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 개헌·부칙 개헌론까지…“왈가왈부 여지없어”
“장기 집권 막겠다”던 86세대의 ‘개헌 역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4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개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일각에서는 ‘우회로’를 찾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순차 개헌론’이다. 먼저 헌법 제128조 2항을 삭제한 뒤, 추가 개헌을 통해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규정한 제70조를 수정하는 방식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너무나 기술적인 접근이며 헌법의 정신을 완전히 몰각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나치 독일에는 법이 정의에 합치하는지 따지지 않고 기술적으로만 부합하면 된다는 논리가 만연했다”며 “순차 개헌 역시 ‘집권 연장 방지’라는 헌법 정신을 법 기술로 우회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순차 개헌·부칙 개헌론까지…‘우회법’ 솔솔
현실적으로 순차 개헌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헌법개정을 두 차례 해야 해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두 번씩 거쳐야 한다. 이때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금지하는 조항을 먼저 처리하는 구조라 국민적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개혁신당 싱크탱크 개혁연구원이 8월 17일 전국 18세 이상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5.2%가 “개헌 논의를 위해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5%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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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87년 체제를 만든 86세대가, 이제는 그 체제의 핵심 안전장치를 스스로 해체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 교수는 “개헌 논쟁이 벌어지는 양상을 보면 ‘1987년에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며 “이런 식으로 개헌을 밀어붙인다면 당시의 투쟁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둘러싼 권력투쟁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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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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