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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사람경영으로 돌아가라! 제너럴리스트를 응원하라!”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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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능력으로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사람 중심의 경영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새로운 기법과 전략, 그리고 구조조정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해 미국에서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짐 콜린스가 저서 ‘Good to Great’에서 검증한 것처럼 단기 업적 중심의 처방은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에 독(毒)이 될 수밖에 없다. 유행만 좇으면서 근본 목표에 중점을 두지 않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이다.

기법과 전략도 구성원이 공감하는 바탕 위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구성원의 꿈과 목표를 무시한 채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미명 아래 전문화만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마디로 경영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이들의 능력, 나아가 잠재능력까지 기업에 투입하는 ‘사람 중심의 경영’이 해답이다. 미국식 기법과 전략 그 자체가 해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바로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한국 기업의 ‘부장(GM)’이며, 이것이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경영을 무기로 삼는 부장(GM)이 다시 살아나야 하는 이유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GM의 역할을 BM의 역할 정도로 축소하는 것은 100%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20%만 쓰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장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지난 반세기 경제 성장을 주도한 한국 기업 조직에서 제대로 기능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조직 문화와 조직 운영 방식의 기둥이요 중심이었다. 그래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직책이었고, 누구나 부장(GM) 하면 그 기능과 역할을 인정하는 위상을 획득한 것이다.

미국식 개인주의를 바탕에 둔 전문가 시스템으로 가는 최근의 흐름을 무조건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조직 운영에는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하지만, 과거 우리가 이룩한 조직 문화와 운영 방식에서 장점을 취하고 그 중심이던 제너럴리스트를 그냥 버리지 말고 살려 쓰자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열정을 기업에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기회를 주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한국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주장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CEO나 기업의 지배권을 가진 주주의 결심이 필요하다. 그들은 먼저 한국 직장인의 진짜 능력을 보아야 한다. 한국의 직장인은 정말 놀라울 만큼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 잠재능력 또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국 조직의 구성원을 바로 평가해야 한다. 지금 ‘한국을 버리라’느니 ‘맞아 죽을 각오로 충고한다’느니 하면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주류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한국인이 이룩한 업적은 이미 전세계에서 입증되고 있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기필코 성공을 일구어내는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을 보면 우리 한국인이 갖고 있는 힘과 능력을 알 수 있다.

하물며 조직의 구성원들에 있어서랴. 그들은 치열한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은 실력자들이다. 그들의 힘과 능력을 인정하고 믿는다면 다음 사항을 실천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서까래? 대들보!

첫째, CEO는 부장을 단위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 또는 소사장으로 예우하고 역할을 맡겨 마음껏 일하게 해야 한다. 단순한 단위 조직의 관리자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능력 100%를 활용해야지, 단순 관리자로 만들어 가진 능력의 20%만 쓰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대들보이지 서까래가 아니다.

둘째, CEO는 부장이라는 자리가 직장생활의 꽃이며 인생의 승부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음껏 일하려는 그들의 가슴과 열정에 기름을 붓고 날개를 달아주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셋째, 그 결과로 성취한 업적에 대해서는 올바른 평가를 실시해 인사에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실한 게임의 룰이 작동하게 해야 한다.

넷째, 과거 한국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투명하게 반영해야 한다. 특히 조직 문화의 구조적 환경과 관례의 틀에서 사내 정치(줄서기), 사외 정치(인사 개입)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CEO는 구성원들이 자기 앞에서 하는 말이 다 본심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구성원은 자리와 권위 앞에선 본심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CEO의 눈치를 살피고 의중을 헤아리며 행여나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 본심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 자리에 앉으면 허상과 교만에 빠지기 쉽다.

“우린 다 알아요”

그러나 한국의 부장은 CEO에게 본심을 말하지는 않아도 다 계산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들은 CEO가 장기 비전과 조직의 장래,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고 경영하는지, 아니면 자기 실속만 챙기며 단기 업적주의에 빠져 있는지 다 알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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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암 한국응원경영연구소장 macho61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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