2007년 11월 당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북한 민영항공총국 앞으로 보낸 의향서(오른쪽). 도은대 대우건설 전무와 리호남이 각각 서명한 의향서. 왼쪽 사진 오른쪽 아래에 리호남의 서명이 있다. 이 문건은 ‘신동아’ 2010년 9월호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이 전 부지사와 리호남의 인연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동아’ 2010년 9월호 ‘북한 공작원 리호남 15년 스파이 행각’을 보자. 이 전 부지사는 2006년 10월 20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리호남을 만났다. 안 전 지사는 직책이 없었지만 현직 대통령(노무현)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이 전 부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가까웠다. 같은 해 12월 16일 이 전 부지사는 이 전 대표의 방북을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찾았다. 이듬해 3월 7일 이 전 대표가 평양을 방문했다. 이 전 대표의 방북은 그해 10월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 관계자는 “이화영보다 리호남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흑금성 건도 (영화 때문에) 내용이 미화됐지만, 따지고 보면 리호남의 공작에 이용당한 것이다. 흑금성의 대법원 판결문만 봐도 나온다. 리호남이 노무현 정부 당시 안희정을 만났을 때 이화영과도 연결됐다. 좋게 말하면 이화영도 남북관계에서 긍정적 역할을 해보겠다며 여기저기 뛰어다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시 리호남과 연결된 건데, 이번에도 리호남의 공작이 성공한 경우라고 봐야 한다. 수완이 뛰어난 사람이다. 어찌 보면 주인공은 리호남이다. 남한 정치인들은 욕심이 있어 리호남을 찾았겠지만, 내 시각에서 보면 리호남은 프로고 그와 접촉했던 남한 정치인들은 모두 아마추어다.”

경찰청 공안문제연구소·치안정책연구소 출신으로 수십 년간 북한의 대남(對南) 전략을 연구해 온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도 이화영보다 리호남에게 주목한다. 그와의 문답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어떻게 보나.

“쌍방울 대북사업의 중개인이 누군지부터 잘 봐야 한다. 리호남이다. 남북 교류 사업을 하는 경제 일꾼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대남 정치공작원이다. 쌍방울의 돈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북한의 대남 정치공작에 놀아난 것이다. 그중 300만 달러가 이 대표의 방북료니까 순수한 남북교류 사업이 아니다. 이 대표의 방북을 통해 대선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이른바 이재명발 북풍 공작이다.”

리호남은 어떤 인물인가.

“30년 넘게 대남 공작에 종사해 온 거물급 특수공작원이다. 그의 공작은 4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대남 정치공작이다. 북풍 사건·총풍 사건부터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 10·4 선언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도 등장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야 가리지 않고 남북 정상회담을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로 보고 추진하는데, 리호남이 이를 이용한다. 두 번째는 대남 경제 공작이다. 외화벌이 공작이다. 각 정권의 코드를 아니까 (겉으로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일방적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공작을 편다. 내로라하는 기업이 다 북한에 줄을 댔다. 줄 대면 끝이 아니다. 입장료와 성공보수까지 줘야 한다. 돈이 3중으로 뜯긴다. 세 번째로는 대남 문화 영향 공작이다. 우리 국민이 가진 북한에 대한 경계심과 적개심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국내 방송사에 방북 취재를 허용하면서 기본으로 100만 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대남 간첩 공작이다. 지난해에도 경찰청이 간첩 5명을 검거했는데, 2011년 리호남의 지시를 받고 농협 전산망 테러를 했다가 뒤늦게 잡힌 간첩들이다.”

2018년 개봉한 영화 ‘공작’에서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리명운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사진)의 실제 모델이 리호남이다. [CJ ENM]

2018년 개봉한 영화 ‘공작’에서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리명운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처장(사진)의 실제 모델이 리호남이다. [CJ ENM]

리호남이 굳이 과거가 의심받는 김 전 회장을 만난 이유는 뭘까.

“이 전 부지사가 평화부지사라는 공식 직함을 갖고 방북 교류 사업을 명목으로 리호남에게 다시 선을 댔다고 봐야 한다. 리호남에게 선을 대면 돈을 쓴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니까. 리호남이 30년 동안 한국의 정치·경제를 다뤄왔기 때문에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안다. 자꾸 우리가 뭘 했다 하는데, 리호남이 안 도와주면 뭘 할 수 있나. 턱도 없는 소리다.”

북한이 쌍방울로부터 받은 돈은 리호남에게도 가나.

“800만 달러는 김정은한테 들어가는 돈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성사시킬 성사비를 줘야 한다. 그건 리호남이 갖는다. 추가로 돈을 더 보냈다고 하는데, 아마 성사비일 것이다. 리호남도 먹고 위에 있는 정찰총국장 김영철도 갖다주면서 서로 나눠 먹어야 한다. 그런 돈이 부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

왜 쌍방울은 먹잇감이 됐나

리호남은 그간 국내 대기업의 대북 접촉 현장에 대부분 자리했다. 굴지의 재벌이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도 직접 만났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8년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 타진 당시에도 관여했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은 이런 거다. 리호남과 북한이 굳이 많고 많은 기업 중 쌍방울을 택한 이유가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 데(쌍방울)니까 북한과 접촉하지, 대기업이라면 어림도 없다. 대기업은 너무 잘 알고 있어 손사래 친다. 2018~2019년 이른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국면에서도 대기업들은 굉장히 몸조심했다. 잘못하다가는 미국 제재에 딱 걸리게 돼 있다. 그런데 쌍방울은 다르거든. 북한이 그걸 모르겠나? 오히려 자신들이 원하는 현금은 (쌍방울처럼) 좀 부실하고 불법적이라는 논란이 있는 기업에서 훨씬 잘 받아낼 수 있겠다고 당연히 판단했을 것이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대기업들도 몸을 사렸다. 이에 연 매출 6000억 원 수준으로, 재무 상황도 부실한 쌍방울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 북한의 시각에서 보면 공략하기 용이한 먹잇감이다.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설명도 대동소이하다. 북한 처지에서도 불가피하게 쌍방울을 택할 환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현금이 들어오고 바라는 바를 관철할 수만 있다면 상대가 조폭 출신이건 아니건 상관없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북한이 재벌 대기업을 선호하는 건 사실이다. 대기업과 하면 더 크게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대기업도 (대북사업과 관련해) 여러 노하우를 쌓아왔다 보니 공작에 그리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쌍방울의 경우 나름의 야심이 있었을 것이다. 회장의 신분 세탁이 됐건, 혹은 경제적으로 대북사업을 통해서 비즈니스를 크게 키워보겠다는 목적이 됐건. 그러니 리스크가 있어도 크게 베팅하려 한 거고.”

미국 의회는 2019년 제정한 ‘웜비어법’(대북제재강화법)을 통해 북한 정권에 자금을 제공하는 제3국의 개인, 단체, 기관에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에도 해당한다. 사실상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셈이다. 국내 판결을 통해 범죄행위가 확인되면 미국도 국내법에 의해 제재 절차에 착수한다. 법원 판단에 따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이 국제사회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1월 24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는 김 전 회장 사건에 대해 “한국 당국의 수사를 인지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추가로 공유할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국무부 대변인실에 질의한 내용에 답변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VOA는 “북한 인사에 대한 현금 전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고 “미국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 규정도 다수 어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개인 돈이냐 회삿돈이냐

김 전 회장 측은 북한에 건넨 돈의 출처를 “개인 돈”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1월 16일 KBS 인터뷰에서도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없으며, 개인 돈을 준 거니까 제 돈 날린 거지 회삿돈 날린 거 하나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유엔와 미국의 제재에 더해 횡령죄가 추가될 가능성을 우려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인 돈이라고 해도 국가보안법 제5조 자진지원·금품수수에 해당해 법에 따르면 간첩이 될 수 있다”(유동열 원장)는 지적도 있다. 돈의 출처를 일일이 소명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김모 씨가 2월 13일 구속됐다. 김 씨는 10년 넘게 쌍방울의 재경총괄본부장을 지내 쌍방울의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이기도 하다. 또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SPC) 두 곳에서 대북 송금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김 씨가 유의미한 진술을 할 경우 돈의 출처를 둘러싼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검찰은 쌍방울 계열사에서 빼돌린 돈 일부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북한에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이는 “개인 돈”이라는 김 전 회장의 진술과는 배치된다. 만약 회삿돈을 북한에 송금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쌍방울의 대외 거래가 불가능해지고 사실상 기업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릴 수 있어서다. 박원곤 교수와의 문답이다.

김 전 회장이 개인 돈이라고 진술한 건 회사가 처할 어려움이 더 크다고 우려했기 때문일 텐데.

“개인 돈이면 김 회장이 개인 제재를 받을 텐데, 회사 제재가 더 복잡해지니까 그랬겠지. 미국에서 제재를 받는다는 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한다는 뜻이다. 기업 자체가 흔들린다. 제재 내용이 엄청나게 꼼꼼하게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제재 대상 기업으로 올라가면 미국 부품이 10% 이상 들어간 원자재는 전혀 수입을 못 한다. 그리고 달러로 아무것도 결제할 수가 없다.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거다.”

유엔에 미국 자체 제재까지 2중 제재 아닌가.

“미국 국내법에서도 웜비어법을 포함해 여러 제재가 있으니 2~3중으로 얽혀 들어가게 돼 있다. 만약 쌍방울에서 돈이 나왔다고 확인될 경우 쌍방울과 거래한 은행도 (제재에) 걸려 들어갈 수 있다. 이 자금의 흐름 사이에 은행이 있을 게 아닌가. 신용이 은행을 통해 움직이니까. 그렇다면 은행이 제재 대상이 되는 거다.”

은행에 달러가 막힌다는 얘긴데.

“최악이다. 정말 문 닫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것이다. 다만, 미국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동맹국인 한국을 상대로 은행까지 제재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원칙상은 은행도 제재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도 (제재 여부를 놓고) 정치적 판단을 많이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재무부는 중국의 개인과 기업, 은행의 제재 위반 사례에 대한 증거를 다 갖고 있다. 실제로는 제재를 안 하지 않나. 정치적 고려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화당 의원들은 ‘왜 중국을 제재하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행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삶

쌍방울의 전신은 이봉녕과 이창녕 형제가 1954년 전북 익산시에서 설립한 형제상회다. 1963년 쌍녕섬유공업사를 거쳐 1977년에 ㈜쌍방울로 상호를 변경했다. 2년 뒤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다. 1987년에는 독자 브랜드 ‘트라이(TRY)’를 출시했다. 1989년에는 전북 전주시 연고의 프로야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를 창단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광주에 연고를 둔 해태 타이거즈와 함께 호남 야구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90년에는 당시 기준으로 남부권 최대 규모인 무주리조트도 문을 열었다. 1992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 공인을 받았다. 1997년에 이르러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부도를 맞게 된다. 1997년 10월 16일 부도 당시 쌍방울의 부채 규모는 9000억 원에 달했다. 프로야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는 2000년 1월에 SK에 매각됐고, 지금의 SSG 랜더스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 1월 김 전 회장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레드티그리스’가 대한전선이 갖고 있던 쌍방울 지분 40.86%를 200억 원에 사들였다. 레드티그리스의 전신은 불법 대부업체인 ‘도쿄에셋’이다. 우리가 알던 쌍방울과 다른 ‘김성태 쌍방울’의 시작이다. 공교롭게도 창업자인 이봉녕 전 회장은 같은 해 11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부도 기업이라는 낙인에도 쌍방울은 명맥을 유지했다. 재무 문제였기 때문에 작게나마 돌파구가 있었다.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 정치는 물론 국제관계의 한복판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건 불량 기업의 라벨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이다. 쌍방울에서 받는 월급으로 삶을 일궈가는 ‘보통 사람’들의 운명도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동아 3월호 표지.

신동아 3월호 표지.





신동아 202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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