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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리포트

“핵무기 갖고 핑퐁게임 하는 두 사이코패스 사이에 끼다”

서울 거주 외국인 유학생이 느낀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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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갖고 핑퐁게임 하는 두 사이코패스 사이에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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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한 파괴”라는 말로 예방전쟁을 위협했고 이에 대해 김정은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고려”로 맞받아쳤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북한 핵 위협을 어떻게 느낄까. 고려대 미디어학부에서 ‘미디어글쓰기’ 영어강의(담당 : 허만섭 신동아 기자)를 듣는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유학생들이 ‘서울에서 느낀 북한 핵’이라는 주제로 직접 글을 썼다. 이들이 영어로 쓴 글은 정보라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학생이 번역·정리했다. <편집자>

술에 잔뜩 취한 사람처럼 말하는 트럼프

9월 15일 북한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발사되는 모습.[조선중앙TV]

9월 15일 북한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발사되는 모습.[조선중앙TV]

저에게 북한의 핵 위협은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느끼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아마 제가 낙천적인 사람인 데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무력감을 느끼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입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 말하거나 트위터에 글에 올릴 때 그는 파티에서 술에 잔뜩 취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는 터무니없는 말을 그칠 줄 모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김정은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두 사람이 부딪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트럼프는 그 자신이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을 경쟁 회사 대하듯이 합니다. 회사 경영과 달리 외교에서 예측불가능성은 위험합니다. 특히 동맹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 전략과 배치되는 그들만의 전략을 세울 때 그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을 중요하게 여기고 잘살자는 삶의 모토를 가지고 살아갈 뿐입니다. 오노 위어츠(Onno Weerts, 네덜란드)


서울을 위협하는 한심한 리더십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북핵은 저와 조금의 관련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 머물며 저는 과거와 달리 북핵 문제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북핵 위협이 제가 사는 집 문 앞까지 다가온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핵무기를 가지고 사활을 건 핑퐁 게임을 하는 두 명의 사이코패스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그들의 말 폭탄을 피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입니다. 두 명의 리더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평화로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울은 굉장히 아름답고 친절한 도시입니다. 서울의 야경은 불꽃놀이처럼 화려합니다. 서울의 밤은 한 번도 잠든 적이 없는 것처럼 곳곳에 불빛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지금 철부지 아이들의 싸움터로 변해버렸습니다. 저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온몸이 얼어버리는 느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로켓 맨’의 호전성을 일깨우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핵 위협이 사그라지길 기도합니다. 서울에 있는 우리들은 이 도시를 위협하는 한심한 리더십에 저항해야 합니다. 앤서니 셴(Anthony Shen, 미국)

방사능에 피폭되기 전 뭘 해야 하지?

양치기 소년 동화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소설은 ‘거짓 소식을 전하다’라는 영어 표현 ‘cry wolf’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소설에서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양이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이런 거짓말이 반복되자 주민들은 실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이 도와달라고 소리쳐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을 한국에 대입해본다면 양치기 소년은 북한의 김정은이고 저는 무관심하고 냉정한 주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협박을 해왔습니다. 관련 뉴스를 너무나 많이 들었습니다. 북핵 위협은 우리 세대 많은 사람을 감염시킨 질병이자 전 세계의 골칫거리임이 분명합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북한 핵·미사일이 현실화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집에 앉아 따뜻한 가을 햇볕을 쬐며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을 때 사이렌이 울리고 살 수 있는 시간이 몇 분밖에 안 남았다면 어쩌지?” “방사능에 피폭되기 몇 분 전에 난 뭘 해야 하지?”

이런 끔찍한 상상에도 불구하고 저는 비교적 빨리 평정을 되찾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무서워합니다. 그들은 끝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저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 다른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서울에 있는 저의 안전을 걱정할 때 저는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더 유머러스하게 대답하기도 합니다. 만약 서울에 당장 핵폭탄이 떨어진다면, 최소한 저는 아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생을 마감하기에 괜찮다고 말합니다. 은서 리(Eunseo Lee, 미국, 재미교포)

매일 안부 전화 받고 귀국 티켓 예약

한국과 북한 간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더 그렇게 됐습니다. 이는 그 자체로 북한 김정은의 신경을 자극하는 사건입니다. 

김정은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와 시도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저의 외국인 친구들은 그들의 가족에게서 전쟁의 위협은 없는지, 무사히 잘 있는지를 물어보는 안부 전화를 매일 받는다고 합니다. 

몇몇 친구의 부모님은 “빨리 귀국하라”면서 귀국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모순적이게도, 한국 사람들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쿨(cool)’ 하게 생각합니다. 북핵 위협을 조금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김정은과 트럼프는 ‘초딩’ 같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은 허세를 부리면서 전 세계를 괴롭힙니다.

전 세계는 많은 힘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NGO 단체를 설립하고,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조약들을 만듭니다. 두 명의 아마추어가 세계적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벌이는 ‘아무 말 대잔치’를 수습하기 위해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대국들이 인권을 보호하고, 테러리즘을 막고, 여성의 권리에 대해 함께 노력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사는 과정에서 혼란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 인류 역사상 큰 전환기에 있는 지금 우리는 세계 공동체 시민으로서 다른 나라를 짓밟기보다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자함(타이완)

가족들이 “전쟁 나면 어떻게 할 거냐” 걱정

몇 달 동안 TV, 라디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에서 북한은 가장 큰 화젯거리가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 북한과 바로 마주 보고 있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저도 이 문제를 걱정해본 적이 없습니다.

알자지라 뉴스에 따르면, 북한이 가진 핵무기는 몇 곳을 제외한 전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핵폭탄은 미국 동부 해안, 라틴아메리카, 서아프리카, 남극을 제외한 세계 어느 곳에든 닿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이 북한의 핵폭탄 도달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은 꽤 성가신 일입니다.

저는 며칠 전 제 방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하늘을 날아가는 항공기 소리를 들었습니다. 윙윙 돌아가는 헬리콥터 날개 소리와 우르릉거리는 엔진 소리에 겁이 났습니다. ‘전쟁이 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잠깐 떠올랐을 뿐 흘러가는 강물처럼 몇 분 후 제 머릿속에서 잊혔습니다. 제 일상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북핵 뉴스는 제 일상을 흔들어놓진 않았지만 여전히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때때로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교환하거나 전화로 연락할 때 그들에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학교에서 배운 안전 규칙을 따르면 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표범처럼 빠르게 달려 가장 가까이 있는 지하철역으로 대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계속 한국에서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 친구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제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갈 때마다 가족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곤 합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가장 먼저 타고 오겠다”라고 침착하게 말해 가족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정말 북한이 핵무기로 전쟁을 벌이거나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까요? 미국 정부는 북한 핵무기가 60개라고 추정하며 1년에 최소한 6개의 폭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서운 일입니다. 하지만 알자지라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싣기 위해서는 경량화돼야 하지만 아직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확실히 하기 위해,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전에 우리는 우리 몸을 숨길 안전한 대피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샤즈와니 램드잔(Nurul Shyazwani Binti Ramdzan, 말레이시아)

북핵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나요?
저는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한 뚱뚱하고 젊은 남자가
미사일 발사 장면을 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봤습니다.


김정은은 한국 거주 수십만 중국인 헤아려야

북한의 빈번한 핵실험으로 인해 동북아시아에선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적인 경고와 제재, 군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 이후 공포는 정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로켓 맨’과 ‘미국 늙은이’ 사이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말싸움의 수위와 달리 높지 않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철사도 부러뜨릴 수 있는 연꽃 뿌리처럼 단단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미사일의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미사일의 목표 지점만 파괴되지 않습니다. 만약 북한이 서울을 향해 미사일을 쏜다면 세계대전이 벌어질 것입니다. 

한국과 미군이 함께 북한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다면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이 참전하는 것은 뻔한 시나리오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 19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이 중국인이라고 합니다. 김정은이 이런 정황을 헤아린다면 그가 핵미사일 버튼을 함부로 누르지 못할 것입니다. 류 핑핑(Liu Pingping, 중국)

‘리틀 로켓 맨’과 ‘노망난 미국 늙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말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9월 15일 ‘화성-12형’ 발사를 지켜보면서 웃고 있다.[동아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말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9월 15일 ‘화성-12형’ 발사를 지켜보면서 웃고 있다.[동아DB]

북핵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나요? 저는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한 뚱뚱하고 젊은 남자가 미사일 발사 장면을 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봤습니다. 

기사와 짤방(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에서 저는 이 이미지를 봤습니다. 물론 이 영상은 북한 공영매체가 보도한 것입니다. 그 보도의 의도는 북한의 핵무기와 군대의 위대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함일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편에 있는 다른 나라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가지 행동을 했습니다. 북한과 김정은에 관한 우스운 동영상과 사진, 이야기를 만들어 인터넷에 퍼뜨린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희화화된 이미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북핵을 말할 때, 그들은 북한 내부에 있는 핵무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핵무기를 가진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습니다. 미국 역시 핵무기를 가졌는데 말입니다. 한편에 ‘리틀 로켓 맨’이 있다면 다른 편에는 ‘노망난 미국 늙은이’가 있습니다.

핵무기 문제는 전쟁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힘의 균형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핵무기가 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면 우리는 한쪽만 너무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자얀(Sijia Yan, 중국)

황색 저널리즘이 북핵 공포 증폭시켜

2009년 인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골칫거리였습니다. 현재는 북한이 IAEA 전체 193개 회원국 중 유일한 골칫거리처럼 보입니다. 

이영호 북한 외교상이 “태평양상에서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 실험”을 언급한 후 문제는 더 악화돼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가 과도하게 보도하지 않았다면 북핵 문제는 덜 심각한 일이 됐을지 모릅니다.
가짜 저널리즘(pseudo-journalism)은 일부 사람들에게 공포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핵폭탄이 떨어지기도 전에 미디어가 증폭시킨 공포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황색 저널리즘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진부하게 느끼게 합니다. 미디어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북한과 관련된 모든 것을 과장 보도하는 행태는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언론사의 명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언론사를 영웅이 아닌 마약 판매상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북핵과 관련된 이슈에선, 깊이 분석된, 악의적이지 않은, 진실된 보도가 중요합니다. 로라 엘리자베스(Chinde Ponce Laura Elizabeth·에콰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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