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자발적 지지층 만든 점 평가, 적극 소통은 부재
韓이 중도층 대변하는지 의문…조직 망가뜨리는 사람
내부 분탕질에 국민은 피로감…“나가서 창당하라”
영남 의원은 또 다른 비례대표…공천 위한 경쟁 몰두
당 입장 설명하고 자기 정치 얘기하는 의원 본 적 있나
지방선거 성적 좋아…朴 탄핵 직후와 비교해야
張에게 직언? 보약도 어느 정도 건강 회복해야 먹어
당원 중심 정당 만들고 의원 본업하는 게 진정한 혁신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조광한(68)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8월 11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진행한 ‘신동아’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무기력증에 빠진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조 최고위원은 당 쇄신의 최우선 과제로 ‘리더십의 정상화’를 꼽았다. 그는 “당원이 선택한 당대표를 일부 정치인이 끊임없이 흔드는 탓에 당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장선상에서 비당권파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을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당을 망친 사람”이라고 직격했고, 친한계를 향해서는 “한동훈 의원을 쫄랑쫄랑 쫓아다닌다”고 했다.
지방선거 성적 좋아…朴 탄핵 직후 선거와 비교해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인 만큼 당대표의 이해에 충실하게 발언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 조광한을 주류에 영합하는 인물로만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고, 2022년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남양주시장을 지냈지만, 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탈당까지 불사하며 맞붙은 전적이 있다. 정치적 셈법만 따랐다면 택하기 어려운 행로다. 이날도 조 최고위원은 영남 지역 의원을 “기득권”이라고 비판하는 등 다방면으로 날을 세웠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장동혁 대표 체제도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온갖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을 이끌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당의 간판이 28번이나 바뀌었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정통성을 가진 당대표조차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장 대표는 영남 기득권과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는 공존하며 당대표 역할을 해왔다. 자발적 적극 지지층을 만들어낸 점도 평가받을 만하다. 그 저변도 점점 넓어질 것이라 본다.”
아쉬운 점은 없나.
“의원들과 소통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의원들의 주장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현실감각이 떨어지거나 정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어설픈 주장도 있다. 그렇더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의원들의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주장이라 하면.
“한동훈 의원을 쫄랑쫄랑 쫓아다니는 이른바 친한계나 대안과 미래 같은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당내에서 ‘대안도 없고 미래도 없다’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해왔다.”
지도부를 향한 ‘지방선거 책임론’에 대한 평가인가.
“그렇다. 비교하려면 동일 조건에서 해야 한다.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은 광역단체장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도 서울에서는 서초구청장 1명, 경기에서는 2명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시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거뒀다. 대선 승리 직후에 치러 수월했던 2022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참패했다며 책임지라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장 대표를 물러나게 하려고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운 덕분에 선거에서 이겼다는 평가도 있지 않나.
“오 시장이 착각하면 안 된다. 본인이 잘나서 이긴 선거가 아니다. 상대 후보가 부족한 면도 있었고, 서울은 반드시 수성해야 한다는 보수 유권자들의 절박함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 성공과 권력에 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국민 정서와 괴리 우려된다면 ‘국민당’ 만들면 될 일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보수정당의 쇄신은 불안정한 리더십을 정상화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때그때 임시 지도부를 세우고 영남 기득권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타협하는 식의 당 운영에서 벗어나는 게 혁신이다. 당원의 뜻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당무에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됐다. 이후 당원의 지지가 현격하게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일부 인사가 목소리를 높인다고 끌어내리는 게 어떻게 쇄신인가.”
당심을 강조하다 보면 국민 정서와 괴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그렇다면 당원은 왜 필요한가. 모든 사안에 대해 국민께 의견을 구해야 하나. 그러길 바란다면 아예 ‘국민당’을 만들면 된다. 정당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다. 옆집 사람이 아무리 친하다고 해서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당원 중심’을 비판하는 건 결국 자신들이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싶은데 당원이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로만 들린다. 당원에게 평가받고 선택받을 자신이 없으니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다.”
‘영남 기득권’이라는 표현을 보니, 영남 지역 의원에 대한 불만도 있어 보인다.
“영남 지역 국회의원은 또 다른 형태의 비례대표다.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나가면 사실상 당선되는 지역이 많다. 그렇다 보니 공천을 위한 내부 경쟁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방송에 나가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자신의 정치철학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나. 다선인데 얼마 전에야 존재를 알게 된 의원도 있다.”
어떻게 해야 당의 리더십을 정상화할 수 있다 보나.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당직을 맡지 않는 게 진정한 혁신이라고 본다. 국회의원의 본업은 국회에서 정책과 법률을 다루는 것이다. 당직까지 맡으면 결국 당무는 짬이 날 때 하는 ‘파트타임’이 될 수밖에 없다. 당직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필요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당무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징계 얘기를 꺼낼 줄 알았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맨 앞)이 8월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8월 20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권영진 의원에게 1년 6개월, 서범수 의원에게 10개월, 진종오 의원에게 2년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다.
언급한 사례는 모두 비당권파 관련 사안이다. “반대파를 숙청하려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게 어떻게 반대파 숙청인가. 반대파 숙청은 잘못이 없는데도 쫓아내기 위해 징계하는 것이다. 만일 제가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간담회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들이 가만있었겠나. 자기 잘못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상대의 잘못은 끝없이 키우려 하는 이들이다.”
지금은 내부 정비할 때
한동훈 의원 지지층을 끌어안아야 국민의힘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전국 단위 선거는 아직 한참 남았다. 지금은 내부 정비를 할 때다. ‘사고뭉치’를 데려와 당을 시끄럽게 만들면 정비가 되겠나. 장 대표가 잘 표현했는데 한 의원은 범죄행위(당원게시판 사건)로 제명된 사람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유사한 행위로 감옥까지 갔다 왔다. 그에 버금가는 잘못이라고 본다. 게다가 한 의원이 정말 중도층을 대표하는 사람인지, 당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당을 망친 사람 아닌가. 2024년 총선에서 한 번 경험했고, 2025년 대선에서 또다시 경험했다.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기보다 해를 끼치고 망가뜨리는 사람이다.”
12·3비상계엄 당시의 발 빠른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제가 보기에는 ‘발 빠른 행보’가 아니라 ‘촐싹대고 가벼운 행보’였다. 그런 상황일수록 정치인은 묵직하게 움직여야 한다. 보수의 아픔을 현장에서 겪어온 사람들은 당시 한 의원의 태도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아스팔트와 광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보수를 지켜온 사람들은 한 의원을 정말 싫어한다. 반면 별다른 자기희생 없이 카페에서 편안하게 보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한 의원의 겉모습만 보고 미화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찌 됐든 당의 외연을 확장할 필요는 있지 않나.
“물론이다. 국민에게 인정받고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내부에서 계속 분탕질을 하면 그걸 수습하는 데 힘을 다 빼앗긴다. 정작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것이다. 국민이 국민의힘에 피로감을 느끼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가운데 상당 부분도 끊이지 않는 내부 분란에 있다.”
더는 내부 분란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상식에 안 맞는다는 거다. 당원들이 ‘당신 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는데 왜 굳이 남아 당을 힘들게 하나. 그렇게 본인들이 옳고 잘났다고 생각하면 나가서 창당하면 된다. 바깥에서 잘한다면 세상의 중심이 그쪽으로 가지 않겠나. 왜 당에 남아 자꾸 꼼수를 부리나.”
장동혁에 직언? 보약도 어느 정도 건강 회복해야 먹어
장동혁 대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원래는 이름 정도만 알았다. 후배 당협위원장들이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를 돕자고 해 함께했고, 이후 두세 차례 당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장 대표가 ‘가까이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더라. ‘어떤 역할을 원하느냐’고 묻기에 ‘평생 자리를 요구한 적이 없다. 알아서 맡기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최고위원에 지명하더라.”
장 대표에게 직언은 하지 않나.
“거의 하지 않는다. 지금은 제 직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사방에서 장 대표를 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곁에서 힘을 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 보약도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뒤에 먹는 것이고, 운동도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할 때 하는 것이다.”
비당권파와는 따로 소통하나.
“수준이 안 맞아서인지 대화가 잘 안 된다. 제가 조금 순수한 편이다. 저는 중학교 1학년 수준인데 그분들은 대학생 수준이라고 해야 하나.”
정치적 계산을 많이 한다는 의미인가.
“계산이라기보다 탐욕의 문제다. 괜찮은 사람들과는 격의 없이 잘 지낸다. 의원들 가운데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잘 지내는 분들이 꽤 있다. 다만 ‘이 사람은 냄새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굳이 가까이 지낼 필요는 없지 않나. 오히려 그런 사람을 정치권에서 걸러내는 것이 쇄신이고 개혁이다. 다음 자리를 생각하거나 어떻게든 배지를 달려고 몸부림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소신대로 살다가 필요가 다하면 물러나겠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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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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