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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만발!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

“공개검증 결과 거짓 드러나면 내 치료법에 침을 뱉어라!”

화제 만발!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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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광혜원의 말기암 치료 결과는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광혜원의 암 진단법은 다소 생소하다. 통상 양방에선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나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를 통해 직경 1cm 가량의 암까지 찾아낸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암세포 수가 10억개를 넘어 암이 인체의 다른 기관으로 활발히 전이되는 단계다. 일단 암세포의 전이가 시작되면 최초의 암세포를 없애도 암 재발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수술로 암을 제거한 뒤에도 부작용을 감수하며 항암제 및 방사선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그런데 최원장은 환자의 소변으로 1mm 가량의 미세한 암까지 진단해낸다고 한다. 진단의 정확도는 80% 이상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광혜원 암치료의 효율성이 유난히 높은 것도 암세포의 분열·증식·전이가 있기 전에 작은 크기의 암까지 찾아내는 이런 조기 진단법 덕분이라는 것이다.

최원장은 그 원리를 파동의학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몸과 각 장기들이 각기 고유한 파동을 지니고 있다는 게 파동의학의 이론적 기초다. 그런데 암은 여러 원인에 의해 이 파동이 교란될 때 발생하고, 암이 발생하면 암세포에 고유한 파동을 인체에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변에는 인체 내 장기들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대한 파동정보가 간직돼 있어 그 파동을 자기공명분석기(MRA)로 정밀분석한 뒤 그것을 미리 분류해 놓은 암세포의 파동 패턴과 비교분석함으로써 작은 크기의 암이라도 얼마든지 판별해낼 수 있다는 것. 최원장은 이 방법을 통해 자신이 치료한 환자들에게서 예외없이 암 징후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사실 한방에선 뾰족한 암 진단법을 찾기 힘들다. 따라서 양방의 진단법에 의존하는 ‘양진한치(洋診韓治: 진단은 서양의학, 치료는 한의학)’ 방식으로 암을 연구해왔다. 검증만 제대로 거친다면, 파동 원리를 활용한 최원장의 암 진단법은 이런 한방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최원장은 진단을 통해 암환자를 가려낸 뒤 한방과 면역요법을 결합해 천연약재로 만든 항암 치료제와 침구치료로 환자를 진료한다. 그가 사용하는 항암제의 주치료 약물은 RV(토종 참옻나무)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여기에 웅담·우황·사향·쑥 등 생약재를 가미한다. 또 극도로 정제된 소금, 양수와 유사한 화학적 구조를 갖도록 특수처리한 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항암제로 알려진 식물들의 추출물 등을 복합처방한다.

최원장은 자신에게 치료받은 말기암 환자 대부분에서 극심한 통증이 사라졌고, 그들의 생존기간도 양방병원에서 선고받은 시한보다 보통 2∼3배 연장시킬 수 있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런 그의 암 진단법과 치료법을 둘러싼 논란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순탄치 않은 과거 역정

최원장의 암 진단법은 1999년 한바탕 파문을 낳았다. 그해 1월 KBS가 1년여에 걸친 취재를 토대로 제작한 의학다큐멘터리 ‘암은 정복될 것인가’(1부)가 TV에 방영되면서 의료계에 일대 논쟁을 불러온 것이다. 이 다큐의 내용엔 파동 원리를 이용해 환자의 소변으로 암 발병 유무를 확인하는 광혜원의 조기 암 진단법이 포함돼 있었다.

이 다큐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비과학적’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프로그램 방영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광혜원의 암 진단법과 치료법이 암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데도 방송사가 특정집단의 부적절한 요구를 수용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며 방영중단에 항의했다. 방송국에 국내외 암환자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할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다큐(3부작)의 2, 3부는 결국 방영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달 뒤 SBS가 자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광혜원의 암 진단법을 또 한번 소개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런 양·한방간 갈등의 와중에서 최원장은 ‘명의(名醫)’와 ‘사기꾼’의 양극단을 오가는 세간의 평가를 경험해야 했다. 여진은 아직도 남아 있다. 최원장은 현재 국내에선 내원 암환자를 진료하지 않는다. 최원장의 치료에 불만을 품은 일부 암환자 가족이 ‘암환자들에게 똑같은 약을 처방한다’며 그를 관련기관에 고발해 한참 시달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1999년 6월 병원장직을 휴직하고 이후 4년간 국내외를 드나들며 암치료 연구에만 몰두해왔다.

“내가 암환자들에게 동일한 항암제를 쓴 건 치료법의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학구적 욕심에서였다. 그런데 일부 환자 가족은 그 점을 트집잡기도 했다. 내가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명예다. 나는 암치료에 뛰어들기 전 이미 중풍·당뇨환자 치료로 적잖은 수입을 올렸다. 그 돈으로 그동안 말기암 환자들에 대해 무료진료를 해온 것이다.”

최원장의 말이다. 그가 휴직한 뒤에도 광혜원은 암환자들을 조금씩 진료해왔다. 최원장 역시 5월말이나 6월초쯤 병원장으로 복귀해 암환자들을 진료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대한한의학회 한방종양학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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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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