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하듯 MBC는 올해 들어 ‘구찌 핸드백 파문’과 ‘브로커 홍씨 사건’이라는 ‘치명적’인 비리사건과 맞닥뜨리면서 대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이상호 기자의 폭로에서 비롯된 ‘구찌 핸드백 파문’은 그 여파로 이 기자 본인은 물론 강모 당시 보도국장, 신모 차장 등 3명이 징계를 받는 한편 시사 프로그램 ‘뉴스 서비스 사실은…’의 방영이 아예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네팔 인력송출업체 관련 비리의 주역인 브로커 홍모(64)씨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강모 전 보도국장 등 3명이 해고되는 등 5명의 직원이 9월1일 중징계를 받음으로써 공영방송 MBC의 신뢰도는 또다시 땅에 떨어졌다. MBC는 특히 ‘브로커 홍씨 사건’에 자사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사건 초기의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강변하다 결국 망신살이 뻗쳤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사고가 발생할 소지는 조직 기강이 느슨해진 MBC 여기저기에 이미 배태(胚胎)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동아’가 입수한 MBC의 ‘2003∼2005년 직원 징계 현황’(표 참조)이 이를 뒷받침한다.
징계 현황을 보면, 2005년 징계 건수는 17건. 2004년은 15건, 2003년은 17건에 이른다. 언뜻 보면 연도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2005년 통계는 지난 6월27일까지의 집계일 뿐이다. 이중 지난 2월25일 최문순 사장이 취임한 이후의 징계 건수는 9건이다.
그러나 올해 7∼8월 집중적으로 터져 나온 ‘음악캠프 성기노출 방송사고’(4명 징계) ‘브로커 홍씨 사건’(5명 징계) 등으로 인해 이미 징계를 받았거나, ‘731부대 오보’로 9월13일 열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실시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징계 건수는 최 사장 취임 이후 6개월여 만에 2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징계 규모는 최근 3년 동안 최대치다.
3년간 이뤄진 징계의 사유들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비리사건이나 방송사고 이외에도 ▲숙직근무 중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지 못함(아나운서국 아나운서 1부, 근신 15일) ▲부적절한 사생활로 추정되는 행동과 그에 연루된 사안 등으로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크게 훼손(제작기술국 TV중계부, 정직 6개월) ▲홍콩으로부터 가짜 유명 외국상표 의류 등을 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돼 상표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아나운서국 아나운서 1부, 감봉 2개월) ▲협찬사에 간접광고 효과를 줬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로부터 ‘해당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징계’ 명령을 받았으나, 해당 프로그램이 외주제작물이어서 해당 연출자를 징계할 수 없어 제작책임자인 드라마국장을 징계함(드라마국장, 주의각서) 등 MBC 내 각 국(局)과 부서를 망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